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살고보니] 이주 그리고 정착

이주 그리고 정착
세부에 살고보니 이제 이 섬이 고향이 되면서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결국 인간의 역사는 이주의 역사가 아닐까라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최근 세부에 한인들의 인구가 늘어나고 거기에 따르는 경제 활동도 활발하고 이제 점점 더 세부에 한인들의 이주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이브의 ‘호기심’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며 새로운 대지를 향한 기나긴 여정이 인류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일반적으로는 6만 년 전 아담의 후예들은 아프리카를 떠나 해안을 따라 해산물을 먹으면서 물길을 따라 먹을 것이 있는 곳을 향해 떠다니는 삶 ‘이주하는 인간, 호모 미그란스’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미국에 잠시 공부하며 지낼 때 깨달은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느 한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여러 나라 사람들이 아메리칸드림을 따라 정착한 나라이기에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미국인=백인’이라는 공식이 한순간에 깨지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만난 여러 엘리트 백인들도 ‘당신 어디서 왔나’라고 물어보면 대체적으로 ‘I’m German American’, ‘I’m Italy American’ 등등으로 모두들 출신 지역이 달랐었습니다. 물론 흑인 사회도 마찬가지이고요. 아시안도 마찬가지였고 또 라틴아메리카 사람들도 다 각자 온 지역이 달랐었습니다.

사실 유럽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켈트족이 지배하다 또 라틴족, 게르만족, 슬라브족의영향으로 흘러가다 영국은 앵글로색슨족이 여러과정을 통해 주류가 되었지만 또한 게르만의 남하와 노르만 정복시대를 또 겪게 되고 그러하기에 프랑스 역사학자 뒤비는 중세 시대를 “이민족에 대한 두려움”의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중세가 유럽대륙으로의 이주시대였다면 근대유럽의 역사는 아메리카로의 이민전성시대였다고 말합니다 .거기에 중심축이 아일랜드였습니다. 근대국가 가운데 사상 유래가 없는 인구 유출을 경험한 국가입니다. 1840년대 800만의 인구를 가졌던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1850년대부터 1914년까지 약 400만 명이 이민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다수가 미국행을 선택했던 아일랜드인들의 이민행렬. 이런 상태가 30년만 더 지속된다면, '아일랜드인 없는 아일랜드 땅'이 될 것이라는 당시 지식인층의 위기의식이 실감날 정도였습니다. 이민 선진국이었던 영국 역시 1850년대에는 157만 명, 1880년대는 325만 9천 명, 1990년에는 315만 명이 이민을 선택했습니다. 10년 마다 전체 인구의 10%가 유출된 셈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이탈리아입니다. 1860년대 2만 7천 명에 불과했던 이민 인구가 1880년대 100만 명, 1901-10년 사이 360만 명에 육박하게 됩니다. 1900년의 이탈리아 인구가 3300만 명 정도였음을 감안해 볼 때, 이탈리아 역시 20세기 최초 10년 동안에만 전체 인구 가운데 10%이상이 이주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인구는 대략 250만 명(2018년)을 추산하고 있는데, 필리피노의 경우는 400만 명 (2018)을 가늠합니다. 캐나다에는 한인이 24만명(2017년)을 필리피노는 80만 명(2016)을 잡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10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2명의 한인 하원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일랜드계 미국인은 앤드루 잭슨, 허버트 후버,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들을 배출했습니다. 그런데 케네디 가문처럼 1840~50년대 아일랜드에 기근이 들어 배고파 미국으로 이주했던 것처럼 이 세부섬에서도 성공한 이민자들은 배고파서 온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것은 이민자들의 힘은 헝그리 정신이고 남의 나라에 땅에서 정착하려면 수많은 눈물의 빵을 먹어야 하는 듯합니다.

오늘도 세부의 우리 한인들 이곳에 정착하기 절대 쉽지 않지만 그러나 그만큼 세부에서의 미래는 밝고 희망차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