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에 오래 살고 보니 근심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교민들의 숫자가 과연 몇 분이나 될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먹고 사는 문제, 자녀교육 문제, 부부간의 관계문제 아니면 현지인들과의 관계문제 등 많은 문제들과 근심 걱정들로 우리가 현재 남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잇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세부에 처음 도착한 93년 당시 이 낯선 땅에서 정착하기란 절대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수많은 걱정과 염려들이 놓여있었지만 이제 23년이 지난 현재의 관점으로 보면 모든 것은 살아가는 한 과정이었지 않았는가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염려와 걱정과 초조를 거쳐 오늘의 세부 섬은 날마다 번창해 나가고 아름다운 섬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걱정 말아요 그대
요즘 제가 제일 잘 듣고 좋아하는 노래는 바로 들국화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입니다. 가사를 소개해 봅니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애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사실 저는 세부에 20년 이상 있었기에 전인권 노래를 몰랐다가 최근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 하연우가 이곡을 부르면서 알게 되었지만 며칠 전 방학 때 세부를 방문한 중학생들이 이 노래를 다 함께 진지하게 부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곡이 현재 한국에서는 잘 알려진 가요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지난번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 OST로 이 곡을 가수 이적이 부르게 되면서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 듯합니다. 어찌되었든 이곡은 2004년 전인권이 발표한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 두번째 트랙에 실린 노래라고 하며 당시에는 큰 인기가 없었던 곡이라고 합니다. 이런 곡기 이떻게 12년이나 지난 지금 국민들에게 또한 젊은 중학생들에게까지 가슴속에 와 닿는 곡이 되었을가요? 일단 첫째는 가수 이적과 음악대장 하연우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버전으로 편곡을 했고 전인권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를 빼고 대중의 눈에 맞춘 곡해석과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폭풍감동을 주도록 극적인 전화을 시킨 것이 이 노래가 다시금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이고 둘째로는 시대적으로 요즈음 국민들은 우울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모두들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감대를 이 노래가 그 감성을 잘 터치해 주질 않았나' 혼자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OECD 가입한 나라 중 한국은 2014년 자료로는 9개 분야에서 최하위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소개해보면
1) GDP 대비 복지예산 비율 (꼴찌)
2) 국민행복지수 (최하위권) : 국민행복은 자살률, 조출산율, 평균 수명, 주관적 행복도, 환경오염 등에 가중치를 매겨 산정함(연합뉴스 2014년 2월 10일)
3) 아동의 '삶의 만족도' (꼴찌)
4) 부패지수 (최하위권)
5) 조세의 소득불평등 개선 효과 (최하위권)
6) 출산율 (꼴찌)
7) 노조조직률 (최하위권)
8) 평균 수면시간 (꼴찌)
9) 성인의 학습의지 (꼴찌)
입니다.
또한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82점으로 조사 대상인 OECD 회원국 22개국 중 가장 낮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어린이・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충동'을 경험 한답니다. 엄청난 보고입니다.
그래서인지 전 요번에 중학생들이 이 노래를 무척 진지하게 부르는 것을 보고 제 스스로 깜짝 놀랐고 '아... 한국 청소년들이 무척 고민들이 많고 힘들게들 살고 있구나'라는 것을 세부에서 처음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세부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누구도 생각을 못하는 내용입니다. 제 아들은 현재 한국에서 IT분야에서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가 세부에서 태어나서 학교생활을 할 때 참 많은 근심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제 아이는 공부에 관심이 없는 부류이기에 이 아이의 미래에 대해 수많은 염려가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자녀에 대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그렇게 건강한 삶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전 아이가 초등학교 때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때 결정을 했습니다. 공부에 미련을 두지말자 라고 혼자 결정을 하고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걱정보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공부대신 친구들을 만나게 허락했습니다. 왜냐면 저도 학교를 다니다 보니 깨달은 것은 공부로 성공할 수 있는 아이들은 몇 명 되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의사나 변호사가 되려면 벌써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해야 하고 운동을 하는 아이들도 벌써 초등학교 때부터 실력이 월등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공부에 취미가 없는 우리아이를 잡을 수가 없기에 방임형으로 아이를 키웠는데 이제 성인이 되니 그 방임이 나름의 결실을 거두게 됩니다. 우리 아이는 모든 것을 스스로 잘 알아서 합니다. 취업도 그렇고 자기인생을 자기가 잘 설계해 나아가는 훈련이 된 듯합니다. 저는 우리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단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그 아이가 남들보다 월등하고 명문대에 드ㅡㄹ어가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내려놓은 지 오래 되었기에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 Bright Academy 학창시절 한국에서 온 학생들 중 한국 부모님들 몇몇 분들은 그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당신 자녀가 명문대에 가고 대기업에 들어가 주기를 간절히 소망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하숙비가 보통 150~200만원짜리 집에서 공부를 하고 온갖 정성을 자녀에게 쏟아 부으시는데 현재까지 생각한 만큼의 결과물은 안 나오고 아이는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지켜볼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여기에서 태어나 영어를 모국어 만큼 편안해 하고, 한국어도 가족과 함께 대화하며 자유롭게 익혔고, 그 좋아하는 친구관계를 통해 익힌 대인관계가 좋으니 군대 제대 이후, 한국에서도 스스로 취업하고 스스로 제법 기특하게 자기의 미래를 개척해 가고 있습니다.
훈련
미국의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는 우리가 하는 걱정의 96%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합니다. 걱정의 40%는 사실 절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세부에서 살아가면서 근심과 걱정으로 염려가 많으신 분들은 이런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려 보시기를 바랍니다.
1) 과거를 평화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십시오.
2) 다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당신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냐는 것입니다.
3) 시가은 모든 것을 치유합니다.
4) 당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당신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5) 다른 사람과 당신의 삶을 비교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평가하지도 마십시오.
6) 마음을 비우고 웃으세요. 세부에서 사는 삶의 축복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현지인들은 근심 걱정 없이 태평하게 살아갑니다. 물론 어려우면 스스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남에게 의지하는 것은 약점이지만 그러나 늘 남과 더불어 살아 가려하고 함께 풀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부분은 긍정적인 듯 합니다.
우리 교민여러분 세부에서의 삶을 축복합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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