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섬에 살면서 살아온 만큼 얼마만큼 나는 이사회에 좋은 이웃으로 남아있는가를 늘 되돌아봅니다.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처음에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던 이질적인 문화와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들이 사라져 버리고 나 역시 이 섬 주민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많아져갑니다.
얼마 전 이웃마을 나가에 산사태가 나서 적어도 60명 이상 땅에 묻혀 죽었는데 우리 한인들 커뮤니티에서는 어떠한 마음을 전해줄 수가 있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와 관련된 필리핀 이웃들은 세부대학교와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학교에서도 나가(Naga)를 돕기 위한 엄청난 물품과 성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부 목회자들도 서로서로 교회마다 물품을 모아 나가지역에 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살면 살수록 원주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사라져가고 종종 오히려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필리핀 사람들은 식민지 문화가 오랫동안 남아있어서 늘 받기만 바라고 남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한인들이 무척 힘들어 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그렇지만 또 남을 배려하는 문화도 아주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일례로 차를 몰다보면 마볼로와 골든픽호텔 앞 그리고 만다위퍼시픽 백화점 부근 등 여러 지점에는 거지와 동냥을 그걸하는 사람이 무척 많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부자들보다는 지프니에 타고 있는 서민들이 돈을 주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번 2013년에 있었던 강력 태풍 욜란다가 세부 북부지역을 쓸고 갔을 때 세부시민들이 보여준 그 사랑과 헌신들을 보면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세부 모든 학교 또 모든 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특별히 보고(Bogo) 일대 단반타얀 피해주민들을 돌보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북쪽으로 구호품을 가져다주려는 차량과 트럭들이 매일같이 줄을 이었습니다. 기관에서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올라가는 세부아노 사람들을 바라보며 눈물이 났고 제가 세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가지역 산사태도 비슷합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도 물품을 모아 나가로 즉시 달려가면서 저는 언제 가느냐고 하는데... 부끄러웠습니다.
세부아노 출신 철학자인 메르카도는 "The Filipino wants to harmonize the object and the subject, while at the same time holding both as distinct."(필리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잘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 Elements of Filipino Philosophy(1974), Leonardo Mercado, SVD라고 세부인의 특성을 요약했습니다.
세부아노 언어 중에는 'tinabangay'(띠나방아이) 한국말로는 '서로 도와감'이라는 말입니다. 한국의 문화 중 품앗이, 협력과 같은 말인데 정말 생각보다도 더 이 세부아노 사람들은 어려울 때면 서로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것이 무척 잘되어 있습니다. 오늘 이곳 세부섬에는 나가지역 산사태로 난리가 났습니다. 물론 이웃나라 인도네시아의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이제 우리 한인들도 이 세부섬의 관광객이 아닌 이들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이웃의 고통 앞에 한번이라도 찾아가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이웃이 되다보면 언젠가 우리 한인들이 정말 어려움을 당했을 경우에는 이들 원주민들이 선뜻 우리의 이웃이 되 줄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