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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어디서 살까? 최고는 "필리핀"

이 칼럼은 지난 6월 초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은퇴 후 최고의 거주지로 단연 필리핀을 꼽은 것과 우리의 생활권인 세부, 막탄에 거주한다는 동질감에 필자 찰스 프로스트(Charles Frost)가 써내려간 '필리핀 예찬'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물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것과 젊은 필리핀 아내를 맞이한 그의 20여년 필리핀 삶이, 영어를 제2 외국어로 사용하고, 문화적 기반이 전혀 다른 우리 한국인의 삶과 많은 부분 싱크로율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여러 국가, 유럽, 멕시코와 미국의 삶을 접해본 그가 쓴 '만족스러운 필리핀의 삶'을 읽어 가며, '아! 맞다. 내가 생각치 못했구나' 싶은 이곳의 장점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삶터가 갖고 있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장점을 가끔 인식하고 돌아보는 것은, 삶의 향기를 북돋는 향긋한 차 한 잔처럼 인생을 풍요롭게 하리라... 믿으며. <편집자 주>

외국에서 은퇴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필리핀보다 나은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선입견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나는 24년 전 내가 52세일 때 이 섬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필리핀은 약 7,000개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당시 나는 연구 중인 대학 교수였다. 친구들은 이후 나의 아내가 될 사랑스러운 젊은 여성을 소개시켜줬다. 현재 76세이고 은퇴한 상태인 나는 아내와 여생의 대부분을 필리핀에서 보낼 계획이다.
필리핀의 장점은 수없이 많다. 연중 기후가 따뜻하고(평균 최저 기온이 20도대다.) 해변과 수상스포츠가 무수히 많고 아시아 전역을 쉽게 방문할 수 있고 의료 시설도 훌륭하고 생활비도 비교적 낮고 불우한 사람들을 도울 기회도 많다.
물론 필리핀이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다. 유럽처럼 풍요로운 문화생활과 훌륭한 기반시설을 갖추진 못했다. 빈곤도 널리 퍼져 있다. 정전은 골칫거리인데다 미국을 오가는 비용도 비싸다. 다르게 말하면 손님이 잘 안 온다.

누구나 환영받는 곳

나는 아시아, 유럽, 멕시코를 폭넓게 여행했고 미국 전역에서 살아봤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필리핀만큼 사람을 환영하는 장소는 별로 없었다. 아내와 나는 필리핀 여러 지역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민도로섬 산호세 외곽에 있는 마을 '부독'에서 해변가 땅을 사 집을 지었다. 그후에는 수도 마닐라에서 콘도를 구입했다.
지금은 막탄섬에 있는 라푸라푸에 살고 있다. 300만여 명이 살고 있어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세부 도시권의 일부다. 우리집은 막탄-세부 국제공항에서 20분 걸린다. 이 공항에서는 방콕, 홍콩, 싱가로프 등의 도시로 떠날 수 있다.
이 섬에 잇는 대부분의 거리는 보행자, 염소, 자전거, 오토바이, 택시, 자가용, 트럭, 미니버스로 붐빈다. 우리에겐 차가 있지만 다른 교통수단아 잘 마련돼 있고 저렴하다.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1달러 미만으로 오토바이 택시를 탈 수 있다.
침실 4개가 있는 우리집은 해변 리조트에 위치하고 있다. (주의: 외국인이 집을 사려면 필리핀인과 결혼해야 한다. 그 외 경우에는 콘도를 사거나 임대하거나 임대 기반으로 집을 산다.)
이 지역을 선택할 때는 날씨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 이 섬은 다른 큰 섬들로 둘러싸여 있어 주기적으로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할 때 타격을 덜 받는다.

해산물 배달

일상생활은 대체로 느긋하다.
나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인터넷, 케이블 서비스가 훌륭하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오전과 오후에 수영을 한다. 아내와 나는 외식을 즐기지만 먹거리 쇼핑도 쉽다. 근처 시장에는 현지에서 재배하거나 잡은 식재료들을 다양하게 팔고 있다. (신선한 해산물을 집으로 배달받기도 한다.) 뉴질랜드 우유와 버터, 호ㅗ주 사과주스, 전 세계 와인을 살 수 있는 마트도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을 만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현지 로터리클럽에 가입하는 것이다. 라푸라푸에 있는 로터리클럽 회원들은 현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관리자, 변호사, 정치인, 의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른 국외거주자들을 만나고 지역공동체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영어가 널리 쓰이고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된다.)
위에서 빈곤을 언급한 바 있다. 외부인들은 이 때문에 필리핀에 정착하기를 꺼릴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기회와 작은 자선 행위가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삶을 매우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한 명당 월 100달러 가량을 지원함으로써 이곳 학생 몇 명을 대학까지 보냈다.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생활비의 경우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미국에 비해 저렴하다. 배관공이 필요한가? 대부분의 수리 서비스가 400페소(10달러 미만) 정도다. 2명이 근사한 저녁식사를 한다면? 1,000페소, 즉 25달러도 안 된다. 이곳과 비슷한 미국 리조트에 있는 우리집의 가격은 50만 달러가 훌쩍 넘을 것이다. 이 집은 가격은 그 절반이다. (재산세는 월 30달러 정도다.)

저렴한 의료비

특히 의료비가 매우 저렴하다. 매우 능력있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비용이 300페소(약 7달러)다. 나는 최근 X레이 촬영을 했다. 촬영을 하고 판독하는 비용이 800페소(20달러 미만)였다.
나는 이미 장기 의료비를 생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의료비로 재산을 소진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집에 머물면서 개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리핀이나 미국 외 다른 곳으로 이사갈 생각이라면 다시 돌아올 때를 대비해 출구 전략을 마련하거나 미국에 집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내와 나는 친구들과 친척들이 있는 네바다에 집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필리핀에서 보낼듯하다.
다시 말하면 필리핀은 천국이 아니다. (우기는 6월에 시작해 약 6개월간 이어진다.) 하지만 나는 천국은 주로 마음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적응력이 있고 변화와 도전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갖고 있다면 외국에서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미국식으로 되지 않는 것에 짜증이 나는 사람이라면 굳이 짐을 쌀 필요는 없다.
내게 필리핀은 놀라운 자연과 활기 넘치는 문화, 노년을 즐길 수 잇는 기회가 풍부한 땅이다. 지난 24년은 일말의 과장없이 매우 즐거웠고 앞으로의 24년도 기대하고 있다. 100세라는 나이는 참 듣기 좋은 말이다.


By Charles Frost / 출처: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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