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세부의 미래

세부의 미래 .jpg 세부에 살고 보니 이 섬의 미래가 생각보다 더 빨리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작년에 세부대학 학장단 3명을 모시고 한국문화교류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1주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경영학장은 한국의 지하철을 보고 거의 기절을 할 정도의 충격을 받고 세부섬의 느린 과학기술에 대해 한탄했었는데 요즘 뉴스를 보아하니 세부섬도 2022년까지는 경전철(L.R.T)이 놓일 듯 합니다. 물론 자금과 기술은 중국에서 올 것 같습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세부시민 280만이 현재 느끼고 있는 교통체증에 의해서 나온 결과물인데 이제 세부섬도 바삐 움직이는 도시화가 더 빨라지는 듯 합니다.

세계는 이제 제 4차 산업 시대에 접어들어서 그야말로 빅데이터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세부섬은 산업화 정보화를 따라가려고 숨을 쉬고 있는데 다른 나라는 4차 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어찌보면 그런 부분들이 세부섬이 아직까지 느리면서 여유가 있는 열대섬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니 여유롭게 숨을 돌릴 수가 있는 곳입니다.

아무리 4차 산업을 이야기 한다고 해도 바나나를 따고 작은 방카를 타고 물고기를 잡고 자전거(트라이시캇)로 사람들을 데려다주는 이동수단을 이용해보면 첨단에 접어들지 못한 뒤쳐짐(?) 자연과 더불어 가는 1차 산업의 세계가 이 세부섬에는 아직도 함께 공존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해일처럼 다가옵니다.

새로운 세계

제가 처음 도착했을 당시 세부섬은 인터넷을 모르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은 노키아 3210을 처음 사용했을 때만 해도 거의 혁신제품이었습니다. 개인이 손에 전화기를 대중적으로 가지고 다닌다고 하는 사실은 거의 꿈만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랬겠지만 세부섬에서 어느 정도 경제력이 되는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는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3010을 사용했을 때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를 못합니다. 헌데 곧이어 나온 3310은 엄청난 기술혁신과 새로운 흥분이었습니다. 물론 흑백 문자폰이었지만 그 안에 간단한 이모티콘 그림이 나오고 폰에 멜로디 음원이 몇 개 더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모선교사님 사모님께서 그 전화기를 제게 처음 보여주면 새로운 기능들의 첫 선을 보였을 때 그때 받은 놀람과 부러움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인터넷은 그야말로 최첨단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정보바다라고 하는 www의 세계로 한동안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995년 인터넷 인구가 5만이었는데 이제는 20억이 넘고 있습니다. 예전에 부의 상징인 핸드폰과 스마트폰이 이제는 정글에 사는 사람들도 저에게 문자를 보내고 또한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시대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이 세부섬에도 제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면 축복으로 미래를 준비하게 되고 4차 산업의 속도와 변화가 두렵다면 어려워질수도 있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신유통 신제조 신금융 신에너지의 시대에

한국은 이미 전자상거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는단단한 유통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전자상거래 라는 말자체가 없어지고 새로운 유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합쳐진다고 합니다. 이제 필리핀에는 LAZADA가 조금씩 활성화 되어가고 있는데 언제가 온라인회사와 사리사리(sari-sari구멍가게)가 협업으로 필리핀 전역을 컨트롤 할 날이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곧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과거 20~30년 동안 제조업들은 규모화, 표준화를 무척 중요시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30년 동안은 스마트, 개성 그리고 맞춤형이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만약 개성과 맞춤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조업은 어느 분야가 되었든 발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세부섬은 아직 대부분 서민은 우까이-우까이(Okay-Okay 구제제품)의 패션을 이용합니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은 아직은 멀기만 합니다. 남이 입었던 옷 중에 조금 깨끗하고 자기 사이즈에만 맞기만 하면 주어 입는 형편이기에 각자 개인의 중심의 맞춤형 옷을 사입기에는 거리가 있지만 그러나 앞으로는 이 정글사람들도 그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골라 입을 유통라인이 곧 나올 것입니다. 신제조의 혁명은 IOT(사물인터넷)이라고 하는 인공지능 스마트 기기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량생산이 아닌 데이터가 물건을 만들고 B2C에서 C2B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과거 2백년 동안의 금융시스템은 공업경제를 뒷받침 했습니다. 곧 2대8의 법칙으로 20퍼센트의 대기업을 지원해주면 그로 나머지 80% 중소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시스템이었는데 앞으로는 ‘8대2의 법칙’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80%의 중소기업, 혁신적 창업자, 소비자들을 위해 금융이 지원되는 시대로 갈 것입니다.

그 이유는 IT인프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합리적인 창업계획을 세운사람들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평하고 투명하며 개방적인 스마트 금융시스템이 열립니다. 물론 아직도 세부섬은 부자들의 금융에 의해서 서민들을 이끌어가고 약자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질 않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IT의 혁신이 작은 혁신가들에게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이고 그들에게 금융은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세상으로 열리게 됩니다.

과거 석탄과 석유의 에너지 기반사회에서 이제는 데이터가 신에너지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이제 세상은 IT시대에서 DT시대(Data Technology)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IT시대에는 20% 대기업의 시대였다면 DT시대에서는 80% 중소기업의 시대로 갈 것입니다. 물론 아직 세부섬은 IT시대에도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보여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섬의 미래는 곧 다가올 것입니다. 미래를 향해 세부는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각자 세부섬에서 쌓아놓은 데이터를 잘 활용할 능력과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할 때입니다.

필자는 25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