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살고보니] 항상 마음에 담아야 할, Hiya

항상 마음에 담아야 할, Hiya.jpg 지난 8월 말 세부에서 한국의 젊은이 이모씨(25)가 호텔에서 현지인이 쏜 총을 여러발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달 13일 현지 경찰에 의해 범인이 잡혔는데 그의 이름은 카사도(35)라는 사람이고 살해 동기를 "그 한국인이 내 여자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살펴보면서 역시 필리핀 사람들은 우리 한국인과 다른 면이 많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는 유명 가수 구하라(27)씨가 헤어지자고 한 자기애인의 얼굴에 큰 상처를 3군데나 내어서 상대 남자가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생겼는데 그 남자는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물론 구하라 씨는 상대 남성의 폭행을 주장하며 쌍방과실을 말하고 있지만 우선은 남자 쪽이 더 많이 다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하고 나오려고 하다가 다툼이 벌어졌고 구하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내가 때릴 수는 없지 않은가? 구하라는 연예인인데...", "난 태어나서 그 어떤 누구에게도 주먹을 휘두른 적이 없다. 더군다나 여자에게는 그런적이 없다."

이 두 사건을 보면 필리핀 남자에게는 질투라는 심리가 더욱 강하게 있고 한국 남자에게는 체면에 대한 심리적 비중이 더욱 크게 있는 듯합니다.

필리핀 사회에는 질투가 무척 중요한 부분이고 또한 한국사회에서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가 자리를 잡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의 특징 중 제일 중요한 요소는 "Hiya"(부끄러무)라는 것입니다. 물론 필리핀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들에서 자주 나오는 내용입니다. 아마도 400년 이상 식민지 생활을 해오면서 눌리고 눌려온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사회 전체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는 서로 서로 무시하질 않고 웃고 떠들고 그저 즐겁게만 살려고 하는 문화를 이루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 까닭에 이 사회의 암묵적인 친분관계를 벗어나 누군가가 누구를 공개적으로 무시하거나 망신을 주면 곧 그것은 전쟁이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면 감정이 폭발하고 꼭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다른이에 의해 감정을 상하게 하는 걸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주먹질로 아니면 욕으로 해결하는데 이 나라는 꼭 총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이번 사건도 피해자를 수차례나 근거리에서 사격을 했는데 누구나 이 사건은 감정이 들어간 경우라는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습니다.

필리핀 사회에 살려면 우선 이 사람들이 친절하고 웃는 이면에는 엄청난 자제력이 잠재해 있다고 하는 사실을 꼭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세부에서 살고보면 이 사회에서는 한 개인 한 개인의 의견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모든 회의 때나 모임 때에 보면 각자 자기를 소개하고 또 사회자가 일일이 소개를 해줍니다. 물론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꼭 중요한 사람만 소개하고 마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곳에서는 모든 사람을 동이랗게 대해줍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한인들도 현지인들을 쉽게 무시하지 않도록 습관을 들여야 겠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늘 웃어주고 반갑게 맞아주고 또 배달하는 사람 그리고 청소하는 사람들 또한 종업원들 운전수 또한 심지어 거지에게도 웃어주고 잘 지냈냐고 말해주는 문화가 바로 이 나라이기에 이곳에 살려면 친절히 웃는 문화에 적응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심지어 이곳에서는 자신의 직원이 맘에 안들어 해고할 때에도 웃으면서 보내주어야 합니다. 그낭하면 현지인들 자존심은 세워주고 웃으면서 살아가는 필리핀 문화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25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