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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정치의 부활'이란 비판 속에도 강력한 범죄척결 의지 표명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공식 취임했다. 기성 정치권과는 거리를 둔 아웃사이더 출신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겠다고 공약해 서민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식도 전례를 깨고 검소하게 치렀다. 하지만 소속 정당이 다른 레니 로브레도(52) 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불허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신임 각료, 입법・사법・행정부 주요 인사, 외교사절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기 6년의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역대 대통령 위침식이 마닐라 리살공원의 기리노 그랜드스탠드 광장에서 대규모 인원이 동원돼 성대하게 치러진 것과 달리 이날 취임식은 대통령궁 내부에서 비교적 소박하게 진행됐다.

크리스토퍼 고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교통 통제 등에 따른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궁을 취임식 장소로 택했다"며 "검소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화려한 연회도 없었다. 취임식에 참석한 귀빈들에게는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필리핀 가정식이 제공됐다. 축제에 으레 등장하는 샴페인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귀빈들은 과일 주스로 축배를 들었다.

자정 이후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강력한 치안 정책 굥약을 상징하는 조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식에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정장 대신 파인애플 섬유로 만든 값싼 셔츠와 검은색 순면 바지를 입었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의상은 대통령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취임식 후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편한 옷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며 살인, 마약, 강간 등 강력 범죄에 대한 사형제 부활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료 사회의 고질병인 부패 척결도 공언했다.

두테르테 정부는 밤 10시 이후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통행금지, 공공장소 흡연 금지, 새벽 1시 이후 주류 판매 금지 등의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치안대책은 인권단체로부터 사법체계를 흔들고 인권을 침해하는 '독재정치', '공포정치'의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만연한 범죄와 부패에 염증을 느긴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그는 6년 대통령 단임제 폐지와 의원내각제 전환, 연방제 도입을 추진한다. 또 공산 반군세력인 민족민주전선(NDFP)의 반정부 무장투쟁을 끝내기 위해 평화협상을 재개한다.

두테르테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40%로 제한된 외국인 투자 지분 규제 완화, 사회기반시설에 국내총생산(GDP)의 5% 투자, 세제 개혁 등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문・족벌정치가 판치는 필리핀에서 기성 정치와 거리가 먼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약하고 소수 재벌과 토착세력이 경제를 지배하고 있어 개혁 정책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불투명하다.

두테르테 대톨영은 '친미 반중'의 아키노 전 정부와 달리 남중국해 영유권 분재 상태와 관련해 중국과의 대화,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 실리 외교를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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