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의대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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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서 헝가리 의대 입학에 대해 소개하는 세미나를 가졌다. 세미나 참여율은 생각보다 저조했지만, 다른 여러 채널을 통한 질의와 상담 의뢰 건수가 의대에 대한 높은 관심도 잘 대변해 주었다. 문의에 답하고 상담을 하는 과정 속에서 헝가리 의대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해외 의대에, 더 아나가 미국과 호주 대학 입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에 진행했던 질의와 상담에서 나왔던 주요 이슈들에 대한 내용을 지면으로도 같이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이 생각되었고 이 정보가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어느 나라 의대가 좋아요?"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 하시는 질문이다. 한 칼에 속 시원한 답을 원하시는 부모님의 기대치를 충족해드리기에는 변수가 많은 질문이다. 그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탐색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오늘은 그 탐색 과정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탐색 요소의 첫 번째는 졸업 후, 그 나라의 의사 자격증 획득 여부이다. 너무나 당연한 고려 사항이지만, 놀랍게도 꼭 필요한 이 탐색의 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 의대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며, 주마다 유학생에 대한 입학 조건이 다르다. 어떠한 프로그램을 했던, 모든 졸업자는 총 3차로 이루어 지는 미국 의사 자격증 시험(USMLE)을 통과해야 미국 의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 1, 2차는 학생 신분으로 응시 할 수 있다. 하지만 3차는 의전 졸업 후, 1년의 인턴과정을 완료해야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인턴을 하기 위해서는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가 아닌 경우에 H1 또는 J1 계열의 working visa가 필요하며, 따라서 일반 유학생이 미국 의사 자격증을 따는 것은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필리핀은 어떤가? 세부에만 의대, 치대를 다니는 한국인이 약 30여명에 이른다는 정보를 들었다. 이 중, 필리핀 국적을 획득한 분은 없어 한 분도 필리핀 의사 자격 시험 응시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

두 번째 요소는 한국 내 의사 자격증 응시 가능성이다.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국시원)에서는 현재 12개국 40여개 대학 의전 출신, 현지 의사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국내 의사 자격 고사 응시를 허용하고 있따. 여기서 유념할 사항은 국시원의 인정은 한 국가가 아닌 특정 대학에 대한 인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국시원에서는 현재 12개 대학만 인정을 해주고 있다.

세 번째 요수는 제 3국 진출의 가능성 및 용이성이다. 글로벌화에 힘입어 제 3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가운데, 현재 공부하는 나라의 의사 자격증으로 제 3국 진출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아봐야 한다. 정리하자면, 위의 세 가지 탐색 요소를 각자의 진로 희망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한 후, 나라와 대학을 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격증을 취득한 국가에서 의사로 정착이 희망 진로라면, 유학생 신분으로 현지 의사 자격증 취득 가능한 국가와 대학을 선정하면 된다.

한국에서의 의료행위 보다는 현지에서의 정착 또는 제 3국 진출을 중요시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예가 헝가리 의대, 치대, 약대에 진출해있는 약 200여명의 한국 유학생(2014년 기준)이다. 현지에 정착을 목적으로 하거나 또는 28개 EU 회원국으로 추가 인증 절차 없이 진출할 목표로 진학한 케이스다. 이 대학이 2014년 우리나라의 국시원에서도 인정되어 이제 헝가리 의대를 졸업하고 국내 진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너스로 얻게 되었다.

필리핀 의대를 다닌다는 것은 상기 3개 중 첫 번째 요소, 즉 유학생 신분으로 현지 자격증 취득이 불가능 하다는 불편한 사실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상담을 통해 이곳 현지 의대/치대/약대 전공 학생이나 부모님들이 이 진실에 대해 대처하고 있는 방안은 다음 두가지로 정리되는 것 같다.

가장 많이 고려 중인 방안이 3년차에 미국등과 같은 곳으로 편입이다. 편입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대학의 편입과 학점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상담 케이스에 드러났듯, 이해도가 위험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낮았다.
상담자 대부분, 한국 편입 시스템에 근거 추측 또는 '카더라' 통신에 의한 이해였다. 미국 의대를 의예과 + 본과로 구성된 한국 시스템으로 생각한다면 안 된다. 이러한 개념의 시스템을 채택한 대학은 극 소수이다. 반면, 학부에서 생물, 화학 관련 전공 졸업 후, 입학 시험을 통해 의전 입학하는 과정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곳에서 공부하는 Pre-med 자격으로 미국 대학편입을 할 경우, 생물/화학 관련 전공으로의 편입이며, 몇 학점을 인정 받는지, 더 아나가 'TOEFL, SAT/ACT'가 요구 되는 경우가 있다는 등 고려해야 할 내용이 예상보다 많다.

현지 의대 학생과 부모들의 두 번째 대처 방안은 현지 졸업 후, 미국, 헝가리, 네덜란드와 같은 제 3국에서의 의사 자격 고시 응시다. 얼마 전 알게 된 한 학생이 이 길을 가고 있었다. 이 부분은 학생과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지만 긴 설명 없이 "No"라고 말씀 드렸다. 제 3국에서의 의사 자격 고시에 응시 하려면 우선 그 나라에서 필리핀 의대 교육 과정을 인정해야 한다. 과연 필리핀 의대 교육 과정을 인정하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건 현지 의대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 구성을 보면 간단해 진다.
내가 본 필리핀 의대에서의 외국인은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주목할 만큼 많은 의대생을 보내던 이란도 2012년 기준 입학 학생을 마지막으로 필리핀 의대 과정 인정이 정지 됐다. 제 3국에서 의사 자격 고시를 보려면 필리핀 의대 교육과정 인정돠 더불어 필리핀 의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나라 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알려진 나라, 특히 한국인이 '갈만한' 곳은 이 요건이 충족되어야만 한다.

지난 수개월 동안 필리핀 현지 의대 졸업 후 해외로 나간 학생 몇명을 추적해 보았다. 실제 학생 또는 그 부모님을 통해 확인된 내용은, 졸업 후 미국으로 간 학생들은 대부분 의료 기술 관련 전공으로 전과 하여 평균 2년 정도 수업 후 졸업한 거으로 확인 되었다. 대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있고, NGO에 취업하여 제 3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또한 필리핀 의예과 졸업 후 유럽으로 간 학생들도 있다. 현지에서 입학 시험 면제 받고, 처음부터 다시 의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의대 특히 해외 의대 진학은 다른 나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어려운 토픽이라 복잡한 과정이다. 따라서, 지면으로 짧게 설명하기에는 깊이 있는 이해가 어려울 뿐 더러,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약 6주간에 걸친, 세부 현지 상담 결과를 근간으로 준비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상담문의 : 카톡 simonleenz / 전화 0917-601-9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