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라이언 방

라이언 방.jpg 세부에 오래 살고 보니 필리핀 사회에서 가장 인가와 사랑을 받는 사람은 오랫동안 가수 2NE1의 '산다라 박'이었습니다. 혼자 생각에 앞으로 이 기록은 누구도 쉽게 깰 수 없을 거라고 보았는데 최근 혜성같이 등장한 '라이언 방'이라는 한국청년이 어느새 모든 필리핀 TV연예 프로그램에서 최고로 두각을 나타내더니 급기야 얼마 전에는 한국최고 연예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한도전'에 필리핀 국민영우이자 복싱 세계 참피언인 카퀴아오의 무한도전 출연에 통역으로 출현하게 되면서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더 선명하게 소개가 되었습니다. 현재 필리핀 방송가를 움직이고 있는 한국청년 라이언 방을 통해 이곳 세부 섬에서도 한국인 청년이 현지 주류사회에 당당히 진출하여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며 원주민들 세계에 한국인들이 눈에 띄게 기여하며 세부사회를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구상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 길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다고 봅니다. 제가 25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세부섬에 초보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현지 주류사회에 들어가기가 이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이 있지만 또한 요즘 젊은 세대들의 도전의식을 보면 이제 세부 섬도 한인들이 더 큰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 오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문제는 현지어

저는 오늘날 라이언 방의 힘과 인기의 원동력은 두말없이 첫 번째, 따갈로그의 힘입니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라이언 방은 현재 따갈로그를 거의 원주민 수준으로 합니다. 그의 직업이 연예인 이상 말하는 것이 본업이기에 언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없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산다라 박의 인기의 핵심도 노래보다도 따갈로그의 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방송과 언론에서도 라이언 방에 대해서 소개했지만 그가 죽을 힘을 다해 현지어를 익힌 것을 우리는 알 수가 있습니다.

일단 라이언 방을 잘 모르시는 사람들을 위해서 언론에 소개된 라이언 방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합니다 그는 1991년생 서울 출신이며 본명은 방현성입니다. 최고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필리핀 생방송 예능 'It's SHOW-TIME'의 한국인 MC인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선거캠프에도 유세에 나섰습니다. KBS 1TV '인간극장'에 '라이언 방 필리핀을 웃겨라'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14세 어린 나이에 필리핀으로 조기유학을 왔습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하루에도 수백 번씩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고, 영어가 유창하지 못해 주눅이 들어있던 그는 단 한 번도 연옉를 꿈꿔 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교 회장이었던 고교 시절 연설회에서 재치 있게 입담을 뽐내느 모습이 필리핀 방송 작가의 눈에 들면서 그는 2010년 필리핀의 오디션 프로그램 "Philippine Big Brother House"(이하 PBB)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2등을 차지해 필리핀 대중에 모습을 처음 보였습니다. 그냥 한국인이라는 부분 외에는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가창력이나 싱어송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방송 중반 이후 자신의 암울한 가정사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필리핀의 많은 엄마들이 감동하며, 국민 아들 이미지를 얻으며 최종 2위로 PBB를 마쳤습니다.

데뷔 초엔 원주민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한마디도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잇츠 쇼 타임' 생방송 촬영 중 NG를 48번이나 내기도 했었지만, 모르는 것은 무조건 물어보고 다른 MC들의 대사도 전부 외워가며 끈질기게 노력으로 그 결과 5년째 이 프로그램의 고정 MC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혼 후 부동산 중개업과 식당일을 하며 어렵게 라이언 방을 키웠고, 아버지는 IMF 때 사업이 어려워진 후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KBS의 인간극장을 통해 라이언 방 시리즈를 보았는데 라이언 방의 성공의 첫째는 따갈로그의 힘이었고 둘째는 기마민족의 기질인 저돌성에 있었다고 봅니다. 다른 의미에서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에 있었다고 봅니다. 필리핀 예능계에는 거의 게이들이 영향력이 엄청납니다. 그 가운데서 필리핀 연예계를 좌지우지하는 국민 MC로 통하는바이스 간다(Vice Ganda)에게 라이언 방이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사실 단일 문화권에 살아온 한인들에게 게이는 그렇게 쉽게 다가서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그는 스스럼없이 바이스 간다에게 다가갔습니다. 초대도 하질 않는 그의 집에 가 밥을 청합니다. 바이스 간다가 '너 왜 우리집에 오냐?'라고 물으면 '집에 먹을게 없어서'라고 능글맞게 대답합니다. 자주 찾아와 친근하게 구는 외국인 초짜 방송인에게 바이스 간다는 마음이 쓰였고 나중에는 그의 대저택 2층에 라이언 방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방을 마련해주기까지 합니다. 라이언 방의 이런 저돌성과 필리핀 세계에 아주 쉽게 파고 들어가는 친근한 문화 접근의 힘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세번째 라이언 방의 성공비결은 겸손과 성실입니다. 바이스 간다가 거의 양아들급으로 생각하고 그를 대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겸손과 성실입니다. 그가 말하기를 자기가 라이언 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처음 보았을 때나 지금이나(근4~5년 기간) 라이언 방은 겸손함이 바뀐적이 없이 늘 한결같다라고 합니다 이 부분이 제 경험으로는 필리핀의 약점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태도가 확 바뀝니다. 갑자기 을에서 갑의 태도 돌변하는 것이 필리피노의 모습인데 라이언 방은 늘 동일한 태도로 자기를 대하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요소가 가난한 필리피노의 마음을 사라잡게 되는 라이언 방의 힘이고 비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많은 현지인들의 의견 중하나가 라이언 방을 좋아하는 부분이 "그는 늘 친절하고 점잖다"라는 부분입니다.

앨런 힐리는 언어를 배워나가는 과정에는 처째, 습관 반족 둘째, 듣기훈련 셋째, 따라하기 넷째, 말하기 다섯째, 관습과 태도 이해하기 여섯째, 책과 교제를 벗어나 사람들을 통해서 배우기 일곱번째, 일기, 쓰기 중심에서 암기위주 훈련 여덟번째 마지막은 동기유도라고 합니다.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누가 나에게 나무를 하라고 도끼를 주고 8시간 동안 나무를 해 오라고 한다면, 나는 6시간 동안 도끼날을 갈겠다." 참 오랜 자기 훈련과 도전이 오늘의 완벽한 라이언 방을 만들어 놓은 듯 합니다.

세부 출신으로 필리핀 한인 연예인 중에는 박진리가 있습니다. 현재 라디오와 TV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데 라이언 방과 사다라에 비해 인물도 좋고 가정도 좋지만 약점은 현지어에 있습니다. 그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오늘 세부 섬에 열심히 살아가는 교민 여러분 주류사회에 도전을 꿈꾼다면 우선 열심히 현지언어에 도전하십시요!

필자는 24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