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타클로반의 태극 전사들 (아라우 부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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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우 부대 6.25 참전 용사에 은혜 갚다

64년 세월 흘러... 다시 부르는 노병의 '아리랑'

아라우 부대를 방문해, 기지 안으로 들어서면 '피를 땀으로 갚는다'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교민연합뉴스가 지난 7월 아라우 부대를 방문했을 당시, 아라우 부대 관계자는 이 문구에 대한 설명으로 부대 안내를 시작했다.

"아라우 부대는 64년 전 6.25에 참전했던 필리핀 참전 용사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는 필리핀의 참전용사들이 흘린 피를, 땀으로 갚고자 한다."

부대 관계자는 교민연합뉴스 일행을 홍보실로 안내했으며, 15분 가량, 아라우 부대가 지난해 12월 파병되어 온 뒤 해낸 모든 성과를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한 편의 영상물을 보여주었다.
그 영상물은 태풍 하이옌에 쑥대밭이 된 타클로반의 모습을 시작으로, 아라우 부대가 파병되어 온 일과 아라우 부대가 타클로반에서 이뤄낸 일들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있었다.
그들은 6.25 참전 용사들이었다. 아라우 부대는 타클로반의 재건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그들'을 찾아내는 일도 함께 했다. 타클로반과 레이테 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참전용사를 찾아냈다.

태풍 하이옌은 참전 용사들의 집들도 빼놓지 않고 허물어 버렸다. 그러나 다행이도 이들에게, '아라우' 부대가 찾아왔다. 그리고 허물어진 참전 용사들의 집을 새로 고쳐주었다. 이미 고인이 된 참전 용사들의 무덤도 찾아, 태풍에 억망이 된 묘를 손보기도 했다.
아라우 보대는 참전 용사들의 집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한국 전쟁에 참전했을 당시의 무용담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낡은 사진을 꺼내, 그시절로 이끌었다. 누구의 연인, 누구의 아버지였던 그들은 쳥년의 모습으로 한국전 한가운데 있었다.
아라우 부대가 만난 생존 중인 4명의 참전용사들은 60년 세월을 지내고도 한국 전쟁 참전당시에 배운 아리랑 노래를 잊지 않고 있었다고 아라우 부대 관계자가 덧붙였다.

6.25 참전용사인 89살의 도밍고 아가스 씨는 "기쁘다. 내가 한국을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이런 도움을 받게 되는 것 같다."며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백발의 참전용사들에겐 감사 메달과 가족 장학금이 수여됐다.

필리핀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우리를 돕기 위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파병했다. 연인원 7,420명이 파병돼 112명이 전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