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에게 상담을 온 어느 학부모가 말을 했다. 이 학부모는 "서울 강남 모 유학원을 방문했더니 리버럴아츠 칼리지만을 추천한다. 커뮤니티 칼리지(CC)를 가라고 한다. 거기 가지 말라."라고 말을 전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 심지어 유학원들조차 리버럴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미국 리버럴아츠 칼리지를 더 자세히 한번 더 소개할 예정이다.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대학교육에서 정말 괜찮은 교육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버럴아츠 에듀케이션은 무엇이고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어떤 대학인가?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킬리지(College)'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흔히 말하는 커뮤니티 칼리지(CC)가 아니다.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리버럴아츠 에듀케이션'을 시키는 4년제 대학을 말한다.
그렇다면 '리버럴 아츠 에듀케이션'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한마디로 창의적 사고와 글쓰기를 바탕으로 학문의 기초를 넓게 깊게 가르치는 대학이다. 리버럴아츠 교육은 본래 그리스에서 시작됐다. 그리스가 이 교육의 발상지다. 이것이 유럽으로 건너와 대학 교육에서 체계화됐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활짝 꽃을 피웠다. 이제 리버럴아츠라고 하면 미국의 리버럴아츠 교육을 말하게 됐다.
미국 대학은 크게 연구중심대학(National University)과 학부중심대학(Liberal Arts College)로 나눌 수 있다. 연구중심 대학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이 있는 큰 규모의 종합 대학이고, 학부중심의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학사과정만 있는 규모가 작은 대학이다.
연구중심대학과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외향적으로 석・박사 과정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되지만 내면적으로 리버럴아츠 교육을 시키느냐 안 하느냐 차이다. 우리가 아는 컬럼비아대학, 라이스 대학, UC 버클리 등은 연구중심대학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명문 사립대학 들은 거의 모두 연구중심대학이다.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윌리엄스, 앰허스트 대학 등이다.
여기서 한가지 꼭 알려드리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세계 최고의 대학, 미국 최고 대학인 하버드 대학도 커리큘럼으로 리버럴아츠 에듀케이션을 시키고 있다.
'리버럴아츠 교육'이 얼마나 좋길래...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영어, 역사,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과 같은 인문 사회학 중심의 커리큘럼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며 사고력과 문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독서를 요구한다.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주된 목적이 학부에서 공부하는 기초를 가르치려는 데 있다. 대부분 사립대학이고 학생 수가 적다. 이 대학들은 균형 잡힌 학습 경험과 창의적인 학습능력, 지적호기심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직업준비보다는 전인적인 교육에 관심을 더 둔다. 역사, 철학, 문학, 종교학과 자연과학(생물학, 화학, 물리학), 언어, 수학 등 일반 연구 중심대학과 다름없는 전공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매우 전공이 다양화해서 공학, 비즈니스도 제공한다. 또 일부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 코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 대학은 1636년 하버드 대학이 설립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초기에는 연구중심대학인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 대학들도 소규모 리버럴아츠 칼리지 성격을 가졌다. 이후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발달, 이를 중시하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리서치 대학, 테크놀로지 중심대학으로 바뀌었다. 대학이 대형화 되고 교수들은 연구와 출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됐다. 그러나 지금도 하버드, 스탠퍼드, 예일 대학 등은 리버럴아츠 교육을 매우 중시하고 커리큘럼으로 채택하고 있다.
리버럴아츠 칼리지 교수들은 연구 교수가 아닌 티칭 교수다. 즉 가르치는 것을 주 목표로 하고있다. 생물, 화학 실험실에서의 수업도 직접 교수가 진행을 한다. 연구중심 대학은 석박사과정의 조교들이 실험실습을 진행을 한다. 한마디로 교육의 질에서 연구중심대학보다 학부중심대학이 월등이 높다.
■ 리버럴아츠 칼리지 장점
1. 학생 중심 대학이다.
연구중심대학은 말 그대로 연구가 중심인 대학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는 더 연구하고 출판하는 데 관심이 많다. 실험실습이나 리서치도 석・박사 과정학생들이 학부생들을 이끈다. 그러나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교수들이 학부 교육에만 몰두 한다. 한마디로 티칭 교수들이다.
2. 소수로 운영된다.
연구중심대학은 대형 혹은 중형 대학들이다. 반면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소형대학이다. 연구중심 주립대학 학생 수는 몇만 명이다. 사립 연구 중심대학도 5천 명에서 1만 명이다. 그래서 밀도 있는 토론 수업이 쉽지 않다. 교수와 친밀해지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소수 정예로 운영되며 교수와 친밀하게 지내고 모든 수업은 교수가 직접 한다. 교수가 학생 이름을 모두 다 알고 인간적으로 가깝다.
3. 학습 동기가 뚜렷한 학생들이 모인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리버럴아츠 칼리지 학생들은 학습동기가 뚜렷하다. 학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한다. 따라서 대학원, 특히 로스쿨, 의대, 약대, 치대 등 전문대학원 진학률이 일반 연구중심대학보다 월등히 높다. 통계를 보면 박사 배출 비율이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훨씬 높다.
4. 교수와의 친밀도가 높다.
학생 수가 많은 연구중심대학에서 학생들은 교수와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교수와 학생의 교류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항상 교수를 만나 토론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교수 연구실에서 만나는 오피스 아워가 있어서 학생은 교수를 정기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
5. 의지가 약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교수들은 학문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만나 도우려 애쓴다. 많은 학생수에 압도당해 혼란을 느끼는 연구중심대학 학생들과 달리 교수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연구중심대학은 교수가 일일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
6. 동문들의 유대가 강하다.
많은 이들은 하버드대 등 명문 대학들의 동문 관계가 더 끈끈할 것으로 보나 그렇지 않다. 규모가 작은 만큼 오히려 동문 간의 유대와 협력이 더 강하다.
7. 조교가 없다. 교수가 직접 가르친다.
대학원이 없기 때문에 조교가 없다. 교수가 직접 모든 것을 가르치고 지도를 한다. 실험 실습도 마찬가지다.
8. 장학금/재정보조가 많다.
연구중심대학보다 재정이 튼튼하다. 따라서 재정보조를 많이 준다. 국제학생에게도 많이 준다.
미래 교육연구소 소장 : 이강렬 박사 (www.tep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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