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수표와 사기죄성립

부도수표와 사기죄성립.jpg 필자가 필리핀에서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사건,사고의 유형 중 하나가 아마도 부도수표에 관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제가 거래처에서 받은 수표가 부도가 났는데 상대방에게 지급이행을 독촉해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지급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필리핀에서는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하여 처벌이 가능하다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까?“, “변호사 비용은 얼마가 들어가는 겁니까?“ 한달에도 몇 번씩이나 유사한 질문이나 상담을 받곤 한다.
필리핀에서의 부도수표법(Bouncing Checks Law)은 형법상 사기죄 적용여부와 관련이 있는냐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슈일 것이다.

필리핀 내에서 사업에 종사를 하거나 거주경험이 많은 교민이나 사업가들에게 있어서는 수표거래가 가장 일반적인 대금지급 방법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금이 아닌 수표를 받는 받는다던지 혹은 집을 렌트한다던지, 공장부지를 장기임대차 하는 등의 모든 경제활동의 행위들에서 대금지급 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필리핀에서는 ‘수표(checks)’라 할 것이다. 이러한 수표는 약속어음과 같은 개념으로서 파악할 수 있는데, 즉, 발행인이 소지인에 대하여 일정기일에 일정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어음으로서 발행인과 수취인이 있으면 요건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Post Dated Check(일정시기에 후일자 명기 지불 방식)이 이러한 약속어음의 개념이라 하겠다.
따라서, 필리핀의 부도수표법은 법의 취지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발행인과 수취인들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금융기관(은행)의 이익을 보호하고,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법이 제정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러한 부도수표법은 Batas Pambansa Blg. 22 라는 법률로서 정해져 있는데, 부도수표라 해서 반드시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상 사기죄라는 것은 형법 제 315조의 2(d)에서 인용되고 있는 조항으로서 흔히 “에스타파(ESTAFA)”라 지칭하고 있다. - 에스타파는 스페인어로 ‘사기, 사기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법규의 내용을 보면, “어느 일방이 타인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편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해석하면 먼저 수표발행인이 수표를 발행할 당시에는 반드시 은행잔고가 충분히 있었느냐, 부족 했었느냐 라는 문제가 중요하며, 수취인은 반드시 수표발행일자로부터 90일 이내에 수표를 은행에 지급제시 청구를 하여 청구권을 행사해야 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부도수표법에 따르면, 잔고부족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행인이 수표를 발행했으며, 수표발행일로부터 90일 내에 수취인이 지급제시 했을 때 지급거절을 당하면 잔고부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범죄혐의사실 존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은행으로부터 지급거절 당했다는 통보를 발행인이 받고나서, 즉, 부도수표가 되었다는 통보를 은행이나 수취인으로부터 받고나서 은행거래일 기준 5일 이내에 부족금액을 입금하던가 또는 별도의 수단으로서(현금이나 현물 등 대체수단을 통하여 직접 급부의 이행을 함) 상환의무를 이행치 않으면 범죄혐의 사실 존재가 유력하다 라는 부도수표법의 취지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 형법상에는 은행거래일 기준 3일 이내로 명시되어 있다 -
이 때, 수취인은 반드시 발행인 측에 지급거절 됐다는 통지를 등기우편 등을 통해서 해야만 하고 별도로 대금지급반환에 대한 내용증명(Demand Letter) 역시 첨부해서 사전에 고지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부도수표법을 처벌하는 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금융유통질서를 강조하는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표를 받은 수취인은 수표를 받기 전에 반드시 상대방의 예금잔고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으며, 채권.채무 관계를 분명히 명시할 일종의 계약서 작성 행위가 사전에 확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수표를 발행한 일방이 수종의 예금계좌에 잔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표를 발행하여 돌려막기 하는 방법을 우리는 ‘Check Kiting’ 이라 하는데 이러한 행위들은 실제로 잔고가 없는 여러 계좌를 가지고 가상의 돈을 만들어 내는 행위를 말하고 이는 특히 아주 중대한 범죄행위로서 취급되고 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교민사회들에 단 한 건의 이런 피해라도 줄어들길 바래본다.


본 법률칼럼은 Cebu 교민사회를 위한 권익보호 차원에서 (주)엔젤법률투자자문이 교민연합뉴스에 독점 제공함으로 필자와 협의 없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못함을 밝혀둡니다.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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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엔젤 법률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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