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통 춤과 필리핀 전통 공연이 있는 라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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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손잡고 볼만한 세부 유일의 볼거리
필리핀 관광의 대표적 볼거리로 ‘어메이징쇼’를 꼽는다. 그 오랜 역사와 ‘게이쇼’라는 특이성 때문에 필리핀 여행을 온 사람들이라면, 어김없이 ‘어메이징쇼’를 찾는다. 어메이징하다는 이름에서처럼 한번쯤 볼만하다. 어메이징쇼는 각 무대의 스토리성과 시각성, 희화화에 성공한 대표적 공연이라 할 수 있다.
단, 아이들과 함께 가서 보기에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든다. 아주 어린아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면, 함께 손을 잡고 어메이징쇼를 보러 가기 껄끄러울 것이다. 대단히 개방적인 부모이더라도, 주저하게 될 것이다.
라카차는 어메이징쇼에 망설이는 마음이 드는 가족 단위 관광객에 안성맞춤이다. 필리핀의 전통춤과 불쇼, 아크로밧, 마술쇼를 기본으로 하여 아프리카 전통춤, 하와이 전통춤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춤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식사를 하며 세계의 전통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주기에도 좋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기는 디너쇼
세부 헤르난콜테스에 위치한 공연장은 거리적인 면에서 막탄 소재 호텔을 택한 관광객에는 불편한 면이 있다. 막탄의 대표적 리조트이자, 비교적 세부와 인접한 상그릴라의 경우, 교통 체증이 없다면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공연 시간이 7시인 것을 고려하면 교통 체증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세부 시티투어의 하이라이트로 이곳에 들려 저녁을 먹으면서 공연을 보기를 권한다.
사실 어디를 가서 저녁을 먹어도 1인당 400페소는 염두에 두어야 하는 세부 물가를 감안하면, 실제 공연을 관람하는데 드는 비용은 거의 무료에 가깝다. 한국의 디너쇼들이 대부분 5만원에서 10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더구나 저렴한 편에 속한다. 더구나 어린이에 할인 요금이 적용됨으로, 어린이가 많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 가격적인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단체일 경우의 매니저에 직접 문의하면 단체 할인 가격을 적용 받을 수도 있다.

아프리카로 빠져들게 하는 가면극
눈을 감으면 아프리카가 떠오르는 음악을 배경으로, 사자와 스프링복, 치타 같은 동물들이 무대로 튀어나온다. 그리고 이들이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춘다. 아프리카에 대한 그림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들이라면 “스프링복이다!” 혹은 “치타다!”하고 외치면서 공연에 빠져들 것이다. 이들이 어우러져 추는 군무는 아프리카의 동물들이 공동체로 어울려 사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커다란 가면 아래로 살짝 보이는 무용수의 얼굴에서 호기심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이럴 때, 아이와 아프리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프리카의 생태계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딱히 아프리카에 대해 말하지 않더라도 공연을 보며, 아프리카에 대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원더랜드로 떠나는 여행
피터팬과의 모험을 떠올리게 하는 이 공연은, 영국의 뮤지컬을 짧게 티저로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아이들의 경우는 흥겨운 노래와 함께 군무를 즐기며, 화려한 색상에 눈을 빼앗긴다. 어메이징쇼와 같이 이야기 형식으로 레퍼토리가 진행되지는 않지만, 보는 동안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만은 크다. 피터팬을 읽은 아이라면, 단번에 이 무대의 컨셉이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

하와이 훌라춤
하와이의 훌라춤이 무사들을 전쟁터로 내보낼 때에 여자들이 그들을 위해 추는 춤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하와이 전통 의상을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춤을 추고 이어, 무사들이 그 사이를 오가며 전쟁터로 나가기 전에 전의를 가다듬는 군무가 일품이다. 달빛이 은근한 아래서 훌라춤을 추던 평온한 느낌에서, 전쟁터로 떠나는 남성미 가득한 전사들의 춤까지. 원시 부족의 전통 문화 체험에 이만한 게 없다.

스페인 투사와 탱고
스페인 투사와 무희가 무대를 누비며, 관객을 스페인의 광장으로 안내한다. 발을 구르며, 투사가 무희를 향해 빨간 깃발을 휘두르고 아름다운 여성은 스페인 투사의 가슴에 안기며 하나가 되어 스페인의 열정 가득한 춤을 보여준다. 탱고에 가까운 이들의 춤을 보며, 스페인의 투사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아크로밧
곡마단을 연상하게 하는 아크로밧 무대. 지금은 서커스 공연을 보자면, 어마어마한 돈을 내야 한다. 대표적인 공연 중에 태양의 서커스는 관람료가 하늘을 찌른다. 물론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기술을 보여준다. 라카차의 아크로밧은 태양의 서커스만큼은 아니지만, 관람객에 아찔한 순간과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어린아이가 보여주는 놀라운 곡예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아이를 둔 부모나 아이들은 이 어린아이의 연기가 안쓰럽게도 하겠지만, 정작 아크로밧 공연을 하는 아이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의 가족과 동생이 생활할 수 있고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거리에서 구걸을 했을 거라고 말하며 “커서, 제대로 된 곡예사가 되고 싶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어설픈 재미가 있는 마술쇼
화려한 마술이 아니다. 이들의 목적은 마술의 트릭이 아니라, 재미다. 관객이 웃으면 만족하는 진정한 광대이다. 그래서 이들은 제대로 된 마술 사이에 코미디를 가미했다. 솔직히 유치하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도 있으나, 아이들은 열광한다. 도대체 비둘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아빠에게 물어온다면, “그러니까 마술”이라고 답해주자.

뜨거운 맛, 불쇼
동남아시아의 어느 나라를 가도 빠지지 않는 불쇼. 서커스 공연에서도 빠지지 않는 공연 아이템 불쇼. 몇몇 호텔의 전통 공연에서 불쇼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불꽃의 뜨거움을 맛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필리핀 전통춤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은 남녀가 필리핀 전통춤을 선보인다. 이 춤은 필리핀에서 사는 교민들의 경우는 항상 볼 수 있는 춤이 아니다. 필리핀 전역에서 벌어지는 피에스타 때에나 목격되는데, 세부에서는 시놀룩 축제에서나, 학교 행사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 코코넛으로 무릎과 팔둑을 장식한 의상을 입은 필리핀 전통 부족의 춤이 함께 어우러지며, 불쇼와 우리나라 고무줄놀이와 유사한 대나무 놀이가 어우러진다. 대나무놀이는 무대에 올라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다. 망설이지 말고 함께 올라 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