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갈 때마다 세부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문화와 문명의 발전 속도에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사실 한국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아파트 쓰레기처리장의 완벽한 분리수거와 너무 멀쩡한 물건들을 내다 버린다는 점입니다. 시어머니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슬쩍 재활용쓰레기 통을 들쳐봅니다. 역쉬 너무 멀쩡한 아이들 배낭과 리바이* 5** 청바지, 아이들 옷가지들!
어머니께서 한학공부하러가실 때 책가방으로 넘 좋겠다며 보조가방 하나를 먼저 챙기십니다. 덩달아 신나서 저도 주워들고 올라와서 요긴하게 여행갈 때 배낭을 쓰고 청바지도 아이들 옷도 깨끗이 빨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껌도 못씹고 안판다는 나라 싱가폴은 얼마나 대단한 환경선진국일까 기대하고 간 여행길에서 싱가폴의 민낯을 보게 되었습니다. 산 물건마다 비닐봉투에 담아 다시 큰 비닐에 싸주질 않나, 식당엔 플라스틱 용기에 일회용 숟가락과 나무젓가락, 먹은 용기도 그대로 테이블에 두고 가버려서 점원이 치워 줄때까지 기다려야하고, 길거리에 나부대는 담배꽁초들. 일단 쓰레기 분리 시스템이 안 되어있는 겁니다.
이런 대실망을봤나. 친구의 말인즉슨 싱가폴 쓰레기를 말레이시아 같은 인근 나라에 돈주고 내다버리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는 겁니다. 집에서도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깡통과 플리스틱용기를 한 비닐에 담아 버려도 되는 환경에 대해선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나라로 제 마음에선 낙점되어 버렸습니다.
나름 환경을 위해 실천하고 싶었던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물티슈 대신 손수건 사용하기 등을 싱가폴에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쇼핑을 갈때에도 미리 준비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커피도 내 텀블러로 담아 달라하고, 손수건을 사용하고, 제가 마치 선진국에서 온 환경운동가인 양 의기양양해 지는겁니다.
작년 큰 이슈가 됐던 여성용 생리대의 폐해는 사실 알면서도 편리에 의해 썼던 환경 재앙품입니다. 여성의 자궁관련 질환은 물론 발암물질 함유로 건강에도 안좋지만 썩지도 않고, 태울 때 대기오염물질이 엄청 배출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반갑게도 강남 고속터미널 매장들 사이에 면생리대 매장이 번듯하게 성업을 이루고 있어 저도 선뜻 구매했습니다. 매번 빨아서 써야한다는 귀찮음도 있지만 일단 배도 안아프고 간지럼증같은 피부질환도 없어지고 장점이 더 많으니 우리 딸아이는 면생리대로 시작하게 하여 당연히 빨아서 쓰는 습관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경은 이렇듯 생활속에 작은 실천으로부터 보호된다는 사실을 깨달으니 주변에도 이런 뜻을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집니다. 라듐이 섞인 방사능방출 침대로 다시 큰 이슈가 된 한국, 이렇듯 각종 생활 환경 문제들은 무서운 속도로 우리의 건강과 생활 환경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나혼자가 아닌 가족들이 그리고 이웃들이 조금씩 실천해본다면 우리가 굳이 화성으로 탈출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초록별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번거로움도 습관이 되면 생활이 되고 문화가 된다는 사실.. 시간이 말해 주겠지요!
글 : 이채인 [ 휴먼앤 에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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