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서 살고보니] 현지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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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 살고 보니 원주민들은 자신들을 지칭할때 제일 듣기 싫어하는 단어들 중 하나가 다름아닌 '원숭이와 '돼지'입니다. 그 이유는 이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에 '못생겼고', '미련하고', 덜 떨어졌고', '게으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들이 필리핀에서 태어나서 현지인 학교에 가서 처음 아이들에게 배운 말이 바로 그 단어였습니다. 현지말로는 '옹고이'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원숭이입니다. 또 돼지는 현지어로 '바보이'라고 합니다. 현지 어린 아이들이 처음 친구들간에 놀리는 말이 바로 그 동물들로 지칭되는 말입니다.

근 20년 전에 제가 필리핀 교회지도자 6분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한국의 발전상과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가졌었습니다. 일정중 하나인 경복궁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견학을 하고 있던중 고려시대의(918~1392) 문화와 생활관을 전시하고 있는 코너에서 자신들끼리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을 엿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10~14세기에 이런 완벽한 왕조체계가 갗추어져 있는 한국이 신기하게만 느끼었는지 "와! 그럼 우리 필리핀은 이시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자 U.P를 졸업한 엘리트 박사 지도자가 "몰라서 물어? 우리는 이때 원숭이처럼 지내고 있었지 뭐."라고 대답하며 웃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원시상태로 꾸밈없이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고 있던 이들에게 1521년 마젤란 탐험가와의 접촉은 문화적인 큰 충격을 가져왔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식민지가 시작되면서 얼굴이 하얗고 키가 큰 스페인 서구사람들에게 눌려 지내면서 자신들의 현실을 깨닿기 시작하면서 스스로를 원숭이로 비하하질 않았나 추론해 봅니다.

필리핀 세계적 미인대회 우승자 10명

그러나 현지인들을 처음 접한 한국사람들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현지인들을 바라보며 '예쁘고', '사랑스럽고', '친절한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이들도 처음 말로만 들었던 한국인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몇해 전 막탄 신다리 난간에 자살을 시도하는 현지인 남자청년 소식이 신문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여학생 영어 튜터인데 자기의 사랑을 안받아주면 다리밑으로 자살하겠다고 소동을 벌렸었던 뉴스였습니다. 현지인들의 시각으로는 한국사람들은 무척 세련되었고, 키도 크고, 흰피부에, 화려한 패션에 너무나도 잘생긴 사람들입니다. 물론 TV를 통한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했기에 그들이 꿈꾸던 멋진 한국인들을 자신들의 고향에서 만나본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어를 배워 최소한 '안녕하세요' 정도는 외워두고 만나는 한인들에게 한국말을 건네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현지인들도 많은 한인들을 접하면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왜 한국사람들은 키도 크고, 피부도 희고, 얼굴도 예쁜데 세계 중요 미녀대회에서는 상을 못받느냐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원숭이처럼 생각되었던 본인들도 벌써 수차례 세계적인 미인대외에서 대상을 받아왔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도 Megan Young / Miss World 2013, Jamie Herrell / Miss Earth 2014를 필리핀 사람들이 받았었고 그 동안도 세계 대회에서 최고 대회인 Miss Universe에서는 2명의 우승자(1969, 1973)를, Miss World에서는 1명의 우승자(2013)를, Miss International에서는 5명의 우승자(1964, 1970, 1979, 2005, 2013)를 마지막 Miss Earth는 2번의 우승자(2008, 2014)를 차지해 결국 총 10명의 우승자를 배출한 나라입니다. 정말 대단하고 미인들이 참 많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실적이 미비합니다. 장윤정씨가 미스 유니버스에서 88년에 2위를 한적은 있었고 최연희씨가 미스월드에서 88년에 2위를 했었습니다. 현지인들은 자신 같은 나라에서도 국제대회에서 10번이나 우승을 했었는데 정작 그들이 환호하며 로망하는 한류스타들의 나라에서는 우승자가 한번도 나오지 못한 현상에 대해 궁금해 하며 제게 이유를 묻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국은 대체적으로 모두 잘생긴 사람들이 많지만 특출난 사람은 많지는 않고 필리핀은 국민들간의 빈부의 차가 무척 크게 나타나듯 미모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지만 예쁜 사람들은 아주 아름답다고...

진정한 미(美)란

바움가르텐(Alexander Gottlieb Baumgarten 1714~62, 독일의 철학자, 미학창시자)은 1750년 저서에서 "미학의 목적은 감성적 인식 그 자체의 완전성이다. 그리고 그 완전성은 다름 아닌 미(美)이다."라고 정의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미라고 하는 것은 이성의 세계가 아닌 감성의 세계라는 것입니다. 또 빙켈만(Johann Goachim Winkelmann, 1717~68)은 모든 예술의 법칙과 목적은 오직 미에만 있으며 그 미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첫째는 형식미고, 둘째는 형상으로 표현되는 관념미이며, 셋째는 이상의 두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에만 가능한 표정미라고 하였습니다. 곧 美라는 것은 느낌이며, 표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필리핀 사람들은 외형적으로는 서구인들보다 또는 동북아에 있는 한국인들보다 피부도 짙고, 키도 작으며, 가난하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겸손하며 늘 사람들을 반겨주는 아름다운 표정들은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세계인들이 인정해 주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지난 2013년 미스 월드에 당선된 메간 영도 사실 피부색깔이 하얀색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필리핀 사람들과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미의 개념이 조금은 다르질 않나 생각됩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자연미를 중요시 하는 듯 하고 한국인들은 가공미를 중요시 하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한국인들은 외형적으로 남들보다 더 예뻐 보이려 엄청난 돈과 시간을 미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아름다워졌지만 그러나 느낌이나 표정은 예전보다 더 훨씬 차갑고 인간미가 많이 소실 되어가고 있질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약한 부분이 그런 따뜻한 표정과 느낌은 아닌지요? 바움가르텐과 빙켈만이 美란 느낌과 표정에서 나온다고 했듯이 그런 부분이 필리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들 인듯 합니다. 남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표정 그리고 언제나 모든 것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는 밝은 미소가 필리핀 사람들의 영원한 아름다움일 것입니다.

필자는 23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