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사춘기 (스가하라 유코 저, 이서연 역 / 한문화)
사춘기 성장통, 온몸으로 겪고 있는 아이, 어떻게 도울까?
이제 막 한국나이로 10살이 된 첫째를 둔 내가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제껏 이 또래 나이의 아이들은 학생으로나, 조카 혹은 아시는 분들의 자녀로 잠깐씩 밖에 만났을 뿐이다. 즉, 그동안 밀착된 관계를 가진 적이 없고 그들의 부모나 선생님이 그들에 대해 '토로'하는 어떠한 어려움에 대해서만 늘 들어왔고 가끔 관련된 서적을 읽은 것이 고작이다. 사실, 꽤 어려운 나이라고 생각해 그간 생각을 미뤄왔다. 도서관을 열면서도 0세부터 13살까지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라고 못을 박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그 이상의 나이의 소년소녀는 아무래도 내게 미지의 세계다. 심지어 내가 그 시기를 거쳐 살아남은 한 사람임에도 불고하고 말이다. 부모들도 그럴 것이다. 그들 또한, 사춘기를 무사히 보내고 혹은 격정 넘치게 보내고 부모의 자리에 선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모두 '막연'해 하지 않는가?
나는 얼마 전 그 막막한 마음이 되었다. 아시는 분의 부탁으로 올해 16살이 되는 친구와 두 달이 못 되게 지내게 됐다.
아, 컸다. 키가 170인 친구는 얼핏 보면 대학생처럼도 보였다. 때문에 나는 부모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다 자란 남자'로 그 친구를 대했다. 즉, 성인처럼 여긴 것이다. 그런데 이틀 뒤에 이 친구가 울면서 '마이구미가 먹고 싶어요.', '여자 친구랑 카톡이 안 돼서 불안해요.' 하는 게 아닌가? 나는 그 친구와 함께 아씨마트로 가서 마이구미와 마이쥬, 초콜릿을 한아름 사주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10살인 아들이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며 '다 컷구나!'하고 생각했던 일과 덩치가 커서 중학생처럼 보이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너무도 쉽게 '다 큰 녀석이!'라고 했던 말을 모두 반성했다.
우리 집 손님으로 온 16살은 더 없이 의젓한 아이다. 겉보기에는 분명 그랬다. 하지만 이 녀석과 마음을 터놓은 뒤로,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터질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말, 어둡고, 과격하고 혼란스럽다는 사춘기 남자 아이의 기질을 다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나와 같은 무지한 사람 때문이다. 아이도 어른도아닌 채 몸과 마음의 불균형을 심화하게 그 아이들을 대하지 않았는가? 가장 처음 해결해야 할 것은 '대화' 였다. 표현의 기술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여러가지 규칙들로 억매이면서 반항심과 저항심이 깊어지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답답하고 힘들고 혼란스럽겠더라. 아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부모와의 대화였고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어요"하고 짧게 자신의 상태를 털어놨다. 아마도 그날 나와 그 녀석은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도울 길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실만한 내용들은 전해 드렸다.
곧 나에게 닥칠 일. 나는 스가하라 유코의 저서 「내 아이의 사춘기」를 펼쳐 들었다. 이 아이와 함께 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사춘기가 가까운 자녀가 있는 부모님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콩세알 도서관 부모교육서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