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살고보니] 갈등의 민족

[세부에 살고보니] 갈등의 민족

세부에 살고 보니 보이질 않는 현지인들과 갈등을 가져올 때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는 현지인들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엄한 훈련’의 교육문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들처럼 듣기 싫은 잔소리와 힘든 훈련에 잘 견뎌내질 못하고 어떻게 하든 놀고 먹고 즐기는 유희문화에만 강점을 가졌기에 이렇게 다른 두 민족의 두가지 문화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저 역시 학교라는 곳에서 지켜보면 현지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힘든 과정의 공부를 어려워합니다.

사실 한국의 교육은 일제시대를 통해 억압적인 교육이 도입이 되어 주입식 방법이 큰 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 학교 다닐 때 정말 선생님들 엄청 무서웠고 매일같이 맞고 또 기합 받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누가 잔소리를 하면 그냥 끝날 때 까지 잘 들을 수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은 경우가 다른 듯 합니다. 현지인들은 잔소리를 소화를 해내질 못하고 자기를 무시한다 생각하며 또 그 자체를 악하다고 판단합니다.

한국식 교육의 근저는 억압을 통한 훈련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자칫 동물사육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태국과 캄보디아에 가면 코끼리 쇼와 코끼리 사파리 트래킹이 있습니다. 덩치 큰 코끼리가 춤추고 축구하는 장면을 보면 놀랄 것입니다. 얼마나 코끼리가 유하고 순종적인가 생각하시겠지만 실제 코끼리는 무척 야생적이고 공격적이지요.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에는 엄청난 억압과 훈련이 숨어져 있습니다.

아기 코끼리들을 강제로 어미와 떼어놓고 약 일주일간 좁은 틀에 갇혀 네 발과 몸통이 모두 묶인 채 밤낮없이 매질을 당합니다. 어떤 음식과 물도 없습니다. ‘파잔 의식’이라 불리는 고문과 같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코끼리는 점점 본성을 잃고 사람에게 복종하는 코끼리로 변해갑니다. 가운데 많은 코끼리들이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탈수와 심각한 부상, 스트레스로 인한 충격으로 죽습니다. 살아남은 코끼리들은 태국,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라오스 등에서 코끼리 트레킹과 쇼에 이용됩니다.

또 TV 나오는 몽고의 사냥매도 보면 그렇게 영리하고 온순함도 뒤에는 억압의 비밀이 있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굶기며 잔혹한 훈련을 통해 묶었던 줄을 풀어주어도 도망가지 못하고 다시금 돌아오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런 훈련을 보면 우리 한국식 교육이 떠오를 것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거의 전쟁이고 엄청난 자기억압이 뒤따라옵니다. 한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훈련을 통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어 놓았고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되었지만 또한 이런 강압식 교육이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부작용으로 자기기제의 현상으로 나와 부정, 충동, 퇴행, 합리화, 전이, 투사, 고착 등으로 많이 표출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물론 필리핀에서도 법대나 의대를 지켜보면 엄청난 공부량과 자기 부정을 통해서 국가고시를 준비하는지를 모릅니다.

단지 차이점은 필리핀에서는 훈련방식이 강압과 억압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는 자율과 이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더라도 서로 간에 이해를 통해서 풀어보려고 하지만 우리 한인들은 이해 전에 감정을 상하게 하여 더 이상의 대화의 진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큰 틀에서는 열등감과 억압에 의한 상처의 투사가 많이 나옵니다.

세부에서 더 큰 훈련을 감당해 내려면 유머와 이해가 함께 가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