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의 명문학교, 세이크릿 하트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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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 줄 아는 'World People'의 육성을 꿈꾼다

평일 아침 7시. 탈람반에서 칸두만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양방향 모두 늘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도대체 출근용 차량들로 보기엔 너무도 이른 시간인데, 왜 이 길은 이렇듯 이른 아침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것일까. 가만 양쪽으로 죽 늘어선 차들엔 모두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다. 세이크릿 하트 스쿨 아테네오 드 세부(Sacred Heart School-Ateneo De Cebu 이하 SHS)의 통행 스티커다. 세부의 도로사정이 그닥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정말 학교 하나 때문에 하이웨이라 불리는 이 길이 늘상 막히는 걸까? 그렇다.
도심도 아니고, 특별한 회사나 구조물이 있지 않은 이 외곽 도로가 매일 아침이면 SHS로 들어서는 3천 여대의 차량행렬로 이어진다. 이 학교가 매년 학부모들에게 발행하는 학교통행용 스티커 숫자는 3천장을 훨씬 웃돈다.
킨더부터 하이스쿨까지 총 4천 여 명의 학생이 공부를 하고 생활을 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각각의 독립된 건물동을 보유하고, 그늘이 있는 대형 체육관이 2동, 수영장과 두팀의 축구경기가 동시에 열려도 여유가 있는 너른 운동장까지. SHS은 학생수나 학교 규모면에서 세부에서 가장 큰 학교이다.

세부의 중상류층 부모들이 보편적으로 계획하는 아이의 미래는, SHS에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유를 꼽자면, 1955년 개교한 이 학교는 필리핀 명문 학교계열인 아테네오의 학교이다. 중국계 사립학교로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중국어는 영어와 수학 같은 필수 과목이다. 국가 종교가 가톨릭인 필리핀에서 가톨릭 학교인 SHS는 일찍부터 가톨릭 교리와 성경을 가르친다. 또한 이 학교 출신의 인사들이 필리핀 문화와 경제, 금융 등 전 분야에서 오피니언 리더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도 세부 명문가의 자녀들 중 많은 수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부모들 중 이 학교 출신이 많다.
때문에 가족과 인맥, 학연을 중시하는 필리핀 문화 속에 SHS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SHS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은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스페인 등 다양한 국적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국 학생이다.
세부에서 가장 큰 학교이고, 구변에 SHS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국 부모들 가운데도 이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과연 SHS는 어떤 교육을 하고 있을까. SHS의 마누엘 우이 신부(Fr. Manuel A. Uy, S.J.)를 만나 SHS와 그들의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웠다.


SHS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학교는 1955년 처음 개교했습니다. 가톨릭 예수회의 중국과 필리핀 교육공동체가 창립한 학교로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가톨릭 예수회 계열의 학교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데 한국의 서강대학교가 우리와 같은 가톨릭 예수회 학교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학교는 망고스트리트 부근의 작은 규모였는데, 2007년 지금 만다위 교정을 짓고 이전을 했습니다.

SHS 출신 중 손에 꼽을 만한 유명인이 있습니까?

우리학교 출신의 유명인은 필리핀 각계 각층에 널리 퍼져있어 딱히 누구라 몇 명을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계와 재계, 금융, 미술과 방송, 교육계와 의료계에서 활동하는 분들, 최고의 디자이너와 화가, 심지어 2014년 미스 필리핀으로 선발된 최고의 미녀도 우리학교 출신입니다. 하하. 인터넷 검색을 통하면 더욱 구체적인 인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학생은 몇 명이나 공부하고 있습니까? 또 혹시 한국학생들 만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우리학교에는 총 98명의 한국학생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가 좀 더 적고, 4학년부터 10학년까지는 학년별로 1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음... 장점은 매우 적극적이고 활달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이 무엇을 묻거나 질문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감정 표현도 잘하는 편입니다. 일본 학생들은 수줍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많죠. 단점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단점이라고 부를게 없습니다. 한국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요. 오늘은 조금 잘못해도, 내일이면 다시 고쳐 질 수 있는 변화의 파워를 가진 기적체들이니까요.

SHS에 입학 혹은 전학에 대해 궁금해 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정보를 주신다면...

우리학교는 매년 1월부터 3~4월 까지 신입 혹은 전학생에대한 스케줄을 잡고 있습니다. 1학년과 7학년의 경우는 서류 전형을 합격한 경우, 입학시험을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입학이 가능합니다. 다른 학년의 경우는 학년에 공백 학생 수에 맞춰 전입학생을 뽑기 때문에 매년 그 수가 달라집니다. 다만 우리학교는 학과 공부에 대해 엄격한 편입니다. 따라서 전학하고자 하는 학생의 평균 성적이 이전 학교에서 85점 이하인 경우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영어 점수는 더욱 중요한 고려대상입니다.
12월 첫째 주부터 학교 홈페이지(www.shs-adc.edu.ph)를 통해 인포메이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HS의 교육철학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의 교육철학은 '우리의 미션(Our Mission)'속에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요약하자면 "SHS는 가톨릭의 중심 아래서, 능력과 도덕심, 협동심, 배려의 정신을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되기 위하여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욱 그렇게 되어야 한다.(do more and be more)".
우리학교에 처음 입학한 학생들과 전학 온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에서 반드시 우리의 미션을 익히게 됩니다. 또한 매주 조례에서 우리의 미션을 낭송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상을 향해 손을 내미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봉사와 나눔의 정신을 알고, 어려운 이들을 동료와 이웃으로 여기며 같이 일어서도록 손을 내미는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