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1969년,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필립짐바르도 교수가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비슷한 조건의 자동차 두 대를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1주일 동안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한 대는 본닛을 열어 놓았고, 또 다른 한 대도 똑같이 본닛을 열어 놓고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두었습니다. 아주 약간의 차이였는데 본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1주일간 특별히 어떤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 유리창만 조금 깬 자동차는 그렇게 방치된 지 10분만에 누군가가 밧데리를 훔쳐갔습니다. 연이어 타이어도 모두 사라졌고, 낙서나 투기, 파괴가 일어나 1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실험을 근거로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 공동으로 쓴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이라는 글에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나왔습니다. 어떤 건물주가 한장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을 더 깨뜨리고, 그렇게 계속 방치해 두면 범법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변해가고, 결국에는 그 집 때문에 블록 전체가 우범지역으로 변해단다는 이론입니다. 깨진 유리창 하나가 도시 전체를 무법천지로 만들어 버린다는 범죄학 이론입니다.
1980년대 뉴욕에서는 연간 60만건 이상의 중범죄 사건이 일어났는데 '뉴욕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라'는 말이 돌 정도로 치안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죄학자였던 조지 켈링 교수는 당시 데이비드 건(David Gunn) 교통국장에게 치안 회복을 위해 지하철의 모든 낙서를 청소해야한다고 제안했고, 교통국장은 그것을 받아들여 약 5년간에 걸쳐서 6,000대에 달하는 차량의 낙서를 지우게됩니다. 물론 범죄단속부터 해야 한다는 반발이 컸지만, 교통국장은 범죄 억제를 위해 그 일을 단행했습니다. 놀라운 결과는 그 후 뉴욕의 지하철 중범죄 사건이 75%나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처음 새 차를 샀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차의 먼지를 털고 세차도 자주 하고 광택을 내기도 하고 주행을 할 때도 주차를 할 때도 항상 조심스럽게 다뤘습니다. 그러다가 사람이 많이 탈 수 있는 큰 차가 필요해서 그 차를 팔고 중고차를 샀습니다. 그런데 제가 얼마나 그 차를 함부로 했는지 모릅니다. 어느 날 저의 그럼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이 사람의 심리인 거 같습니다.
세부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의 잘 정돈된 거리와는 비교되는 무질서하고 지저분한 이곳의 거리를 보고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별로 바뀔 것 같지 않은 이곳의 분위기와 필리핀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불평하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도 깨진 유리창에 돌을 하나 던져 또 다른 유리창을 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부라는 사회 안에 무질서와 깨진 유리창들은 불평과 비난으로 변화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 도시에서 우리 주변의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람들의 마음이 회복되고 치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정에 깨진 유리창과 같은 가족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손을 내밀어 그 개진 마음을 어루만지면 가정은 작은 천국이 되어갈 것입니다.
이야기 '샘'은 세부교민들께 깊은 숲 맑은 옹달샘의 시원하고 청량한 샘물 한모금 같은 글을 전해드리고픈 바람을 담은 김제환(광명교회 담임목사)님이 집필해 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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