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는 '법보다 주먹이 먼저'라는 말이 있다. 또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라는 말 역시 자주 인구에 회자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극히 타당하면서도 사실적 객관성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이는 어쩌면 과거 고대사회에서부터 출발된 인류의 역사가 약육강식의 전쟁 역사이여서 그런 틀이 형성되었다고 봐도 되겠고, 다수를 지배하기 위해 소수의 지배계층 혹은 권력자가 행사하는 권력남용이 폭력이나 주먹으로서 대변되었다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현대에 이르러 법치주의라는 사회통합과 질서유지라는 시스템이 다수의 안녕과 권리를 지켜주는 방패막이가 된다 할지라도 여전히 이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소수의 애환과 억울함 등이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내려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디 가서 본인의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사람을 비관적인 상태로 빠져들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자살이나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사회적 장치로 고발이나 고소와 같은 법적행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민,형사적 법적행위를 행사할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던지 혹은 구성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변호사 비용을 감당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더우기 경제적인 부담이란 사실은 제쳐 두더라도 가해자의 보복이 두렵다거나 이러한 법적행위를 행사할 만큼 일반적인 법지식이나 상식 등을 갖추지 못할 정도로 소외 받는 계층들이 우리 사회에는 의외로 지천으로 깔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요. 법으로도 대처할 수 없는 우리 교민사회의 아킬레스건 임에는 분명하다.
시대가 다변화되면서 한국과 필리핀과는 해가 갈수록 더욱 상호 교류와 관계의 밀접도가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예가 '인적교류'가 아닌가 싶다. 이미 한국은 필리핀의 경제, 사회, 문화 속의 한 주류를 형성하는 국가로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그 중 '국제결혼' 역시 자연스런 풍속도로 자리잡은 요즘, 우리는 교민 2~3세대들을 위해서라도 국가적 혹은 한국인이라는 이미지 관리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할 때이지 않나 생각된다.
요즘 필리핀 배우자와 결혼한 국내 혹은 필리핀 내에 사는 많은 한국인들을 절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결혼 후 성공적으로 자녀들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가정들이 상호 문화적 혹은 의식구조의 차이점 및 경제적인 부양능력의 부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예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예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겠다.
얼마 전, 이메일을 통해서 접한 익명의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한국인 홍길동 씨는 필리핀인 여성배우자 카렌이라는 여성과 2012년에 결혼하여 한국 내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 초반에는 딸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듯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남편인 홍길동 씨의 경제적 자립능력이 상실되어 감에 따라, 그 동안 필리핀 처가에 매월 보내던 용돈마저 끊기게 된 카렌은 남편인 홍길동 씨와의 잦은 언쟁과 다툼, 나아가 가정폭력으로 인해 고민하던 중, 마침내 남편에게 처가 방문을 종용하고 허락을 받아내는데 성공하여 2016년 남편 및 딸과 함께 한국에서 필리핀에 오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필리핀에 도착한 카렌은 남편에게 '본인은 딸과 함께 이곳 필리핀에서 살 테니 혼자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였고, 달리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홍길동 씨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였다고 한다. 이후, 남편인 홍길동 씨는 지속적으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서 배우자인 카렌과 딸이 한국으로 돌아올 것을 요청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2017년 어느 날, 한국 정부로부터 아내 카렌에 대한 귀화허가서가 발부되었고, 이에 귀가 솔깃한 카렌은 딸을 필리핀에 두고서 혼자 한국으로 들어가 한국국적을 취득하였다 한다.
국적을 취한 카렌은 딸을 데리고 다시 들어오겠다는 이유로 얼마간의 금전을 남편으로부터 지원받아 다시 필리핀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후로 아예 남편의 귀국요청에 응대를 하지 않고 있다한다.
문제는 남편인 홍길동 씨가 여전히 필리핀에 처가에서 자라고 있는 딸을 한국으로 데리고 들어오려고 무척이나 카렌에게 간절히 부탁하는데도 불구하고 딸이 볼모로 되어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해서라도 딸을 한국으로 데려가려는 남편의 노력이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한다.
물론, 어느 일방의 말만 듣고서 부부사이 혹은 남의 가정사에 시시비비를 구별할 수는 없겠다. 배우자인 카렌의 말을 들어본다면 그에 합당한 이유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카렌의 말을 듣는다면, 남편인 홍길동 씨의 잦은 욕설과 험담 혹은 가정폭력을 이유로 제공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정사의 문제보다는 상호 이질적인 문화차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은 국제결혼이 새로운 시회문제로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을 한번쯤 고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본 법률칼럼은 Cebu 교민사회를 위한 권익보호 차원에서 (주)엔젤법률투자자문이 교민연합뉴스에 독점 제공함으로 필자와 협의 없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못함을 밝혀둡니다.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자료제공 : 엔젤 법률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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