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졸리비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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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서 오래 살고보니 필리핀의 상징중의 하나가 졸리비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난번 소개했던 SM과 더불어 필리핀의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24년 전에 선교 활동을 하며 전국 오지들을 많이 돌아다닐 때 마다 현지음식을 잘 못 먹는 게 큰 문제였는데 졸리비만 있으면 필리핀 방방곳곳 어느곳이라도 갈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제 아들이 초등학교 때 제일 좋아했던 음식이 졸리비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제 인생 24년 필리핀의 인생엔 늘 졸리비가 함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졸리비는 제가 과거에 알던 졸리비가 아닌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벌써 국내매장만 1천여 개가 되고 해외매장도 100여 개가 넘으며 일일 평균 150,000여개의 프라이드 치킨이 판매되고 있으며, 2012년 졸리비 그룹(JFC)의 매출액은 약 1.1조원을 기록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제 졸리비 그룹은 졸리비 브랜드와 그린위치피자(Greenwich Pizza), 델리프랑스 베이커리(Delifrance), 중국식 패스트푸드 챠우킹(Chowking), 제과제빵점 레드리본(Red Ribbon), 필리핀식 패스트푸드 망이나살(MAng Inasal) 그리고 버거킹(Burgerking) 등을 소유한 필리핀 최대의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입니다. 졸리비는 이제 $3.5 Billion의 가치 있는 필리핀 재벌 6위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항상 바쁘고 즐거운 회사

창업자 토니 탄(Tony Tan Caktiong)의 삶은 가난했던 한 어린 중국인을 가장 존경받는 재벌기업 총수로 바뀌게 되는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 자체입니다. 그는 부모님과 더불어 중국 남부 Fujian성에서 너무 가난해 먹고 살기위해 필리핀으로 이민 온 7남매 중 3째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중국인 사찰에서 주방장으로 취업을 했고 나중에는 다바오에 중국식당을 열었습니다. 이 식당은 가족들이 하나가 되어 열심히 일한 결과 성공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래서 토니가 마닐라에서 명문대학인 University of Santo Tomas(UST)에서 Chemical Engineering을 전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1975년 대학동창들과 퀘손시에 소재한 아이스크림 공장 Mangolia를 우연히 방문했다가 프렌차이즈를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가족들 돈 35만 페소를 투자해 2군데에 아이스크림 가맹점을 열었습니다. 쿠바오아이스크림과 뀌아포아이스크림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니 손님들이 우리가 늘 아이스크림만 먹을 수 없다는 불평 같은 조언을 해주어 그때서야 처음으로 튀김닭과 햄버거를 팔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스크림 손님보다 햄버거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며 오히려 햄버거집으로 이름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토니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맹점은 6개로 늘어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체도 주식회사로 전환을 해 법인 정식회사를 세워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회사 상징로고를 놓고 고심을 하던 중 토니 탄은 디지니랜드에서 큰 감명을 받았고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인 벌(Bee)을 회사의 상징으로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벌은 가장 바쁜 생명체이며 또한 제일 달콤한 하니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제일 좋은 상징이 되리란 확신 속에는 '자신의 외식업체를 찾는 고객들도 벌처럼 부지런하면서도 동시에 행복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포함되었습니다. 왜냐면 너무 바쁘기만 하다면 행복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즐거운 벌'을 의미하는 'Jolly Bee'란 단어에 'y'를 'i'로 바꾸어 오늘의 JOLLIBEE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 무렵 토니의 한 친구는 "곧 세계적인 기업 맥도날드가 필리핀에 상륙할테데 어떻게 대처를 할거냐"고 물어오며 오히려 "우리가 맥도날드의 프렌차이즈 사업권을 따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그때 토니 탄은 "만약 네가 맥도날드의 가맹점 사업을 하게 된다면 너는 전세계를 향해 뻗어 나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참 대단한 도전적인 말이었고 물론 그 말은 오늘날 현실이 되었습니다.

맥도날드는 필리핀에 1982년 상륙했지만 졸리비의 단단한 입지를 빼앗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졸리비는 누구보다 필리피노의 입맛을 잘 알고 이에 맞는 음식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는 비록 세계적인 기업이고 완벽한 회사지만 지역문화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졸리비는 필리핀 사람들의 입맛은 단맛에 있다는 비결을 알고 있기에 스파게티와 치킨에 승부를 걸었는데 결국 사람들은 맥도날드보다 졸리비의 스파게티와 치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필리피노들의 습성을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꼭 냄새로 확인해보는 특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Langhap-Sarap이라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햄버거를 광고했는데 100% 적중을 했고 졸리비 모든 상품들에게 영향을 미쳐 졸리비 광고를 통해 이제 전국민의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백화점에서 현지인들이 물건을 살 때 꼭 냄새를 맡아보고 사는 습성을 종종 보곤 합니다. 심지어 제가 선물을 준 물품도 일단 냄새로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것을 졸리비가 찾아낸 것입니다. 졸리비는 사업의 영억이 확장되어 피자, 중국식당, 프랑스빵집 또한 바비큐바 그리고 케익전문점까지 사업의 영역을 광범위하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린위치 피자는 1971년 마닐라 산 후안 그린힐스 쇼핑몰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해 영업점이 50개나 되는 피자전문점이지만 사업적인 면에서는 경험이 많지 못해 결국 1994년 졸리비가 인수를 하면서 전국적인 피자집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필리피노들은 중국음식을 좋아한다는 식습관에서 창안해 2000년에는 중국식 패스트푸드인 "Chowkng"을 오픈했는데 2014년 벌써 400개의 영업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프랑스 빵집 "Delifrance"까지 진출을 합니다. 그들은 필리핀 사람들 주식은 아직 빵이 아니고 밥이지만 그러나 미래를 바라보고 또한 2005년에는 케익전문점인 Red Ribbon도 인수합니다.

그러나 졸리비는 단지 필리핀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항상 중국시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도전의 일환으로 "Yonghe King"이 소유한 91개의 가맹점을 인수했습니다. 토니는 "1억 필리피노에게 1천개의 졸리비 매장이 있다면 현재 중국의 13억 인구에게는 도대체 몇 개의 졸리비가 필요하냐"고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계산해보고 있습니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KFC치킨 단 한 회사만도 벌써 2015년 5천개의 매장이 있고 한해에만 200개의 매장이 새로 오픈하고 있는 중국이기에 졸리비의 중국에 대한 도전은 더욱 적극적이며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졸리비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엄청난 인구와 시장이 되고 있다고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졸리비는 말을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좋은 지도자들이 있어서 잘 성장했습니다. 음식장사는 너무나 단순합니다. 맛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 또한 장소 마지막 태도입니다. 하지만 이 간단한 이론을 실행하기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게 아니라 이 단순함을 하루 하루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들의 졸리비

저는 졸리비 스토리를 살펴보면서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부지런함과 즐거움을 주는 회사 그리고 졸리비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지역을 위해서 꼭 나눕니다. 이런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상식을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절대로 쉽질 않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졸리비는 한인들에게도 큰 도전을 주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세부섬에서는 수많은 창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2의 졸리비 같은 기업들이 우리 한인들의 사업체에서 뿌리를 두고 태어나고, 또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필자는 23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