시시하게 여기지 말라.jpg 오늘은 일본의 '안도 다다오(Ando Tadao, 1941)'라는 분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이 분은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권투에 재능이 있는 거 같아서 권투선수로도 좀 활동 했었고, 생계를 위해서는 트럭운전수를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헌책방에 가서 '르 코르뷔지에'라는 이름이 적힌 두꺼운 책을 하나 꺼내 들고, 그 책 속에 있는 그림과 화보와 도면 같은 것들을 특별한 생각 없이 한장 한 장 넘기며 봤습니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라는 사람은 프랑스 사람으로서, 현대 건축에 큰 공헌을 한 '현대 건축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불리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안도 다다오는 그 책을 통해 건축에 매료되어 건축에 관계된 책은 무작정 사다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건축과 설계를 배워본 적도 없지만, 책들을 통해 알게 된 유명한 건축가들의 도면을 수없이 베끼고 또 베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모아 그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들을 보기 위해 세계를 다니며 독학으로 건축을 익히게 됩니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그는 꿈에 그리던 작은 건축 사무실을 냅니다. 하지만 건축도 전공하지 않은 고졸 출신 풋내기에게 그 어느 누구도 일을 맡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그에게 건축을 의뢰히자 않았지만, 그는 빈 땅만 보면 그 위에 자신만의 상상의 건물을 설계했고, 그 땅 주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이 땅에 이런 건물을 한 번 지어보라'고, 그 땅 주인들 손에 억지로 그 도면을 쥐어줬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어렵게 따낸 첫 의뢰는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작은 집을 짓는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무식한 건물을 봤나, 기본조차 안 된 놈이 무슨 건축을 한다고..."라고 하며 그를 조롱했습니다. 하지만 안도 다다오는 거기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건축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 지은 그 무식한 집으로 건축의 고정관렴을 깨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당시 나무로 짓는 기본공법을 무시한 채, 노출 콘크리트로만 건물을 짓는 현대건축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은 겁니다. 지금은 어딜 가나 이런 노출공법을 봅니다. 모두 그의 영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뒤로 안도 다다오는 남들이 피하는 일일수록 더 덤벼들게 되는데, 가장 올드한 건축으로 여겨지는 동네 교회 설계는 그의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뜨릴 수 있는 무대였다고 합니다. 오사카의 한 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의 성도들이 헌금해서 건축을 의뢰했고, 그는 최소의 비용으로 기부한다는 마음으로 교회를 건축했습니다. 그 교회가 바로 안도 다다오의 유명한 건축물로 여겨지는 '빛의 교회'라고 합니다. 역시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 있습니다. 비좁은 마을에 있는 이 빛의 교회가 지금은 유명해져서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그 교회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오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지만 그 교회 내부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빛의 교회 이후에 안도 다다오는 교회 시리즈물을 계속 건축하게 되는데, '물의 교회'라는 것을 건축했고 이 교회에서는 한 해 동안 수많은 일본의 커플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유명한 장소가 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바람의 교회', '바다의 교회'라는 교회들도 건축했습니다.

한국에서 건축을 배우는 사람 중에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건축학도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견학하고 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종로구 혜화동 로타리에 가보면 재능교육 사옥 바로 앞에 재능문화센터(JCC)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있는데, 이것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예술 작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 멀리 제주도의 섭지코지에 위치한 '지니어스 로사이(Ginius Lici)' 그리고 지포뮤지엄으로 알려진 '글라스 하우스(Glass House)',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본테 박물관(Bonte Museum)'등도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멋진 작품들입니다.

그의 건축은 하나의 작품과 같습니다. 그렇게 그는 작은 건물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건축했습니다. 그는 '어쩌면 나의 고객들은 평생에 단 한 번 뿐일 수 있는 건축이기에,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매 순간에 임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 그는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하게 되고, 건축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일이 전혀 없는 그의 이름 앞에는 '현대 건축의 거장'이란 타이틀이 따라 붙고 있는 겁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만약 남들처럼 시시한 일로 여겼다면 어떤 일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회는 늘 단 한 번뿐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난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그 어떤 작은 일이라도 시시하게 보지 마라. 그걸 기가 막히게 해내버렸을 때 당신은 가장 우뚝 솟을 수 있을 테니깐."

성경에 '달란트(Talent) 비유'라는 것이 나옵니다. 그 비유 끝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제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 할지어다(마태복음25:21)"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들... 그것을 시시하게 여기지 않고, 그것부터 제대로 해내는 사람들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있는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게 맡겨진 그 작은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사람이 큰일도 잘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코 시시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이야기 '샘'은 세부교민들께 깊은 숲 맑은 옹달샘의 시원하고 청량한 샘물 한모금 같은 글을 전해드리고픈 바람을 담은 김제환(광명교회 담임목사)님이 집필해 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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