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살고보니] 두테르테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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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 오래 살고 보니 필리핀 사람들이 늘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갑니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아직도 겸손하고 착합니다. 그러나 간혹 부자들 사이에 또는 권력층 사이에는 엄청난 권위주의와 교만으로 늘 명령만하는 리더십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본인만이 절대 권력을 가진 듯이 안하무인으로 대합니다. 경찰 쪽이나 이민국 또는 부유층에 이런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 사람 주변에 사람이 많이 있질 못하게 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은 조심하게 되고 힘들어 하는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이 나라 대통령에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 등장했습니다. 현직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에 엄청난 권위를 가지고 상대를 압도하는 리더십으로 필리핀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신임 대통령의 공포정치에 지난주까지 900여명의 마약범들이 줄지어 경찰 총에 맞아 죽지 않겠다고 자수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엄청난 폭발적인 국민의 인기를 힘입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리더십은 시작되었습니다.

리더십의 본질

최근 두테르테 정부는 취임 불과 나흘만에 마약범들을 30여명이나 사살을 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살된 한 마약 용의자의 부인은 "남편은 상수도 수리공사를 하던 중이었고 무장도 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무장하지 않은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을 해, 세계적인 인권문제 이슈로 대두되었습니다.

어제 신문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부통령인 로브레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실려 있었는데 정말 특이한 모습입니다. 직무실도 아니고 그저 로비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는 수준입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이 유난이 서먹한 것도 요즘 필리핀 정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입니다. 대통령이 부통령을 인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해석하는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역대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때 부통령을 부르지 않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물론 말라까냥 궁에서 조촐하게 취임식을 하기 때문에 부통령을 초청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지만, 그 조촐한 취임식장 맨 앞자리는 자신의 식구들은 대거 초청을 해서 한 그룹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부통령을 초청하지 않은 대통령의 변명은 더욱 궁색해졌습니다.

또는 이번 취임식 장면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무척 권위적이고 약간 무서운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취임식 연설은 무척 긴장이 되어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새로운 정부를 소개하는데 누가 보더라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대통령 취임연설에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I was not elected to serve the interest of any person, or any group, or any one class, I serve everyone and not only one" 곧 자신은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으로 어느 특정세력만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제 필리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아주 강력한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 예견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20년 이상 살면서 처음 접해보는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발현 모습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나칠 정도로 온건한 필리핀 스타일 리더십을 보여 주었습니다.

처음 접한 라모스 군인 대통령 역시 장군출신이지만 강력한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고, 다음 에스트라다 영화배우 출신의 대통령은 더욱 더 국민들에게 친구의 이미지였습니다. 아로요 대통령조차도 조지 워싱턴 출신의 엘리트와 대통령의 딸이라는 백그라운드 보다는 이모 같은 편안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숭배하는 코라손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키노 대통령도 권위적이기보다는 똑똑하고 잘생긴 다정한 삼촌 같은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은 재임 초기부터 역대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엄청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로 보면, 그동안 편안하고 온건함속에 너무나 풀어져있는 필리핀의 잘못되어 온 정치 모습에 국민들도 지쳐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호응이 과연 계속 이어질까하는 의구심도 조금씩 생겨납니다. 필리핀 특유 열대지방의 온화하고 따뜻한 문화에 익숙해 있던 남방문화인들이 매섭고 추운 공포정치를 얼마나 견디어 낼까 하는 우려에서 입니다.

리더십의 요소들

살아있는 리더십 연구의 대중적인 사람은 존 맥스웰입니다. 이분은 리더에게는 변하지 않는 중요한 21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좋은 성품을 가졌고, 카리스마가 있고, 헌신적이고, 의사 전달이 뛰어나고, 능력이 뛰어나고, 용기가 있고, 통찰력이 있고, 초점이 분명하고, 관대함이 있고, 솔선수범하며, 경청하는 자세, 열정적이며, 긍정적인 태도가 있으며, 문제 해결능력이 있으며, 관계가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하며, 안정적이며, 자기단련이 되어있고, 섬김이 있으며, 배우려는 자세가 강하며, 비전이 분명함' 이런 요소들이 리더가 가지고 있는 목록들입니다. 이런 21가지들에 7가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1) 다른 사람을 위한 리더가 되라. "작은 일을 귀찮아하는 사람은 큰일을 맡을 수 없는 사람이다."
2) 먼저 좋은 부하가 되라. 좋은 부하가 되는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유능한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 육군 사관학교에서 하버드 경영 대학보다 더 많은 리더들이 배출됩니다.
3) 긍정적인 관계를 세우라.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관계적인 것입니다. 대인 관계가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4) 탁월성을 작고 일하라.
5) 감정이 아니라 규율에 의지하라.
6) 당신의 목표에 가치를 부여하라. 평범함 삶으로 돌아간 후에도 오랫동안 존경받는 리더들을 생각해 보십시요. 그들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리더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사명이며 최고의 가치라고 봅니다.
7) 당신의 힘을 나누라. 리더십의 모순 중 하나는 자신이 가진 힘을 축적함으로가 아니라 나눔으로 더 좋은 리더가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저수지가 아니라 강물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을 세우기 위해 힘을 사용한다면 당신의 리더십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까지 확장될 것입니다.

다행히 다바오 한인들의 말에 의하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늘 누구든지 시민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고 밤늦게까지도 모든 사람들의 애환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바오의 많은 시민들이 그분을 존경한다고 합니다. 모쪼록 필리핀 전통인 따뜻함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범죄와 부패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강력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하시기를 간절히 희망해 봅니다.

필자는 23년 전 세부에 정착하여 현재 한사랑 교회 목사, 코헨대학교 세부분교 학장에 재임중이며 UC대학 HRM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