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오래 살고보니 필리피노의 세계를 배워 나가게 됩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도 있지만 살다보면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부분에서 보면 현지인들과 우리는 다른면이 하나도 없다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이라 할 때 다른 종자와 교배가 안되는 종으로서 구석기 시대의 인간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 하빌리스(손쓴 사람) - 호모 에렉투스(곧게 선 사람: 대표적으로 베이징 원인이 있음) - 호모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중에서 호모 사피엔스만 오늘날 살아남은 종이라고 합니다. 필리피노와 한국인들은 같은 호모 사피엔스 곧 생각하는 종자들은 비슷한데 그러나 생각해 나아가는 방식은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큰 틀에서 한인들은 성공이라는 영역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 반해 현지인들은 행복이라는 개념에서만 삶을 바라보고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는 부분들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호모 사피엔스들의 특징인 듯합니다.
어떻게 살아갈까? 내일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살아가려는 종이 인간이며 곧 인생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 똑같이 이 세부 섬에서 여러 민족들이 살아가고 그들의 가치관 곧 추구하는 것은 서로 다를 수는 있지만 늘 생각하며 고민해 가는 부분은 우리가 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입니다. 최근 전세계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을 통해 사피엔스의 역사와 미래 그리고 한계를 생각해보면 세부 섬의 미래와 우리들의 내일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전공은 중세 역하와 전쟁 역사로,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역사에 정의는 존재하는지,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해졌는지 등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류학, 사회학, 생물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오랜 연구의 결과물인 <사피엔스>는 처음 이스라엘에서 출간되어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국 30개 언어로 출간되어 전 세계적인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시피엔스 저자 하하리는 인간의 특징 중의 하나를 교육이라고 보았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가장 연약한 종이 인류를 지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물론 한국인과 필리핀 사람의 차이가 있다면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됩니다. 필리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보고 저 역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니 한국교육과 필리핀교육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역시 필리핀 교육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두발로 걷게 되면서 똑바로 더 정확하게 사냥감과 적을 보게 되었고 또 팔을 쓰는데 정교하게 되면서 문제는 커다란 두개골을 지탱하는 문제로 인간은 허리가 아프고 목이 뻣뻣해지는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또 하나 인류에게 과제는 아이출산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여성들이 똑바로 서서 걸으려면 산도가 좁아지게 되어 엄마에게나 아이에게 위험이 따르게 되어 이른 출산이 나오게 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동물과 비교해 볼 때 생명유지에 필요한 많은 시스템이 덜 발달된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미숙한 아이를 위해 여러해 동안 돌보아야 하고 오른들이 부양하며 지키고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사회적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이것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 특유의 사회적 문제가 되는 유아양육의 과제입니다. 혼자 사는 엄마는 줄줄이 딸린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가족의 다른 구성원 및 이웃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인간을 키우려면 부족공동체가 필요하고 또한 강한 사회적인 결속력입니다. 왜냐면 인간은 미숙한 상태로 태어났기 때문에 교육을 받고 사회화 할 수 있는 기간이 다른 어떤 동물보다 길기 때문입니다. 사실 갓 태어난 망아지는 곧 걸을 줄 알고, 고양이는 생후 몇 주만 지나면 어미 품을 떠나 혼자 힘으로 사냥에 나설 수가 있지만 인간은 그렇게 해내지를 못합니다.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자궁에서 나올 때 벌써 어느 정도 다 완성되어서 나오기에 그 즉시 무리에 일원으로 구성될 수 있지만 인간은 아직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나기에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서 변화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존재가 됩니다.
그러하기에 한국인과 필리핀인은 얼굴의 차이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엄마와 사회의 교육에 따라서 사고의 형성이 달라집니다. 최근 세부에서는 한인과 현지인분들이 결혼을 하게 되는 예가 많아서 그 아이들을 지켜보면 엄마가 어느 피를 가졌는가에 따라 그 아이의 문화와 사고가 결정되고 있는 것을 많이 지켜봅니다. 결과적으로 시피엔스는 대체적으로 교육의 영향을 결정적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사피엔스>는 약 135억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나고 약 38억년 전 자연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나 생물학이 생기고, 약 7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자는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 거대한 수만년의 역사를 관통하여 인간의 진로를 형성한 것으로 세가지 대혁명을 제시합니다. 바로 약 7만년 전의 인지혁명,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 혁명입니다. 과학 혁명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농업혁명은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많은 부분 신비에 싸여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의 결정적인 일곱 가지 촉매제로 불, 언어, 농업, 신화, 돈, 모순, 과학을 지목합니다. 인지혁명의 시작으로 불을 지배함으로써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회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고, 수렵채집인에 머물던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합니다. 늘어난 인구를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는 종교, 계급, 권력 등의 신화들입니다. 농업의 발달은 부의 증가와 정착생활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돈을 맹신하게 되었으며, 돈의 맹신은 사회적 모순을 야기합니다. 500년 전 과학혁명은 우리에게 이전 시기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었습니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 40억 년간 자연선택의 지배를 받아온 인류가 이제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적설계로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피엔스>는 이런 중요한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떤 전망이 있는지, 지금이 전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또 10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 최소 여섯 종의 인간 종이 살던 평원이 이후 호모 사피엔스 종이 어떻게 유일한 승자로 지구상에 살아남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사피엔스는 최후에 살아남은 종자이지만 그러나 또한 가장 지혜로우면서도 위험한 종이라는 것이 미래의 큰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세부섬에서 우리 한인들은 어찌보면 사피엔스 중 매우 뛰어날 수도 있는 종이지만 또한 가장 위험한 민족일수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하기에 지혜롭게 이 섬에서 서로 존중하며 아름다운 한인문화를 이루어내는 삶을 살아간다면 진정 향기가 나는 멋진 한인의 세계를 이루어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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