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링배너 피쉬에 빠지다.jpg 올해 세부와 막탄은 예년과 다르게 비가 잦아서 건기와 우기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다이버에게는 반갑지 않죠. 계절에 따라 강수량과 일종량의 차이가 있어야 수중 시야와 산호의 색감 그리고 해양생물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는데, 작년과 올해는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어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최근 필리핀이 보라카이를 한시적으로 폐쇄하면서 세부지역 역시 해양환경 보호 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된 듯하고, 그런 이유로 세부 막탄에서도 방카에 이동식 변기통 설치를 의무화 하는 등 해양보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이버들은 물론이고 여행객들도 음식물 찌꺼기, 아기 1회용 기저귀, 생수통 등의 바다투척을 금지시켜야 할 것입니다. 특히 아기 1회용 기저귀는 다이빙 중 수중에서 생각보다도 흔히 눈에 띕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류의 쓰레기는 쉽게 썩지도 않습니다. 절대 바다에 버리지 마세요.

항상 그렇듯 오늘도 장비와 먹을 간식 등을 준비해 울랑고로 출발했다. 상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껏 품고... 그렇지만 대부분 그렇듯이 드넓은 바다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만나고 발견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그녀석들도 이동해서 먹고 쉬고 잠자고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다이버를 쉽게 기다려 주지 않는다. 왜 난 머피의 법칙이 이리 잘 통하는 것일까. 얼마 전 다이빙 센터 앞에 출몰한 고래상어도 보지 못했다. 내가 그 시간 그곳에서 다이빙을 하며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이동 방향이 반대이거나 수심이 달라 덩치코고 잘생긴 녀석을들 보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오늘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센터에서 약 40분 가량 방카로 이동해 울랑고 북쪽 플로팅 레스토랑을 지나 딩고 사이트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최근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부이(배를 정박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부표)를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다. 배가 다이빙 혹은 물놀이를 위해 정박하려고 닻을 놓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바다 속 산호가 부서지고 그로인해 해양 생태계는 곧 파괴 되어 버린다.

대표적인 곳이 막탄 앞 바다 여러 곳이다. 지금은 닻을 함부로 던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설치해 놓은 부이에 방카의 고정 줄을 묶었다. 그리고 잔잔한 바다 속 세상 탐험을 위해 하강을 시작했다. 상어를 보기 위해...

하강을 하자 곧 우리 마스크 앞에 떡하니 나타난 건 상어가 아닌 버터플라이 피쉬류 중 가장 예쁜 스쿨링배너 피쉬였다. 막탄 앞 바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들 중 상당수는 버터플라이 피쉬류이다.

노란색, 흰색, 오렌지색 등이 어우러진 화사한 모습을 뽐낸다. 체형도 앏은 원판 모양이고 움직임도 사뿐 사뿐 날아다니며 이름과 같이 나비를 연상시킨다. 이 녀석들은 부끄러움이 많아서인지 가까운 거리에서 다이버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몸에는 가는 줄무늬나 넓은 밴드모양의 무늬, 또는 큼직한 반점 등을 갖고 있는데, 특히 대부분 눈을 지나는 짙은 색의 무늬를 갖고 있어 눈동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몸통 다른 곳에 검은색 반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스쿨링배너 피쉬(Schooling Banner Fish)는 롱핀배너피쉬(Long Fin Banner Fish)와 매우 흡사하다. 코가 조금 더 짧고 등지느러미는 약간 더 길고 각저 있다. 흰 몸통에 검정 줄무늬가 있고 꼬리엔 노란 지느러미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이 녀석의 특징은 주둥이와 긴 등지느러미다. 뾰족하고 작은 주둥이로 해조류를 뜯어먹으며, 가늘고 밈길이만큼이나 긴 등 지느러미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이버에게 거리를 유지하며 교태를 부린다. 프로페셔널급 밀당이다!

오늘 다이빙은 스쿨링 배너 피쉬의 '원초적 밀당'에 온통 시선과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글 : 김성국
본 칼럼은 건강하고 액티브한 당신의 Cebu Life를 응원하는 김성국(PADI DIVE CENTER #25984, Enjoycebudiving) PADI 트레이너가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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