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의학・건강 가이드] 어지럼증

어지럼증.jpg 일반적으로 '아찔하다', '빙빙돈다', '어지럽다'는 표현과 현기증, 현훈증, 어지럼증은 서로 혼용되어 사용하고 있다.
높은 고층 건물 위에서 아래를 쳐다보거나, 빙빙 도는 놀이기루를 타거나 보고 있을 때 느끼는 어지러움은 정상적 상황에서 느낄 수 잇는 것으로 보통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앉아 있는데, 길을 걷다가, 잠자리에서 자고 일어날 때 갑자기 어지러움이 발생한다면, 더욱이 속도 울렁거리고 토하고 움직일 수도 없으며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라도 한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병적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공간감각을 잘못 인식하여 느끼게 된다. 공간감각은 육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체성감각, 평형감각) 중 평형감각, 시각, 체성감각이 중추신경계에서 통합되어 인지된다. 이러한 통합과정과 인지과정의 문제로 인해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우선 정상적으로 느끼는 경우와 병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어지럼증은 구별돼야 한다.
정상적 어지럼증은 시각을 통한 과도한 자극으로 공간감각을 평소와 같이 인지할 수 없어서 발생한다.
반면 병적인 어지럼증은 평형 감각기에 이상이 있어서 과도한 자극이 발생할 경우 통합중추인 신경계의 기능이 적절하지 못할 때, 또는 불안증으로 공감각에 대한 불안정한 처리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증은 증세에 따라 주위가 팽이 돌듯이 빙빙 돌아고개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현훈증, 걸음걸이가 비틀 거리는 경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쓰러질 것 같은 아찔한 경우, 막연히 휭~하니 어질어질한 경우의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동반증세로 빙빙 도는 정도가 심할수록 메스껍고 구토를 많이 하며 귀에서 이명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몸이 비틀거리는 경우는 복시현상이나 발음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아찔한 경우는 주로 서있을 때 발생하며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난다. 동반 증상으로 귀가 꽉 차는 느낌, 청력감소, 위식소실, 두통, 현기증 후 대소변 마려움, 불안,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병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병은 크게 말초성 질환, 중추 신경계 질환, 심혈관계를 포함하는 내과적 질환, 정신과적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세반고리관의 일시적 이상으로 심한 어지럼증, 구토 등이 발생하는 양성 돌발성 위치성 현훈증, 청력소실을 동반하는 메니에르 병, 전정신경염 등이 말초성 어지럼증의 흔한 원인이다.
평형기관의 문제로 가장 흔한 양성 돌발성 위치성 현훈증은 평형기관 안에 추와 같이 작용하는 돌이 말썽을 일으켜 발생하며, 치료 역시 이러한 돌을 원위치로 회복시켜 호전시킨다. 재발 방지를 위해 평형기능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혈관계 특히 뒷골로 올라가는 추골 기저동맥계의 이상으로 뇌혈류가 부족해 발생하는 추골기저동맥 뇌허혈증, 소뇌 및 뇌간의 뇌졸중, 뇌종양(특히 전정신경에서 발생하는 선경초종), 편두통과 관련된 어지럼증, 자율신경 기능 부전증, 간질 등이 있다.
그 이외의 과도한 자율신경 반사에 의해 갑자기 뇌혈류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실신증, 심장질환, 당뇨병의 저혈당, 드물게 빈혈 등이 있으며, 불안증, 과호흡증,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문제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신경계의 문제는 가장 위험한 것이 뇌혈관 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이다. 뇌졸중의 전조증세로 느끼는 어지럼증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의 전조 증상으로 특히 추골기저동맥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왜 추골기저동맥이 나빠지고 있는 지 확인한 후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교정하고 혈관이 더욱 나빠지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
심혈관계의 문제는 심장 또는 혈관계의 문제로 뇌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머리를 심장보다 낮은 위치로 하게 하려는 경고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는 심혈관계의 검사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과적 문제에 의한 어지러움증이 발생한다면 정신적 문제에 대해 분석을 하고 적절한 교정을 해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잘못된 시력교정에 의한 경우 적절한 시력 교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흔히 편두통은 오심, 구토 등과 함께 어지럼증을 잘 동반하므로 이에 대한 두통의 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 후 치료해야

그러나 많은 경우 정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어지럼증 클리닉을 방문하는 외래 환자의 30% 정도는 검사상 정상이며 특별한 진단을 내리지 못한다.
보통 신경과, 이비인후과, 내과, 정신과 전문의의 협의하에 진찰 및 치료가 이러어진다.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퇴행성 질환,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 등의 드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 치료에 임할 것을 강조한다.

어지럼증의 다양한 사례들

<사례1> 60세 남자가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의식소실로 외래를 방문했다. 기립성 혈압 검사상 실신증에 부합되는 소견이 나타나 내과 전문의와 상의 후 베타차단제를 사용했다. 그 후 실신증은 소실됐으나 의식소실이 계속돼 항경련제를 사용한 후 정상생활은 하고 있다.

<사례2> 50대 남자로 고혈압을 조절받고 있는 중인데 어지럼증이 발생했다. 뇌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작은 혈관이 막혀서 나타나는 소견이 관찰되어 향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어지러움증이 호전됐다.

<사례3> 40대 남자로 술을 마시고 일어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바로 의식은 회복됐지만 그 후 아찔함을 자주 느꼈다. 기립성 혈압 검사상 실신증에 부합되는 소견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조절 후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사례4> 60대 여자로 자고 일어나는데 갑자기 바생한 주위가 빙빙도는 어지럼증과 심한 오심 및 수차례의 구토를 주원인으로 내원했다. 진찰상 안진이 나타나고, 고개돌림 검사(딕스-홀파이크 검사)로 현훈증이 유발됐다. 이에 내이의 반고리관 내 돌을 제 위치로 찾아주는 수기를 시행한 후 운동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다.

<사례5> 30대 여자가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청력 감소를 원인으로 내원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 후 시행한 평형기능 검사, 청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와 이에 대한 운동재활요법 등으로 조절하고 있다.

<사례6> 50대 여자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수년 전부터 막연한 어지럼증을 나타내고 최근들어 심해졌다. 신경심리검사상 심한 불안 및 우울증이 나타나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의 협진으로 조절한 후 호전됐다.

<사례7> 40세 여자가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는 어지럼증을 원인으로 내원했다. 병력상 편두통이 있었고 뇌혈류 검사상 혈류 속도가 빨라져 있었다. 편두통을 조절한 이후 어지럼증이 호전됐다.

<사례8> 30대 남자가 막연한 어지럼증이 점차 심해졌다. 검사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진찰 소견상 중추성 안진이 관찰되었고 뇌조직 검사상 뇌종양이 확인됐다.

<사례9> 50대 남자로 신문사에 근무하는데 집중해서 일하면 어지러움이 발생했다. 검사상 특이 소견이 없어 운동을 통해 어지럼증을 극복하도록 하고 있다.

글 : 김기성 (양한방병원 동인당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