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현지 리더십

현지 리더십.jpg 세부에 살고 보니 한인들이 이 섬에서 어떤 사업이나 삶을 살아간다 해도 거기에는 현지인들과 좋은 파트너가 되어 있지 않으면 밝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어느 누구도 현지인들의 도움 없이는 자리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부에서의 성공을 측정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얼마만큼의 현지인들을 키워놓았고 그들이 좋은 리더십으로 그 일을 잘 감당해 내고 있느냐 입니다. 우리 한인들이 이곳 세부섬에서 이렇게 저렇게 살아들 간지가 어언 30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영역에 다양한 한인들이 세부를 거쳐 가고 또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데 저의 눈은 그 한인보다는 그와 함께 일하는 현지인들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저에게 관심사항은 우리 한인들이 이 섬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고 또한 어떤 리더십으로 현지인들과 살아가고 있는가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또한 현지인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음과 더불어 좋은 인재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문화가 다른 타민족의 땅에 살면서 존경을 받는 삶과 사업을 해 나갈 수가 있을까요?

리더십이란?

리더라는 단어는 1300년대의 영어문헌에 처음 등장하고 있지만,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19세기 초 영국의회에서 정치적 영향과 통제력에 대한 글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리더십을 하나의 학문분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에 와서였습니다.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시대를 반영하고 또 문화를 반영하게 되는 일이 많고 또한 상황마다 다른 반응이 나올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면 오랜 유교권을 배경으로 한 우리에게는 어릴 적 배운 것은 ‘리더십은 인격(성품)이다’라는 것입니다. 인간성 자체를 무척 중요시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에서는 좋은 인격을 가졌다 하더라도 유능하지 못한 지도자도 많았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리더십은 곧 파워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정치적으로는 과거의 ‘박정희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이 받아들여졌던 시대가 있지만 요즘 같은 21세계에서는 그렇게 힘 가지고 밀어 붙이면 오히려 더 저항이 많고 국민들 전체에게 인정을 받을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리더십은 관계이다’라고 합니다. 물론 리더십(Leadership)이란 단어 자체가 관계자체를 중요시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도하다(lead)+사람(____er)+배(ship) 곧 배안에서 리더와 팔로어(follower)와의 상호관계를 나타내는 말이 리더십이란 말인 것처럼 좋은 관계에서 좋은 리더십이 나오기에 좋은 관계는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관계만 좋고 분명한 목표의식과 위기관리가 없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가 또한 쉽지만 않습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대체로 ‘리더십은 영향력이다’라고 정의를 합니다. 리더십이란 리더의 파워가 따르는 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그들로 하여금 리더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능력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따르는 자들(Fellowers)의 역할이나 그들과의 역동적인 관계 등이 고려되어 있지 못하면 영향력만 미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주에 필자는 현지교단(UMC)에서 목사안수식에 초청을 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날 정식 목사(Elder Rev.) 안수를 받는 사람이 제가 키우고 가르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25년 전에 정글과 같은 올랑고(Olango)섬에 가서 전도하고 키운 초등학생이 이젠 일반대학과 신학대학원에 졸업을 한 후 목회 3년 경험을 한 후 정식목사가 되는 날이기에 경사로운 시간입니다. 이렇게 이 섬에 도착해서 사람 하나를 길어내는 과정과 여정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헌신과 후원을 필요로 합니다. 최근 자리를 잡은 한인업소를 방문해보면 거기에는 하나같이 자리를 잡은 현지인 종업원들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잘되는 사업에는 종업원들이 친절하고 주인의식이 강하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물론 선교분야도 마찬가지 입니다.오래된 선교사님들 세계에서 현지인들에게 존경을 받고 뛰어난 사역을 하는 분들의 특징은 그들과 무척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고 또한 인재들이 자라고 있으며 또한 이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사역자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저의 눈은 언제나 누구의 밑에 어떤 현지인들이 자랐는지 어떠한 영향력을 주었는지 또한 어떠한 리더십이 있었는지 입니다. 그동안 세부섬에는 안정적으로 현지에 잘 적응한 한인들도 있고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여 많은 갈등 속에 있는 사람도 있고 수많은 사건과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그런 사이에 많은 한인들이 현지인 손에 죽게 된 사례도 많고 또한 서로 속고 속임의 연속인 부정적 사례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타문화 리더십의 기본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배우려는 자세
현지인들 세계에서 인기가 많고 좋은 리더십을 갖은 사람들은 놀랍게도 현지에 대해서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라이언 방의 예에서 보듯이... 현지 역사와 전통,언어와 문화, 세계관에 대한 정확한 공부를 꾸준히 하여야만 합니다.

2) 문화적응지수(Cultural intelligence)
현지문화에 대한 지식과 민감성 그리고 존경심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자신이 적응해 가는 능력.

3) 소통
그들의 문화, 언어, 삶의 상황, 사회현상 등 그들의 모든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비언어적인 행동으로도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진정한 메시지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힘.
우리가 세부섬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은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와 그들에게 리스펙(respect)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중국 사람들이 이 땅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힘은 바로 실력과 존경에 있습니다. 그 힘은 현지인들과 관계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각자 좋은 리더십을 키워가며 존경받는 교민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필자는 25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