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 Did you know already 1000 ROSES in Cordova? How was it there? Really fantastic?" 갑자기 전화 건 필리핀 친구는 숨 쉴 틈도 없이 연신 질문을 해댔다. 요는 지난 주말 10000 ROSES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고자 온 식구가 나섰지만, 길이 너무 막혀서 한 시간 삼십분을 길 위에 서있다 포기하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이니 한국 신문 에디터인 한국인 친구에게 고급정보(?)를 듣기 위해 연락했다는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번 주에는 반드시 찾아갈 것'이란 친구의 각오를 들으며 "친구들 잘 만나고 오라는 농담"으로 끝인사를 나눴다. 마침 그녀의 이름도 ROSE인 까닭에...
발렌타인데이를 전후로 막탄섬 남서쪽에 자리잡은 작은 바닷가 도시 코르도바가 폭발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즐거운 몸살을 앓았다. 세부 섬을 마주보는 코르도바시 끝자락에 바다를 맞대고 피어난 1만 송이 하얀 장미꽃의 향연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ABC-CBN, SUNSTAR를 비롯한 미디어 매체들도 아름다운 경치와 그 아름다움에 매혹된 사람들이 어우러진 풍광을 신문에, 방송에 담아 보도했다.
신데렐라의 등장. 10000 ROSES는 왕자의 파티에 아무 예고도 없이 유리 구두를 신고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과 같이, 눈부신 혜성처럼 그렇게 세부에 왔다.
"솔직히 아직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얼떨떨합니다." 지난 2월 6일 소프트 오픈 이후 카페를 향한 폭풍 같은 관심과 사랑에 아직 평상심을 추스르지 못했다는 10000 ROSES의 조아승 대표가 솔직한 속내를 이어갔다. "기쁨 반, 우려 반... 그런 기분입니다. 저희 카페에 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이 감사하지만, 아직 제가 원하는 완벽한 모습을 가추지 못한 상태에서 수많은 고객들이 다녀가시니, 그분들의 10000 ROSES 만족도가 어떤지 걱정스럽죠."
발렌타인데이 직전 주말 3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코르도바를 찾았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10000 ROSES를 직접 찾아가 1만 송이의 장미를 적접 보기 위해서였다. 일주일 전 소프트 오픈을 한 카페를 '수줍게' 페이스북에 소개했던 것이 단초였다. 나비의 날갯짓은 엄청난 폭풍을 몰고 왔따. 코르도바 일대의 도로는 카페를 향하는 차량들로 하루 종일 교통제증에 사달렸고, 코르도바 시는 수만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몰려나간 흔적을 고심하다 투어리즘 센터와 맞붙은 10000 ROSES 카페의 입구에 환경보전금 마련을 위한 입장료(P20)를 책정하기에 이르렀다.
코르도바 끝자락에 코르도바 투어리즘 센터와 유명한 수상레스토랑 란타우와 곁을 둔 바닷가 매립지는 불과 얼마전까지 그저 공터였다. 하지만 인테리어를 전공한 조아승 대표는 그공터에 서서 지금의 카페와 카페를 감싸고 나부끼는 10000 ROSES를 머리 속에 그렸다. 그리고 실제의 공간으로 탄생시겼다. "커피와 음료를 파는 공간이 아닌 감동을 파는 테마 파크를 구상했습니다. 이곳이 빈터일 때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바다로 내리는 노을을 바라보고, 부사이 산을 따라 세부시의 불빛들이 흐드러지는 광경에 저 자신이 감동했었으니까요. 곧 단장을 마치고 여러분 앞에 '감동'과 '추억' 그리고 '행복'과 '로맨스'의 공간으로 정식 인사드리겠습니다." 조대표의 다부진 각오가 듬직하다.
관광명소, 감동명소, 로맨틱 장소. 세부터에 한국 청년이 만들어낸 '명소'가 반갑고 고맙다. 10000 ROSES의 아름다운 성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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