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青春)'이라고 하면 한자에서는 '푸를 청(青)'자에 '봄 춘(春)'자를 쓰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바싹 말랐던 가지에서 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칙칙했던 산등선이 마다 온갖 잡초와 들꽃들과 나무들이 푸르고 푸른 새싹들을 피워내며 기지개를 폅니다.
그래서 보통 20세 전후한 세대를 '청춘'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청춘들의 요즘은 추운 겨울에서 여전히 봄을 맞지 않은 암울한 세대들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대학! 대학! 대학이 꿈이 되어 12년간을 달려가 결국 대학을 졸업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또 경쟁을 합니다. 그러니 취업이 쉽지 않습니다.
물가는 높고 경제력은 따라주지 않고, 요즘 젊은 세대를 <N포 세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이전에는 3포 세대, 5포 세대, 7포 세대라고 해서 꿈, 연애, 결혼, 출산, 주택구입, 인간관계, 취업도 포기했었는데, 거기에 부정수 'N'를 넣어서 그 이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고 있다고 해서 'N포 세대'라 부르는 겁니다.
겨울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인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의 김난도 교수가 저술한 베스트셀러 「아프니깐 청춘이다」라는 책이 아마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자기개발서가 되기도 했을 겁니다. 그런데 한 코미디 프로에서 그 책의 제목을 인용하면서 그것을 비관적으로 "아프면 환자지, 무슨 청춘이야?"라고 바꾼 대사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청춘들이 자신을 비관하고, 환경을 비관하고, 사회를 비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비관적인 청춘 용어 중에 대표적인 것이 '수저계급론'이란 겁니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와 같이 부모로부터 어떤 수저를 물려 받았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본지 3월20일자 '흙수저의 꿈'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야구선수이면서 만화가였던 로버트 리플리(Robert L. Ripley, 1890~1949)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TV에서 '믿거나 말거나(Ripley's Believe It or Not)'이란 프로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 속에 잇는 진기하고 놀라운 일들을 모아서 세상에 알린 인물이 바로 로버트 리플리 였습니다. 이분이 아주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만일, 당신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고철25kg이 전부라면... 그것을 그냥 고철로 팔면 5천원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 고철로 말발굽을 만든다면 1만원 정도의 값으로 높여 팔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말발굽 대신 바늘을 만들어 팔면 5백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계의 정밀 부품인 스프링을 만들어 판다면 5억원정도까지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똑같은 원료를 갖고 있더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쓰임새와 가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암울할 현실 속에서 환경적인 것에 대한 불평과 원망만 하고 있으면 5천원짜리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어떤 가치를 갖고 살아가느냐? 에 따라서 5천원짜리 인생이 아니라 5억원짜리 인생으로 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현실에만 머물면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방황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현실을 넘어 그 이상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서에 보면 성자를 잉태한 마리아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 있을 때 천사가 이런 말을 합니다.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For nothing is impossible with God. 누가복음1:37)"
평범한 사람은 현실만 보고 현실의 장벽 앞에서 멈춥니다. 그러나 비범한 사람은 5천원짜리 고철덩어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5억원짜리 시계의 스프링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평범을 넘어 비범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야기 '샘'은 세부교민들께 깊은 숲 맑은 옹달샘의 시원하고 청량한 샘물 한모금 같은 글을 전해드리고픈 바람을 담은 김제환(광명교회 담임목사)님이 집필해 주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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