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자유로운 나라

자유로운 나라.jpg 얼마 전 세부 남쪽의 Naga지역에 산사태가 일어나 대략 60명 정도가 땅에 매몰되어 사망했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급히 두테르테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나가에 와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정부의 대책을 말하는 것이 언론에 다 공개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두가지 필리핀 사회의 특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자유와 둘째는 평등입니다. 대통령이 체육관에 피난민들을 모아놓고 이번피해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를 설명하고있는 대통령 연설중인데 대통령 뒤에는 참모진들이 일렬로 서있었습니다. 문제는 연설이 시작되는 동시에 뒤에 있는 참도들이 한결같이 자유롭게 각자 떠들고 있는 장면입니다. 더구나 공영TV에 그대로 중계되고 있는 시간에 다른사람도 아닌 대통령의 최측근 'Bong Go'가 제일 많이 눈에 뛰었습니다. 혹 동일한 장면이 북한이었다면 어찌되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물론 한국도 유교적인 사회라 만만치 않겠지만 그에 따르는 처벌의 강도는 북한과는 비교가 안될 것입니다. 연설 중 졸기만 해도 처형이 되는 북쪽과 한두사람도 아닌 지역 경찰청장 데이브드 도지사등 대다수 무대 앞에 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잡혔지만 어느 누구도 언론도 그 부분을 지적하거나 문제시 삼는 이가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필리핀 문화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인데 누구든지 나와 정부에 대해 바라는 것들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인데 역시 필리핀은 자유롭게 대통령이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말에 진지하게 경청하는 장면은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지도자들이 약자들을 무시하지 않고 평등하게 그들을 존경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닌 오랜 시간동안 서구가 이땅에 서구 민주주의를 심고 뿌리가 내려진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필리핀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누구에게나 개인의 자유를 제일 소중히 여기며 그것을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회인 듯 합니다.

우리 한국은 개인의 가치보다는 사회와 공동체의 가치를 더 소중히 하는 사회주의의 철학이 유교와 맞물려 개인의 자유가 많이 회손되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북한보다는 남한이 개인의 자유가 넘치는 사회입니다. 경제력이 적어도 40배가 차이가 나는 힘 있는 나라입니다. 필리핀과는 한 10배의 경제적인 힘이 있습니다.

필리핀 사회는 어찌보면 시끄럽고 질서가 없는 듯 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부자나 약자에게도 평등한 권리를 주기에 스스로 질서를 유지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우리 한인들의 눈에는 이들 사회는 질서가 없으며 약자들은 무시되고 부자와 강자들의 절대권력이 좌지우지 되는 모습만 보게 되어 자칫 필리핀 원주민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질 않고 약자들의 소리를 무시하질 않고 평등의 원리로 대하는 문화가 있음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하기에 필리핀 사람들은 특별히 원주민 약자들은 한국인들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질 못합니다. 대화가 되지않고 일방적이고 자신들을 무시하는 태도에 대해서 무척 힘들어 합니다.

우리 한국은 유교와 사회주의적인 일방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기에 무조건 지시는 따라야 하는 문화가 있지만 이 나라는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이 소중하기에 그 내용이 각자에게 이해가되고 설득이 되어야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사회이기에 한국과 필리핀에는 문화적인 충돌이 일어나곤 합니다.

어찌되었든 지난 25년동안 이 문화에 적응을 해보니 필리핀 문화가 저에게는 참 좋은 면도 많이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필자는 25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