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타클로반의 태극 전사들 (아라우 부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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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카라바오, 필리핀 물소처럼 듬직하게~

아라우 전사들이여, 폐허가 된 타클로반의 거리를 복구하라

태풍 하이옌이 훓고 간 직후, 타클로반 시티의 거리에는 시체와 함께 자동차들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거대한 파도는 도로위에 육중한 차량들과 중장비들을 가볍게 도로 밖으로 밀어냈고 아무렇게나 뉘여 놓았다. 커다란 선박이 육지 위로 밀려와 반쯤 쓰러져 있는 모습은 전세계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기도 했다.
아라우 부대가 세부를 통해 타클로반에 파견된 것은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태풍 하이옌 이후,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전세계에서 타클로반으로 구호물자와 구조대가 보내지고, 이들이 거리의 시체를 치우고, 생존자들에게 물과 식량, 잠자리를 마련해 주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거리에는 여전히 쓰러진 거목들과 아무렇게나 방치된 차량들로 도로 기능이 마비돼 있었다. 타클로반의 크고 작은 시와 바랑가이들은, 도로 기능 복구 지원을 앞다퉈 요청해왔다.
이철원 단장이 이끄는 500여 장병은 당장 시급한 기지건설을 미루고 도로 복구 작업에 나서야 했다. 아라우 부대 이철원 단장은 이 작전을 수행하는데, 필리핀의 물소 카라바오를 떠올렸다. 육중하고 검은 몸으로 묵묵히 농부를 돕는 카라바오와 같이, 아라우 부대가 도로 기능 복구를 위한 미션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렇게 도로 복구 작전, '카라바오 작전'으로 불리며 타클로반의 도로를 복구해 나갔다.
아라우 부대의 기지가 건설되기 전까지, 아라우 부대의 전 부대원들은 날마다 LST 함선으로 복귀하여 잠을 자고 다음날의 업무를 다시 시작했다. 당시 아라우 부대와 함께 파병되었던 두 척의 LST 함선은 다양한 중장비 기계를 한국에서 들여와 타클로반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전에 투입했다.
커다란 나무를 도로 밖으로 밀어내고, 또랑에 빠진 자동차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고 쓰러진 트럭을 바로 세우는 작업들이 놀라운 속도로 진행이 되었따.
교민연합뉴스가 직정 방문한 2월 초, 시티의 중심부는 차량 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복구가 되었으며 이것은 여러 구호단체의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어, 7월 초 재방문했을 당시에는 도로 복구 측면에서는 아라우 부대와 함께 상당 부분 정상화가 되어 주요 공공시설 복구 공사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모두 카라바오 작전을 통해, 길이 뚫린 덕분이었다.
시원하게 뚫린 길을 달리며, 교민연합뉴스 취재진은 가슴이 벅찬 감동을 느꼈다. 아라우 부대의 땀젖은 노고가 곳곳에 진하게 베어 있었떤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