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원서 작성과 에세이 쓰기 시작하라
TV 광고 성패는 10초다. 월드컵, 미국 수퍼 볼 등 대형 이벤트가 있을 경우 중간 TV 광고로 30초가 주어진다. 이 짧은 시간 안에 기업들은 승부를 건다.
이 시간 안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 광고는 실패한 것이다. 거기에 등장하는 상품은 더 이상 구매력을 갖지 못한다.
올림픽, 미국의 수퍼볼, 월드컵 경기에서 경기와는 별개로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TV 광고전을 벌인다.
미국의 수퍼볼 광고는 30초 기준 500만 달러나 된다. 1초당 17만 달러, 거의 2천만원 수준이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은 특별한 광고기법을 동원한다. 기업들은 30초라는 짧은 광고 시간에 자사 제품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서 여기에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광고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금년 미국 수퍼볼 TV 중계에 현대 자동차는 90초짜리 광고 제작을 해 미국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이를 위해 광고제작비로 150억원을 들였다고 한다. 기아차도 100억원을 투입했다고 한다.
입학 사정관이 "어- 이 학생 봐라!"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이런 광고의 개념은 대학입시에서 입학 사정관의 마음을 잡는데도 적용된다. 광고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입학사정관에게도 감동을 주어야 한다. 입학 사정관이 지원서를 펼쳐 든 순간 "대단한 학생이구나. 좀 더 살펴보자"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더 꼼꼼하게 원서를 읽고 지원자의 당락 여부를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할 것이다. 궁금증을 갖고 한 줄이라도 더 세심하게 지원서를 읽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 괜찮은 학생이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해야 한다.
지원 학생이 많다 보니 입학 사정관들이 입학 원서를 읽는 시간은 길어야 몇 분이다. 하버드 대학의 경우 2017학년도에 총 3만9506명이 지원을 했다. 브라운 대학 3만2724명, 코넬 4만7038명, 컬럼비아 3만7389명이 각각 지원을 했다. 십여 명의 적은 수의 입학 사정관들이 그 많은 원서를 소화해 내기란 쉽지 않다.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설렁설렁 볼 수는 없다. 많은 대학원서에서 입학 사정관들이 찾으려는 것은 "너는 누구냐?"에 대한 답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나요 나!"라고 외치고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명확한 잣대를 갖고 있다. "우리 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학생인가?"이다.
입학 사정에서 내신(GPA), SAT-ACT 등 이른바 숫자로 표현되는 아카데믹 레코드 점검은 1분 이내면 끝난다. 분명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Academic Index를 통해 1차로 거른다. 상당수 학생들이 학업적 요소(Hard Factors) 검토 단계에서 탈락한다. 각 대학마다 Cut off의 기준이 있다. GPA 3.2, SAT 1300점으로 하버드 대학을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했다면 1차 점검에게 바로 컷 오프 된다. 입학 사정관들은 에세이나 추천서를 읽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GAP 3.98, SAT 1580점 학생은 일단 1차 관문에서 컷 오프 되지 않고 본선에 올라가 Soft Factors를 점검 받게 된다. 이때 입학사정관들은 에세이, 추천서, 특별활동,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학생의 특징과 재능, 학생의 지적 관심, 성격,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즉 Soft Factors를 통해 당락이 최종 결정된다. 에세이와 추천서, 특별활동이 당락을 결정하게 된다. 포괄적(Holistic)평가 방식이다.
필자의 미래교육연구소가 컨설팅 하는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때부터 학생들에게 지원서를 작성하고 에세이를 쓰도록 도와주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즉 시간을 갖고 충분한 검토와 최적의 원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지원자의 특성과 재능, 활동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확실하게 드러내도록 도와주고 또 학생이 쓴 것을 보완해 준다. 시간이 많을수록 보완과 지도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원서를 일찍 쓰도록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원자의 기록들을 잘 검토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을 잘 보이게 만들고 여러 가지 팩트들을 잘 조합하고 포장해 입학 사정관이 감동하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역할이다. 없는 것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있는 것을 잘 포장하는 기술은 필요하다. 혼자서도 잘하는 학생들이 분명있다. 외부 도움 없이 혼자 원서를 작성할 경우 필자가 강조한 점들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 대학들은 특별활동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신용사회이기 때문이다. 일부 유학원들은 이 점을 악용해 없는 기록을 만들어 원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을 보았다. 가짜 기록을 지원서에 써 넣었을 경우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지하철 공짜로 탔다가 30배의 벌금을 무는 것과 같다.
대학 입시는 해마다 돌아오지만 같은 선수가 뛰는 경기가 아니다. 선수에게는 일생일대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일기일회다. 패자 부활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4년을 준비한 대학 입시가 좋은 결실을 맺도록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수퍼볼 등 대형 경기에서 30초 안에 광고의 승부가 갈리듯 대학 입시에서는 당락이 5분 이내에 갈린다. 단 5분에 지난 4년을 담아 '나요. 나!'를 외쳐야 한다. 수만 장의 입학원서를 보면서 지친 입학 사정관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을 원서를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미래 교육연구소 소장 : 이강렬 박사 (www.tep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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