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샘'] Blank(공백)

[이야기 '샘'] Blank(공백)

한국의 대기업들 중에는 회사 안에 매점이 있는 곳들이 좀 있을 겁니다.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이 회사 역시 사내에 각종 음료수, 라면, 스낵 그리고 커피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출할 땐 언제든 와서 이 매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매점과 카페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는 겁니다. 혹시 자본이 든든한 대기업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텐데, 이 기업은 35살짜리 청년이 3년 여 전에 스타트업 한 회사(Startup Company)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매년 전 직원에게 여행지원금 300만원’을 준다는 겁니다. 직원들 대부분이 20대, 30대 초반인데 한참 일할 나이라 결혼을 위해서, 살 집을 마련하려고 추가 경비가 드는 여행을 포기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여행을 통해서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로 매년 이런 파격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직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최대 1억 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는 겁니다. 이런 복지만으로도 입이 딱 벌어지는 일인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2년 동안 매월 200만 원씩 2년 만기 적금’을 회사에서 직원들 대신 들어준다는 겁니다. 그러니깐 직원들은 2년을 열심히 일하다 보면 4,800만원인 들어있는 적금 통장을 받게 되는 겁니다.

창업자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그런 복지를 회사가 대신해 준다는 겁니다. 그것을 통해 ‘회사가 사람을 신뢰하고, 사람이 회사를 신뢰’함으로 ‘내가 귀하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능력 있는 직원들이 회사에 계속 남아 있게 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아직은 작은 회사가 직원 복지를 위해 이렇게 하다가 망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매출이 2016년 46억, 2017년 500억 그리고 2018년에는 무려 1300억을 올렸습니다. 3돌 된 회사의 기업 가치는 벌써 5천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회사를 창업한 ‘남대광(35세)’대표는 원래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라이브, 남자들의 동영상, 여자들의 동영상…’ 같은 동영상 컨텐츠를 만들어 SNS에 올리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다 『blank』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지금은 악어발팩, 마약베개, 바디럽, 생활건강, 애견, 패션…등등 18개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230여 가지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blank』는 ‘공백, 비어 있음’이란 뜻입니다. 이것과 같이 소비자가 어떤 결핍이 있고, 회사에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그것에 맞는 제품들을 만든다는 겁니다. 그리고 영상을 만들어 SNS 등에 올려, 소비자들이 그 결핍을 깨닫고, 그 결핍을 채워줄 제품을 소개해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블랭크(blank : 공백, 결핍, 필요)에 대해서 고민하고, 소비자들의 블랭크를 고민했던 창업자를 통해 이런 놀라운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닝커피로 시작해서, 점심식사 후에도 의례 커피를 찾게 되고,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면 또 커피를 마시기도 하면서 하루에 2~3잔을 기본으로 마십니다. 그래서 세계 커피 시장 매출에 있어 미국에 이어 중국과 함께 2~3위를 다툰다고 합니다. 인구수에 비례하자면 어쩌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커피 바리스타 1세대이며, 커피의 명인으로 불리는 ‘박이추 선생(1949년생)’이란 분이 계십니다. 재일교포 2세로 자라서, 일본에서 낮에는 트럭운전을 하고 저녁에는 커피를 배워 한국으로 들어와 일본국적을 버리고 조국에 귀화했습니다. 1988년 서울 혜화동에 ‘보헤미안’이란 커피 점을 열어 생두를 직접 볶고 (로스팅), 핸드 드립 커피를 선보이면서 한국에 커피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지금은 강원도 강릉 카페거리에서 커피 점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오후에 문을 닫는 날, 저녁엔 영업 안 하는 날도 많고, 어떤 날들은 ‘오늘의 커피’ 한 종류만 테이크 아웃이 되는 배짱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점에 가서도 1시간 뒤에는 다음 손님들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고, 카페 내에서 노트북과 독서 등을 하지 말아야 하고, 오로지 커피 만 마시고 잠시 머물다 나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 커피 전문점에는 앉을 자리 찾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기자가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박이추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비결이 있다면 말로만 말고 진심으로 미쳐야 한다. 미치면 재밌어진다.” 새로운 커피 맛을 찾으려고 하루에 열잔, 열다섯 잔씩 커피를 마셔가며 40년 가까이 매일 커피를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합니다. “돈에 신경을 쓰면 돈이 도망간다. 돈은 생각 안 할 때 들어오더라.”

이 분은 커피에 미친 겁니다. 평생을 커피에 미쳤고,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길을 살아왔더니, 어느 날 대한민국 커피의 명인이 되어 있었고, 유명해졌고, 돈은 따라왔더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위에서 말씀드린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블랭크(Blank : 공백, 결핍)’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인가에 부족함과 결핍을 느끼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공백 안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채워가는 인생인 것입니다. 그러면 성공은 따라오더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예수님과 사마리아여인이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요413,14)”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 속에는 여러 목마름과 결핍들이 있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도 필요한 것을 찾고 그 공백을 채워주기 시작한다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눈에 어떤 공백들이 보이신다면, 그것을 채워 가시길 바랍니다. 어느 순간 여러분들이 꿈꾸던 모습을 실현한 여러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