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도 찾는 아웃도어 브랜드, 하바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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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던 산 카를로스 건축학도들이 만든 하바갓

세부 로컬 브랜드, 하바갓이 세부의 자연을 맛보게 해드립니다

아이들을 위해 집앞 나무에 짚라인을 만들기로 하고 몇 주 동안 부속물을 사러다닌 적이 있다. 바로 그때 알게된 곳이 하바갓(Havagat)이다.
하바갓은 '몬순풍'으로 불리는 남서계절풍으로 필리핀 지역에 부는 바람의 이름이다. 강할 때는 태풍에 견줄 정도록 '강력한 바람'이다. 즉 아웃도어 브랜드의 '돌풍'이 되겠다는 선언이, 그들의 상호 '하바갓'을 탄생시킨것이다.
하바갓은 산카를로스 대학을 다니던 4명의 건축학도들에 의해 시작됐다. 1970년대 후반의 일이다. 그들은 산을 오르며 야영을 즐기고 아웃도어 엑티비티를 함께 하는 뜻 맞는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아웃도어 용품들을 구하기란 쉽지않았다. 지금도 다소 그렇지만, 당시에는 더욱 물자가 귀했다. 더구나 '아웃도어 용품'이라니!

4인의 청년들은 생각했다.
"그럼, 우리가 만들자."

산을 오르고, 야영을 하고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기던 4인의 청년들은 한 친구의 집에서 한 친구의 할머니가 쓰시던 낡은 미싱으로 등산 가방을 만들었다.
집을 설계하고 짓던 솜씨로 그들이 만들어낸 최초의 가방은 꽤 그럴 듯해 보였다. 그들은 그 가방과 야영 도구를 챙겨, 당장 산에 올랐다. 그리고 산행을 하던 중에, 그들의 가방은 단연 주목을 받았다.

"어디서 살 수 있나? 지금 팔 수 없나."

그들은 산행에서 돌아와, 주문 받은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그들은 가방을 주문한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했다. 그러니 망설이고 기다리고 할 여지가 없었다.
돌아와서 그들은 최초의 생산품을 제작했고 판매했는데, 이후 주문량이 더욱 늘어났다. 이것이 바로 하바갓의 '발화점'이 됐다.
그들이 정식으로 매장을 낸 시점은 1980년대를 훌쩍 넘겨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주문을 받아서 하는 방식을 취했다. 최초의 매장은 망고스퀘어 쪽에 있었다.
지금 그들은 필리핀 전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은 직영으로 운영하며, 에스엠과 직영점을 모두 합해도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대신, 딜러들이 하바갓의 제품을 구입해서 자신들의 매장에서 판매하도록은 한다. 이들 딜러들은 80여 명이 넘으며 이중에는 독일, 일본 같은 외국 딜러들도 있다.
하바갓 대표는 "우리는 품질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부속품을 고를 때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하바갓 제품이 현지 업체들과 달리 가격이 비싼 이유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하바갓은 전 제품, 평생 수리를 보장한다. 가방의 지퍼나, 매는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면 수공비는 받지 않고 재료비 30페소 40페소를 받고 수리해 준다. 그 제품이 더 이상 가방으로서 가치가 없어서 쓸 수 없게 될 때까지 수선은 계속된다.
하바갓은 학생들 스쿨백도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하는 "필리핀 제품은 이래서 못 써. 영수증 없음 수선도 안해 주고."이런 생각의 반전이다.

이 외에도 하바갓은 향후 교민연합뉴스를 통해 세부 시내의 유명한 캠핑 포인트를 소개해 주겠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