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사인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는 금년에도 예외 없이 미국 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유에스 뉴스는 1983년 미국 대학 순위를 내놓은 이래 해마다 랭킹을 내놓고 있다. 미국 대학 랭킹을 매기는 기관은 유에스 뉴스 말고 10여개나 된다. 이 신문은 해마다 갱신하는 미국대학 랭킹 자료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료로 팔고 있다. 미국 대학 랭킹 자료는 이 회사의 대표적 '상품'이다.
유에스(US)가 붙었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이 자료를 미국 대학 굥인자료로 알고 있다. 고려 대학교(Korea University)를 Korea가 붙었기 때문에 한국 국립대학으로 아는 것과 같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 가운데는 이 자료를 무시하는 대학들이 많다. 물론 홈페이지에 자랑스럽게 US NEWS 랭킹 몇 위라고 밝히는 대학들도 있지만 상위권 대학들은 거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대학이 스티브잡시가 잠시 다녔던 Reed College다. 이 대학을 비롯해 상당수 리버럴아츠 갈리지들이 유에스 뉴스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유에스 뉴스의 미국 대학 랭킹에 안달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중하위권 이하 대학들이고 사립대학들이 많다. 이 대학 랭킹에 따라 학생들이 많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립대학은 랭킹에 생존이 달려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일부 대학들은 유에스 뉴스에 제공하는 입학생의 SAT성적을 조작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협격생의 SAT성적을 조작했다가 뒤늦게 이런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른 대학들이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몇 년 전 조지 워싱턴 대학이 SAT성적을 조작해 제출했다가 들통이 났다. 조지아 주 명문 대학인 에모리 대학과 캘리포니아 주 명문 리버럴아츠 랄리지인 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도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망신을 당했다.
이 대학들의 한결 같은 변명은 성적을 잘 못 보냈다는 것이다. 조작이 아니라 실수라는 것이다. 갤럽이 몇년 전 576개 대학 입학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유에스 뉴스 대학 랭킹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91%가 타 대학이 제출한 신입생의 SAT자료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조작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각 대학들이 유에스 뉴스에 보낸 자료들의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대학 랭킹을 둘러싼 파문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전미 대학 카운슬러협회의 자문을 얻어 "유에스 뉴스의 평가 항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평판(Reputation) 항목은 자의적이고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지 교육전문기자인 발러리스트라우스는 "종합 대학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평판도(22.5%)는 경쟁 대학들이 다른 대학을 어떻게 평가하는지(15%)와 고등학교 카운슬러들이 어떻게 대학을 보는지(7.5%)로 구성되는 데 이는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에서 일하는 교직원들이 자기 학교 교육여건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남의 대학의 교육여건에 대해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데 그들의 의견을 들어서 평가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잠깐 유에스 뉴스의 대학 랭킹 사정요소를 보자.
▲ 대학총장, 학장, 입학처장 등의 명성(15%), ▲ 1,800개 고교 대학 입시 카운슬러의 평가(7.5%) ▲ 6년내 졸업률, 2학년 귀환률(20%) ▲ 학급당 인원수, 교직원 연봉, 교직원 학위수준, 학생 대 교수비율, 풀타임 교직원 비율(20%) ▲ 입학생 SAT등의 성적, 고교상위 퍼센티지 학생의 입학률, 지원자 대비합격률(15%) ▲ 학생 1인당 학교지원액(10%) ▲ 예상 졸업률과 실제 졸업률 차이(7.5%) ▲ 동문 기부 비율(5%) 등이다.
전미 대학 카운슬러 협회는 "대다수의 카운슬러들은 유에스 뉴스의 미국 대학 랭킹이 실제 대학의 교육 현장과 교육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 했다. 뉴욕 타임즈도 오래 전부터 비판의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2017학년도 미국 대학 지원을 앞두고 지원할 대학을 정해야 하는 시기다. 해마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유에스 뉴스의 대학 랭킹을 보고 지원할 대학을 고르고 있다. 미국 공인자료가 아닌 '상업성이 담겨있는' 사기업의 상품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있는 것을 본다.
유에스 뉴스의 대학랭킹은 그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지 대학 선택의 절대적 자료로 믿어서는 안된다. 대학의 이름값, 명성만을 보려면 유에스 뉴스 자료가 어느정도 유용하나 교육의 질이 좋은 대학을 찾으려면 좋은 자료가 아니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이 꼭 좋은 대학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에스 뉴스 미국 대학 랭킹은 '참고 자료'일 뿐 대학 선택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이강렬 박사가 청소년에게 전하는 해외 진학과 세계 교육정보미래 교육연구소 소장 : 이강렬 박사 (www.tep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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