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세부섬 사람들의 마음세계

세부섬 사람들의 마음세계.jpg 제가 세부대학교에서 가르친 것도 이제 4년이 되었습니다. 이 학교 강단에 서는 길은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세부대학교 Banilad 캠퍼스 총 책임자인 Dean Mana 박사가 제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강의를 못하게 거부를 했었습니다. 당시 어렵게 들어가게 되었는데 나중에 왜 한국인들을 싫어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니 세부대학교 총장인 Atty, Augusto Go가 한국 세부명예총영사로 한인들 업무를 볼 때 세부에 있는 한인들 사회의 안 좋은 사건사고를 지켜보고 또 필리핀인을 대하는 한인들의 태도를 보고 한인들에 대한 부정적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랍니다. 제가 학교에서 2년 정도 가르쳤을 때 비로서 하시는 말씀은 '우리 학교에 당신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학교로써 큰 축복이고 한국 사람에 대하 편견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고백을 합니다.

우리는 세부 섬에 살고 있으면서 현지인들의 마음의 세계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대체적으로는 한국인들은 남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한 편이기에 우리의 입장만 생각하기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필리핀 사람들 마음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습니다. 깓락에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은 제일 수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의 신세를 꼭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우리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에 신경을 쓰고 이들의 마음의 세계를 이해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Hiya(부끄러움)

이 말은 따갈로그인데 세부아노로는 kaulaw(까울라우)라고 합니다. 이 말에는 긍정적인 겸손이라는 요소도 있지만 부정적인 요소로 '난처함'과 '열등감'을 수반하는 부끄러움을 의미합니다. 아테네오 대학 심리학교 교수인 Jaime Bulato는 히야를 "자신에게 위험한 것으로 생각되는 상황에서 자기 주장을 억제시키는 권위 있는 인물이나 사회와의 관계에서 나오는 고통스런 감정"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국인들의 내면에는 역사적으로 '恨'(한)이 자리 잡고 있듯이 필리핀 사람에게는 부끄러움과 수치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령 교수는 한국인에게는 가슴에는 '恨'이 있고 일본인에게는 '怨'(원)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한인들이 알아야 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필리핀 사람들에게 부끄러움과 수치를 주는 것은 우리민족에게 한을 주는 것과 동일하고 일본인들에게 원한을 사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한은 가슴에 깊이 담겨두는 것이라면 필리핀 사람들과 일본인들에게 있는 수치와 원은 꼭 보복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리핀 문화에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거나 부끄러움 또한 수치를 주게 한다면 그것은 필리핀 사람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것이기 때문에 반듯이 이들은 총을 쏘거나 다른 방법으로 보복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세부에서 살아보며 우리 한인들이 현지인들에게 공개적으로 망신과 수치를 주었을 때 종국에는 그 현지인은 마지막 수단으로 총격으로 그 한인에게 보복한 사례들이 있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만큼 현지인들은 오랜 식민지 속에서 눌려만 지냈기 때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부끄러움을 주는 망신을 당한다면 그것을 절제할 수 있는 자제력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런 까닭에 세부 현지학교에서는 아이들 자존심을 세워주는 여러 가지 교육적인 방법을 시도합니다. 대표적으로 졸업식 때 보면 상당수 많은 아이들에게 상을 주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종류의 사응로 개개인들을 격려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공식 또는 비공식의 모임에서도 대다수 개개인을 세워주는(Recognize) 시간이 무척 중요한 요소며 또한 너무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부 섬에 살고자 오신 분들은 자긍심이 무척 낮아져 있는 현지인들을 무시하기보다는 자꾸 칭찬하고 세워주시려고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이들의 문화 안에 들어가게 되고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Utang na loob(마음의 빚)

세부 섬에 살다보면 원주민들 세계에는 이들만의 보이질 않는 영향권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곧 '마음의 빚'을 느낀 자신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평생 충성을 다하는 단순한 인간관계를 불 수 있습니다. 곧 원주민들의 살아가는 형태 속에는 자신을 돌보아준 '마음의 빚'이 있는 한 그에게 최선을 다해 섬기는, 어찌보면 주종관계처럼 살아가고 있는 행태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확대가 되면 '니농'(God Father)', '니낭'(God Mother)이 되며 나중에는 정치적인 세력화가 되기도 합니다.

필리핀 대학 문화인류학자 Robert Lawless 교수는 Utang na loob(우땅 나 로웁)을 "외형적으로 신세를 진 것 외에도, 필리핀인들은 A가 B에게 베푼 어떤 호의에 대한 B의 A에 대한 의무를 가리키는 문자 그대로 말하면 내적인 부채로서 '우땅 나 로옵'이라 불리는 호의의 보상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끼친다. 이는 서로 서로 신세를 지게 되는 지속적 관계이다. 확대된 가족과 친척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는 이 원리가 보편화 되어있다"고 설명을 합니다. 세부 섬 사람들은 은연중 이들의 내면의 마음에는 열등감이 있습니다. 아마도 식민지 문화의 잔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자신을 낮춥니다. 그렇지만 필리핀 문화는 이런 낮아있는 자존감을 세워가기 위해 서로 서로 엄청나게 인정해주는 또 다른 문화가 존재합니다. 자신들을 부꾸러워하고 겸손한 것은 력설적으로 많이 칭찬해 다랄는 부분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태국사람들도 엄청나게 겸손하며 자신을 낮추는 문화이지만 그렇지만 타이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자신들을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또한 세부 섬 사람들은 남에게 무척 친절하며 또 과잉으로 남에게 호의를 베풉니다. 이 부분도 역설이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그만큼 당신도 나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곧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니 잘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모든 이들의 내면의 마음의 세계는 상당수 식민주의 문화의 유산으로 남아있다고 해석됩니다.

세부대학교 바닐라드 캠퍼스 책임자가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무시하는 태도에 무척 반감을 가졌던 것처럼 세부 섬 사람들은 겉으로는 무척 친절하지만 내면으로는 무척 싫어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섬사람들이 착하고 친절하고 견손하다고 해서 그것이 다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부 섬에 사는 교민들은 이런 섬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25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