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섬에 오래 살고 보니 한 가지 깨닫게 되는 인생의 진리는 섬에서의 삶은 오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섬사람들은 이것을 오랜 세월 삶을 통해 깨달았기에 모든 것을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하루의 삶을 소중히 하며 밝게 살려고 하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이웃 섬 네그로스 바콜로드에는 '마스카라'라는 축제가 있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웃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춥니다. 이유는 1890년 그 지역 주 수입원인 사탕수수의 가격하락으로 경제위기가 왔고 또 MV 돈 후안배가 침몰되어 700여명이 바닷가에 수장되는 슬픔이 몰려오자 시민들은 그 어려움을 이기려고 사람들이 환히 웃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필리핀 사람들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 웃고 밝은 모습으로 어두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국민성이 있는 듯합니다.
삶이란 무엇인가?
지구의 역사를 보면 경건하며 또한 스스로 겸손해지기도 합니다. 왜냐면 오늘의 지구가 이루어지기까지는 45억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이 출현한 것은 약 30억 년 전이라고 합니다. 또 전체 우주의 나이는 138억년이라고 추정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 학파는 주기를 알 수는 없지만 일정한 시기마다 지구와 우주가 재창조된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성서학자들은 지구의 나이가 6,000년 미만일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이는 천지 창조 6,000년 후에 최후의 심판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11세기 전후 아랍의 학자 이븐 알하이삼은 지층에 있는 물고기 화석을 근거로 지구가 매우 오랜 시간동안 존재해왔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유럽의 종교 개혁 당시 마르틴 루터는 지구의 나이는 기원전 3961년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1687년 아이작 튜턴은 그의 저서인 프린키피아를 통해서 지구와 같은 크기의 속이 차있는 불덩어리 쇠공이 당시의 평균기온까지 냉각되는데 5만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계산하였습니다. 1748년 지질학자인 드마일렛은 익명으로 쓴 책에서 근데 책의 제목인 테리아메드(Telliamed)는 자기이름을 거꾸로 쓴 거라합니다. 초기 지구는 완전히 물로 덮여 있었다는 가정을 세워, 그 물이 점점 줄어들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20억 년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필리핀은 인류학자들의 의견에 의하면 6만 7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카가얀 주 페냐블라카의 칼라오 동굴에서 67,000년 전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사피엔스인 칼라오 원인의 인골이 출토되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이 이곳 필리핀에 무역을 시작한 시기는 16세기경이었고 당시 복건성에서 살던 사람들이 범선을 타고 비단과 은으로 무역을 시작을 했고 그 이후 중국인들은 정착을 하여 독립운동의 영웅 호세 리살이나 민주화의 상징인 코라손 아퀴노 대통령 같은 분들이 중국계 사람이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세부 섬에 도착했을 때 만난 집주인이 중국인이었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자신의 아버지는 복건성에서 너무 가난해서 이곳 세부섬으로 이주했는데 처음 온 중국계 1세대는 오로지 다음 세대를 위하여 일만하ㅇ며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가장 단순한 삶을 살면서 오로지 자식공부만을 위해서 살아왔기에 자신이 산칼로스 법대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렇게 사업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그렇지만 자신의 세대 역시 한번도 맘 편히 술, 담배를 한 적이 없고 골프를 친 적도 없이 운동으로 조깅만 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살아왔다고 합니다. 그분 하시는 말씀이 자신들의 사업은 계속해서 가족들이 유업으로 이어왔는데 세부에서 사업을 하다보니 세무소가 너무 뇌물을 요구하며 괴롭혀서 자신의 다음 세대 자녀들에게는 벅학보다는 세무와 관련된 회계학을 공부하도록 권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세대가 바로 제 나이 또래입니다. 그런데 그 3세대 중국인 '케빈'도 역시 오로지 일에만 집중을 합니다. 물론 이 3대도 결혼하여 4대의 가문의 유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이 중국계 집안의 세부에서의 정착사를 보게 되면서 오늘날 이 세부섬의 중국인들 비즈니스 역사가 결코 하루아침에 어루어지질 않았으며 세부에서 사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기까지 얼마나 오랜 여정을 거쳐왔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K-POP 아이돌 중 하나인 빅뱅의 리드보컬 태양(30, 동영배)은 연습생으로 6년, 2190일, 52560시간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자기 자신과 싸웠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고칠 시간도 보족했을 초등학교 6학년 때 스스로 선택한 가수의 길이었기에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었다고 합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정직하게 훈련의 기간 6년을 꼭 채웠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생은 그의 진심과 노력에 대해 배신을 하지 않고 노력의 결실로 2006년 빅뱅의 멤버로 데뷔했고, 지금의 태양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밝게 떠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은 6년여 연습 기간을 거치는 동안 수없는 부모의 반대에도 싸우기보다 자발적으로 집안일도 돕고 공부를 하며 조화롭게 설득했다고 합니다. 태양은 "열정과 집념만 가진다면, 못해낼 게 없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태양은 연습생을 시작하며 '좌절하기 없기', '포기하기 없기', '삐딱하게 생각하지 않기'라고 스스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될 수 있는 한 가장 크고 높은 꿈을 가지자. 꿈이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기회니까. 사람은 정확히 자기가 선택한 만큼만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합니다.
이집트에 가보니 국토의 면적이 한국보다 10배나 크지만 토지의 98%가 사람이 살수가 없는 사막입니다. 그런데 그 사막에서도 살아가고 있는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그 나무를 학명으론 '아카시아'라고 하고 히브리말로는 싯딤 또 성경에서는 조각목이라고 하는데 그 생명이 척박한 사막에서 생존하는 원리가 바로 뿌리를 길게는 100미터까지 내리는게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싯딤나무는 너무나 초라합니다. 꾸불꾸불하고 가시가 있는 나무이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 나무로 미이라의 관을 만들었고 바벨론에서는 이슈탈의 신목으로서 이 나무를 생명력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성경에서는 이 나무로 성막을 지었습니다. 왜냐하면 신성한 나무이고 생명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세부 섬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어도 빅뱅의 태양처럼 6년간의 고된 연단의 시간과 싯딤나무처럼 100미터 이상의 깊은 뿌리가 현지의 세계에서 내려져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부세어스이 축복은 바로 이 인내와 연단의 의미를 깨닫고 필리핀 사람들처럼 여유있게 기다리며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생이란 인내의 과정이라 생각됩니다. 교민 여러분 끝까지 참고 인내하면 세부의 축복을 누리시게 될 것입니다.
'천재는 영원한 인내다'... 미켈란젤로
필자는 23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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