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에서 레스토랑을 만나다! GG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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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로 잡은 물고기를 줄줄이 꿰어, 바닷가의 식당으로 향하는 남자. 그곳에서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그를 맞는다. 그들은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떠나온 태평양 한 귀퉁이에 식당을 열었다. 직접 잡은 물고기로 음식을 만든다는.
점차 줌아웃이 되면서 화면은 파스텔빛 바다와 하얀 레스토랑을 함께 담아낸다. 마치 동화책의 한 장명처럼, 천국의 한 자락처럼... 아름답다.
송강호와 신세경이 함께했던 영화 '푸른 소금'의 엔딩이다. 영화속 내용이야 쉬 희미해졌지만, 엔딩의 그곳이 궁금하다는 여운은 제법 오래 남았다.

막탄 제이파크 리조트(구 임페리얼) 옆, 핫산 비치에 위치한 영화 속 그 레스토랑이 새로운 이름과 음식, 더욱 업그레이드 된 분위기와 맛으로 문을 열었다.
'GG 블루'가 바로 그곳이다. 14년간 한식당 '고동리'를 운영해 온 이윤장 사장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 이 레스토랑의 이름 중 앞 두 'G'는 우선 고동리의 'G'와 그릴의 'G'에서 따왔다고 한다. '블루'는 바다와 하늘 양쪽이 다 이렇게 푸르니 그저 따라 붙었을 거라 짐작해 본다.
새하얀 테이블과 의자, 바닷바람에 끝자락을 팔락이는 원색의 테이블 보, 그리고 360도 조망이 가능한 탁 트인 바다를 곁에 두고 마시는 커피의 감흥은 바쁜 일상 속 드나들던 커피 전문점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커피마니아 층의 핫 아이템 '발아원두' 세부에 첫 선보여

특히 이곳의 커피는 현재 한국의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가장 핫한 아이템인 '발아원두'를 쓴다. 발아원두는 커피콩을 '발아현미'처럼 싹을 낸 후 말리고 볶아서 낸 원두를 이른다.
커피콩이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각종 효소가 활성화 되어 각종 단백질, 미네랄, 섬유질 등이 대량 축적되어 영양가가 높아진다. 또한 그 과정에서 카페인도 현격히 줄어들어 '발아원두'는 저카페인 커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여타의 수식을 떠나, 'GG블루'에서 처음 맛본 '발아커피'는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하고 긴 여운이 감도는 아로마가 저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바다를 배경으로 마시는 질 좋은 커피가 휴식의 가치를 얼마나 업그레이드 시키는지 공감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한국에서도 강릉 경포를 지나 사천, 주문진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따라 '청담동' 어디의 것도 부럽지 않을 커피 명가들이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는가.
막탄 바닷가의 전망을 배경으로 한 오픈식 레스토랑들은 주로 관광객을 위한 패키지식 메뉴나 우리 입에 짜고 단 맛이 강한 필리핀 스타일의 음식 일색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GG블루'의 점심메뉴는 생뚱맞으면서도 반갑게도 '바지락 칼국수', '사골 칼국수'가 전부다.

점심... 넌 바지락 칼국수? 난 사골 칼국수!

푸른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싱싱한 조개 육수가 개운하게 우러난 바지락 칼국수와 오랜 시간 정성을 대해 끓인 사골의 깊은 맛이 부드럽게 배인 사골 칼국수는 어느 게 우위인지 따질 겨를도 없이 술술 넘어간다. 차지게 반죽해 손으로 뚜걱뚜걱 썰어낸 칼국수 면발에, 갓 무쳐내 아작한 배추의 싱싱함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겉절이까지 한 점 올리면... 별미다.
칼국수 한 그릇을 후딱 비우고, 해변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후의 여유로움이 충만해진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불그스레한 석양이 바다 위를 물들이면, 레스토랑의 한쪽에서는 숯불에 해산물과 닭고기, 돼지고기가 익어가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그릴요리야 말로 세부를 대표하는 가장 친숙하고 맛있는 로컬음식이지만, 이 역시 'GG블루'에선 좀 더 특색 있다.
맛있는 한식을 항상 고민해 온 '고동리'의 맛이 바비큐에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단맛과 짠맛의 비율을 줄여 원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고 맛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소스'가 포인트. 해산물이든 고기든 싱싱한 재료에 한국인의 입맛에 적당한 소스를 곁들여 뜨거운 불 맛으로 감싼 그릴 요리도 꼭 맛보아야할 필수 메뉴다.
14년 전통의 한식당 '고동리'가 고집하고 자부하는 한식 맛과 노하우를 이어받아,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곁들여진 필리핀 로컬음식의 풍미를 맛깔스레 무쳐낸 'GG블루'.
이제 손님을 맞을 채비를 끝냈다.


■ 위치 : 핫산 퍼블릭 비치 내 노란잠수함 선착장
■ 예약 : 0905-393-2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