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학들의 2017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2407명을 모집하는 서울대는 1만 7977명이 몰려 7.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세대는 2604명 모집에 3만7321명이 지원을 해 14.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따. 고려대는 3040명을 모집하는 수시 모집전형에 총 6만6975명이 지원해 22.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년에도 필리핀을 비롯해 많은 해외교포자녀, 유학생들이 대거 국내 대학에 수시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지원을 했다. 최근 국내 명문대학들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 대학으로 오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마감한 각 대학별 재외국민 특례전형 결과는 벌써 나왔다. 중국, 필리핀 등 해외에서 오래 거주한 학생들 가운데 수시지원에 앞서 특례지원을 한 학생들이 많아. 몇년 전만 해도 12년 특례는 국내 대학 진학이 쉬웠으나 이제 특례 전형의 문도 매우 좁아졌다. 특례 전형에 지원가능한 카드 6개를 모두 쓰지 않고 아꼈다가 수시에 '영어 특기자 전형'에 도전을 한 학생들도 있지만 이미 6개 카드를 다 소진해 버린 학생들도 적지 않다.
이미 6개 국내 대학 지원카드를 모두 써 버린 학생들은 해외대학 지원으로 방향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수시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도 12월 최종 발표를 봐야알겠지만 '플랜B'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필리핀 등 해외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다행이 영어가 준비됐으므로 미국등 영어로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해외대학 지원은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생각해 볼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SAT, ACT가 준비됐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SAT, ACT 점수가 없어도 내신과 토플만으로 지원할 수 있는 명문대학들이 많다. 내신과 토플만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토플은 주립대학의 경우 80점 내외, 명문 사립대학은 100점을 요구한다. 내신(GPA)은 높을수록 좋다.
미국 대학은 학비가 비싸서 못간다라고 지레 겁을 먹는 부모들이 있으니 국내 대학 비용으로 갈 수 있는 좋은 대학들도 많다. 미국 대학들의 원서 접수가 시작됐다. 대학마다 원서 접수기간이 다르지만 정시(Regular)는 2~3월에 받는다. 마감일 없이 원서를 받는 Rolling 지원 방식을 택하는 대학들은 지금 원서를 받고 있다.
주립대학들 가운데 우선(Priority) 지원 전형을 선택한 대학들은 10월~12월 사이에 원서를 받는다. 빠르게는 11월 1일 혹은 11월 15일에 마감된다.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4년제 대학이 2800여개나 된다. 내가 이름을 아는 대학만이 좋은 대학은 아니다. 전문가와 상의를 해서 학비와 전공, 그리고 수준에 맞는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대학들이 에세이를 요구하므로 지원 대학을 빨리 선정해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은 별도로 장학금 신청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지역은 홍콩, 싱가포르 대학이다. 이 두 지역 대학들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고 학교 수준이 높다. 졸업 후 현지 취업 기회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각 대학별지원 조건이 다양하기에 미리 잘 점검을 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느냐에 따라 지원 조건이 다르다. SAT와 AP, 그리고 IB조건이 다르다. 특히 홍콩대학과 홍콩 과기대, 싱가포르 국립대(NUS)는 아시아 최고의 대학으로 합격이 만만치 않다. 이들 대학 외에도 홍콩, 싱가포르 지역에서 지원해 볼 수 있는 대학들이 많다.
세 번째는 유럽 대학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핀란드 등 여러 나라 대학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나라는 대학 학비가 유학생들에게도 무료인 독일이다. 독일의 교육 수준은 매우 높다. 특히 비즈니스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뛰어나다. 현재 31만명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는 독일은 2020년까지 35만명까지 유학생을 늘릴 계획이다. 독일 대학 지원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각 국가별로 지원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네 번째는 일본대학이다. 일본정부는 향후 전 세계 유학생들을 30만명까지 유치한다는 목표아래 G30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쿄토, 와세다, 게이오 대학 등 13개 대학을 G30 프로젝트 대학으로 지정, 대대적인 재정지원을 했다. 전공 전 과정을 영어로 수업을 하고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립대학은 이공계 전공을, 사립대학은 주로 인문사회계열 전공을 개설했다. 미국 대학들이 국제학생들에게 주 거주민(In State)보다 2~3배 학비를 비싸게 받는 것과 달리 일본 대학들은 해외 유학생에게 대폭 학비를 감면해주고, 거기에다 장학금까지 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따라서 국립대학 학비가 한화 500만원 수준이고, 사립대학은 1500~1700만원 수준이다.
미국 대학 학비와 비교할 때 매우 저렴하다. 학기 시작은 4월 학기와 9월 학기로 나뉘며 지원 시기도 다르다. 일본은 금년에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기초과학분야갸 매우 튼튼한 나라다. 학비도 저렴하고, 교육 수준도 높다.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
다섯 번째는 중국 대학이다. 중국의 굴기는 교육에서도 나타난다. 미국과 G2로 겨루고 있는 중국은 98만 명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는 미국에 맞서 현재 30여만명의 해외 유학생을 5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100개 대학, 1000개 전공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중국은 211공정 대학과 985공정 대학, 그리고 C9대학에 영어로 공부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전공을 개설했다. ㅇ중국대학의 가장 큰 장점은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연간 학비 수준이 300만원에서 800만원 수준으로 한국 대학보다 저렴하다. 또한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등 매우 다양한 전공을 영어로 개설하고 있다. 중국 대학은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보다 미국 등 교육 선진국으로 대학원 진학 후 그곳에서 취업을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정복하려할 때 여러 등반 루트가 있는 것처럼 인생의 정상에 올라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국내 대학을 실패했더라도 그것이 곧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국내 대학 실패를 전화위복, 새옹지마를 만드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이강렬 박사가 청소년에게 전하는 해외 진학과 세계 교육정보미래 교육연구소 소장 : 이강렬 박사 (www.tep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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