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주문하자, 다크브라운 컬러의 테이블 위로 투박하고 정갈한 뚝배기 용기에 담긴 반찬들이 올려진다. 붉고 푸른색 콩나물상추파무침, 배추김치, 노오란 계란찜, 연노란 색 감자샐러드, 노릇노릇 채소부침개, 맑은 간장색 양파고추장아찌, 짙은 간장색 잡채, 속이 비치는 흰빛의 무쌈과 백김치, 관상용 화초를 보는 듯한 상추와 모듬 채소. 칼칼한 콩나물 김칫국까지. 눈앞에 펼쳐진 색색의 밑반찬이 뚝배기의 질감과 빛깔을 머금어 맛깔스러운 채색화 한 폭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마볼로 보니파시오 디스트릭 몰에 위치한 고기구이 전문점 가야는 눈이 먼저 즐거워지는 식당이다.
세련된 블랙컬러가 고기구이 전문점과 매치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조금의 기름기만 있어도 얼룩이지는 까닭에 청결에 대한 준비가 다른 색에 비해 2~3배 더 드는 까닭이다. 대신 만족스러운 청결상태를 유지할 때 불판과 어우러진 블랙 인테리어는 더욱 세련된 조화를 선보인다. 가야가 고기구이 전문점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그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14일 저온 습식숙성 육류의 특징은 단백질성분이 변화하여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고기 본연의 풍미를 살려 깊고 고소한 맛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이러한 숙성을 통해 최상의 맛을 끌어올린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불의 세기와 구이 속도를 고려한 초벌구이를 거쳐 손님상에 선보인다. 여기에 멋과 맛을 더한 열한가지 밑반찬과 곁들여지면 더 이상 맛에 대한 설명은 필요치않다.
최대 9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가야는 매일 오후 5시 오픈과 함께 대기 손님들의 기다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부에는 많은 한국식 고기구이 식당들이 소재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인과 외국인들의 ‘가야’ 사랑은 조금 더 유난해 보인다. 한달에 2~3번은 가야에서 식사를 한다는 필리핀 지인에게 ‘왜? 가야’인지 물었다.
“채소와 다양한 반찬을 곁들이는 한국식 바비큐는 너무 맛있어. 특히 가야에서는 식사를 하는 내내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직원들이 내 테이블에서 눈을 떼지 않고 나의 식사를 도와주고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잖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야는 두 테이블 당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매월 2차례의 서비스 시험을 실시하는 등 직원교육에 대한 남다른 노력과 열정을 쏟고 있으며 고객은 그 노력을 체험으로 인정하고 있다. 외식의 삼위일체 ‘맛, 분위기, 서비스’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한국레스토랑 가야가 세부 외식시장에서 더욱 승승장구하길 기대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