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세부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J Park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마간 마리바고 지역이 그렇다. 관광객이 많다보니 현지인만큼이나 한국인을 마주치기가 쉽고, 한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영업하는 한국 슈퍼, 식당, 커피샵등 한국형 편의시설들이 집중되어 있는 까닭이다. 물론 편리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아~ 이국적인 풍경 좀 즐겼으면' 싶은 아쉬움도 없지 않다.
그런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그리울 때 안성맞춤인 곳을 찾았다.
J Park 리조트 후문에서 도보로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꼰띠끼 리조트 내 노천 펍레스토랑 옥시즌(OXYGEN)이 바로 그 잇플레이스다.
옥시즌은 슬로바키아인인 라세티와 이탈리아인인 모레노가 우정을 밑천으로 의기투합해 함께 운영하고 있는 펍레스토랑이다. 이들은 각각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오랜 시간 외식업에 종사하며 경험을 쌓아온 쉐프 출신 외식 베테랑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라세티는 세부와 영국의 런던을 오가며 외식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현재 런던에 수제버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영화 마케터로 활동하던 모레노는 평소 취미로 가지고 있던 음식에 대한 열정을 제2의 직업으로 바꾼 케이스다. 전문 요리사로 전업한 그는 후에 한국으로 진출해 첨담동 소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를 거쳐, 제법 신뢰할 와인리스트를 갖추고 음식과의 조화로운 와인 추천 능력일 지닌 레스토랑으로 유명세를 탔던 인사동 소재 이탈리안 레스토랑 '롯시니' 쉐프를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세부의 여유롭고 슬로우한 삶이 좋아 이곳을 제2의 삶터로 정했다는 이들이 기곳 꼰띠끼를 눈여겨 본 계기는 스쿠버다이빙 때문이었다고. "지난해에 다이빙을 시작한 라세티를 따라 이곳 꼰띠끼에 왔다가 이곳을 처음 보았어요. 바다와 맞다은 어마어마하게 멋진 장소에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펍바가 있더라고요. 즐겁게 찾아가 커피도 마시고, 와인을 곁들인 음식도 주문했었는데... 음~ 실망스러웠어요. 음식과 음료의 수준이..." 모레노는 자연그대로 멋진 풍광 속에 들어앉은 레스토랑이 격에 못미치는 음식을 서비스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미 모벤픽 호텔 근처에 피자전문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던 외식전문가들에게 꼰띠끼 소재의 펍은 아직 세공을 하지 않은 보석처럼 안타까웠다고. 그런데 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레스토랑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었습니다. 당장 계약하고, 바닷바람에 지친 인테리어와 주방의 설비를 손보고, 지난 9월 오픈했죠. 이 바다를 따라 많은 다이빙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레스토랑 앞으로 산소 탱크를 맨 다이버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바다와 육지를 오갑니다. 고민없이 레스토랑의 이름을 'OXYGEN'으로 정했습니다."
오수 4시에서 8시. 이때가 두 오너가 입을 맞춰 동시에 말하는 옥시즌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붉은 석양 빛을 흐트러진 장미꽃잎처럼 잔잔한 물결에 실은 바다가 육지를 향해 밀려오는 시간. 어두운 밤바다 위로 조그만 배 위의 전등빛 하나가 별빛만큼 찬란한 시간.
일상이 아닌 아름다운 이국적 풍광의 세부를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옥시즌은 꼭 가볼만한 곳이다.
바람과 바다, 노을 그 속에 영화속 세트같이 들어앉은 옥시즌 그리고 음식들... 모두 아름답다.
※ 옥시즌은 오전 7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한다. 하지만 고객의 예약에 따라서 밤10시까지 연장 운영하기도 한다. 마리바고 지역에 한정해 픽업서비스(2인이상)를 하고 있다. 전화로 예약을 하면 더욱 편리하게 옥시즌을 만날 수 있다.
※ 예약 및 픽업서비스 문의 : 0915-522-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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