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의학・건강 가이드] 같은 듯 다른 감기와 독감

같은 듯 다른 감기와 독감.jpg 옛말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감기는 겨울에 유행하는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감기는 면역력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환절기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환절기에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는데, 우리의 몸은 외부의 기온 변화에 따른 체온의 변화를 막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그러나 외부의 기온 차이가 너무 심하면 우리의 몸이 이에 적응하지 못하여 면역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여러 질환이 발생한다.

그 중 하나가 감기이다. 이러한 감기에 대해 그 증상이 심해진 상태가 독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감기과 독감은 원인, 증상, 합병증 등에서 차이가 나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감기와 독감 : 원인

감기는 200여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으로 리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늦봄과 초가을 환절기에는 리노바이러스가 많고, 추운 한겨울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많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A, B, C 세가지 형태가 있따.
그 중 A형이 변이를 자주 일으켜 2009년 유행했던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90%를 차지한다.

감기와 독감 : 증상

감기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바이러스가 코와 목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에 어느 정도 침투했는가, 환자의 연령, 보유질환, 면역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객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 증상의 경우 성인에게는 거의 없거나 열이 나더라도 미열에 그친다. 하지만 소아에게서 발열 증상은 흔하게 보인다. 감기 증상은 1~2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감기로 인한 여타의 합병증이 의심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0일 이상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 39도 이상의 발열, 식은땀과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 심한 피로감, 배가 아프거나 토하는 경우, 귀의 통증, 심한 두통, 호흡 곤란, 유・소아의 경우 지속적인 울음.

독감은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식욕부진 등의 전신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인후통, 기침, 콧물/코막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감기와 유사하게 발열 증상 없이 호흡기 증상만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목이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감기에 걸렸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감기와 독감 : 합병증

감기에 걸리면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일명:축농증), 폐렴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감기에 의한 급성 중이염은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폐렴은 소아, 65세 이상 노인,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는 환자에게서 더 잘 발생한다.

독감은 65세 이상 노인, 심혈관계・호흡기계・신장등에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당뇨, 응고장애, 면역억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폐렴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며,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폐렴과 같은 중한 합병증을 줄이려는 것이다.

감기와 독감 : 예방

감기와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어 손에 묻어 있을 수 있는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고, 손으로 눈・코・입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
샤워를 할 때에는 뜨거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여 몸의 급격한 체온 변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기가 건조해지면 기도 역시 건조해져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적절한 습도(40~60%)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의 경우 그 원인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200여 가지가 넘기 때문에 예방백신이 존재하지 않으나 독감은 예방접종으로 70~90%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예방접종의 효과가 1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접종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곧이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65세 이상 노인, 5세 이하 유아나 어린이, 심혈관계・호흡기계・신장 등에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암・당뇨 등 대사 및 면역장애자는 접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은 늦어도 독감 유행이 시작되기 2주전인 11월 초까지는 하도록 한다.

11워, 12월 한국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세부 교민들도, 이곳 현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으므로 미리 미리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글 : 김기성 (양한방병원 동인당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