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살고보니] 이야기 세부

[세부에 살고보니] 이야기 세부

세부에 살고보니 세부에서 결국 남는 것은 이야기뿐입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말보다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옹알거리기 시작합니다. 곧 이야기를 하고픈 존재라는 것입니다.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또한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택합니다. 우리가 세부에 살고있다 하는 것은 세부의 스토리텔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옛날부터 내려오는 세부의 이야기가 오늘의 나로 연결되어가며 계속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세부에서의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세부의 이야기는 아얄라백화점 스타벅스 옆에 있는 건물 앞에 세워져있는 인물 동상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거기에는 세부를 발견한 서양인 마젤란과 그것을 기록한 삐뻬까 역사학자 그리고 당시의 세부섬 통치자 왕 후마본(Rajah Humabon)과 여왕이 놓여있습니다. 마젤란이 1521년 4월 7일 세부에 도착했을 때 700여명의 원주민들이 환영을 한 세부섬 사람들의 따뜻한 스토리와 그러나 막탄섬의 모슬렘 지도자 라푸라푸가 외국인을 반대해 전투를 벌려 마젤란이 막탄섬에서 죽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로 넘어와서는 세부 출신으로 최고 갑부로 성공한 필리핀 기업 랭킹 3위의 세부퍼시픽 로빈슨 그룹의 존 고콩위 씨의 이야기 등도 있습니다. 또한 세부의 정치적인 가문 오스메냐와 가르시아의 가문 이야기, 세부의 기업 가이사노 집안이야기 등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사이산 쪽 중간에 위치한 ‘Temple of Leah’ 이야기가 새로운 하나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유명한 영화배우였던 Ellen Adarna 집안이고, Queensland 체인 오너인 Teodorico Soriano Adarna가 지난 53년을 함께 살아온 부인 Leah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궁전이자 기념관입니다. 7층 규모의 건물이며 대략 5,000평방미터에 8천만페소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지난 2012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아직도 건축 중이며 오는 2020년 전체 완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류역사에 인도에 타지마할 묘를 제외하고는 부인을 기념하여 이렇게 거대한 궁전을 지은곳은 없을 듯합니다. 세부아노 사람들이 얼마나 부인을 사랑하는가 하는 자랑의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지난번 한동만 필리핀 대사님께서 세부대학교를 방문하셨을 때에 어거스트 고총장님과 레아의 템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총장님께서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셨습니다. 데오도리코가 부인의 동상을 세운 것은 부인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왜냐면 그는 애인이 7명이나 있는 바람둥이였기 때문입니다. 부인은 과거 University of Southern Philippines대학 최고 미인으로 뽑힌 분이었다고 합니다. 미모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감이 높았을 레아지만 남편의 수많은 애인들을 보고 겪으며 속으로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요.

세부에 살고보면 이 섬의 스토리는 대체적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 아니면 중국인들, 천주교행사 또 노름과 마약 그리고 마지막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26년간 세부섬에 살면서 우리 한인들의 이야기의 주제는 비슷합니다. 사업이야기, 연애이야기, 노름이야기가 큰 주제였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초기의 한인회의 분열이야기 또 살인사건이야기도 있기는 했었지만… 벌써 10여년이 지난 이야기입니다.

미래학자 롤프옌센(Rolf Jensen)은 “세상은 이미 물질적인 부가 아닌 문화와 가치, 생각이 중요해지는 꿈의 사회로 진입했으며, 이러한 사회에서는 브랜드보다 고유한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세부의 삶도 남는 건 하나의 이야기 일 뿐입니다. 스토리의 흐름은 발단, 갈등, 갈등고조, 클라이막스로 가다 결론이 나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는 현재 어느 지점의 스토리가 전개 되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