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법률, 부동산법(2)


오늘은 지난회에 이어서 ‘토지취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난회에는 필리핀의 토지취득과 관련한 사유지와 국유지의 소유개념이 상호 다르며, 외국인의 소유한도 역시 특별법 및 헌법상 규제가 있다는 점을 열거하여 관련법규를 참조하였고, 오늘은 실제로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여기서 말하는 토지취득은 농업용 취득이 아니라 상업적 개발(주택, 콘도미니엄, 서브디비젼, 타운하우스, 오피스 등)을 목적으로 부지를 취득하는 행위에 관한 것이다. 단순한 나대지나 농업용 부지 등은 별도의 특별법에 의해서 다루기 때문에 차후에 논하기로 하겠다.
부지를 취득하는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보다도 소유권에 대한 ‘완전한’ 획득이라고 앞에서 언급하였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결국 법인설립을 통하여 사유지의 40%의 지분을 취득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완전한 소유권 및 재산권의 취득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즉, 다시 말해, 주식의 양도/양수 계약이나 투자보호에 대한 각종 이면계약서, 포기각서 등을 통해서 땅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려고 해도 법률에 반하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점에서 상당수의 투자가들이 타인에게 땅사기를 당하고, 투자금을 잃게 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을 주의하도록 하자. 하지만, 경영권, 소유권과 재산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는 지주회사(Holding Company) 설립을 통하여 지분의 분산 및 합법적인 연결고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이다. 이 또한, 반드시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서 보증계약을 체결한 후에 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분야라 하겠다.

이러한 모든 기본적인 소유권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끝난 후에는 ‘부지선정’ 단계가 그 다음 절차일 것이다. 부지에 대한 시장조사는 역시 상당히 중요한 사항으로써 이는 사업목적에 적합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 실소유권자의 소유권이 한국과는 달리 상당히 복잡한 조사를 통해서 검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우선 소유권자의 등기부등본이 위조된 것인지 아닌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 등기부등본은 흔히 2가지로 나뉘어 지는데 하나는 원소유권자의 OCT(Original Certificate of Title)이며, 다른 하나는 TCT(Transfer Certificate of Title)로 원소유권자로부터 소유권을 이전 받은 이후 소유권자들의 등기부등본이 바로 그것이다.

필리핀의 등기관련 제도는 영국인 로버트 리차드 토렌스 경이란 귀족이 1700년대 호주 남부에서 시행하던 토지소유 등기제도를 유럽에 소개하면서 알려졌는데 미국의 식민지 체제 하에서 1902년 미국인들이 필리핀에 소개한 등기제도로 흔히 ‘Torrens System’이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1976년 마르코스가 집권하기 이전에는 대부분 스페인 등기방식이 지배적으로 사용되다가 드디어 마르코스의 대통령령으로 1978년 ‘Torrens System’이 토지취득과 관련한 정부공인 등기시스템이 된 것이다.

현재, 토지취득과 관련한 등기부등본 획득에 관련기관으로는 4개의 정부기관이 있는데 대법원의 LRA(Land Registration Authority), 환경자원부의 LMB(Land Management Bureau), 법무부의 RoD(Registry of Deeds) 그리고 DAR(Department of Agrarian Reform, 토지개혁부)이 해당 관련 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2차대전때 많은 등기부등본의 소실이 아직껏 과거의 소유권 분쟁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판단하여 그 제도를 개선해 왔으며, 현재도 많은 위조된 등기부등본과 가짜 서류들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는 점을 토로하고 있다.

물론 소유권과 관련한 분쟁지역들이 대부분 메트로 마닐라의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과 주로 산림보존 지역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지취득자가 점검하여야 할 사항은 TCT의 진위여부, 목적물의 저당(Mortgage)존재유무, 이중계약의 존재유무, 재산세(Real Property Taxes)의 분기별 납세확인, 매매계약서 체결 내용, 분할납부(Installment Payment) 가능성, 개인이 아닌 다수에 의한 소유권 보유 유무, 현재 목적물에 불법점유자(Squatters)의 존재유무, 불법점유자들이 있다면 이들에 대한 보상책(Relocation)에 대해 매도인과 의견접근, 목적부지의 용도변경 가능성, 용도변경의 기간, 바랑가이 오피스의 사전개발 승인여부, 목적물 주위의 이웃주거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도시계획 등 실로 한가지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산적한 문제가 여러분 앞에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TCT의 진위여부는 일반인들은 알 수 없으며 항상 전문가들의 확인절차를 밟아야 하며, 확인 후 소유자의 신분증(SSS, TIN, CTC, NBI Clearance 등)과 현주소, 여권번호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매매계약서(Deed of Sale) 혹은 Contract to Sell에 임하도록 한다. 매매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은 주로 매도인과 매수인의 인적 사항과 신분확인, 현주소, 계약조건, 매매에 따른 세금납부 주체(세금납부에 관한 내용은 상세히 명시해야만 뒤탈이 없다. 목적물이 부가세 납세대상인지, 양도소득세, 이전세, 등록비용, 인지세 등) 소유권 이전과 관련한 분쟁유무를 사전에 차단하고, 매수인의 재산권 보호를 확실히 할 수 있는 매매계약서가 체결되어야만 하니, 반드시 변호사나 회계사의 전문적인 업무협조를 통해서 계약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참고로 한국인들은 계약법과 관련해서는 서양인이나 필리핀 등 영어권 국가에 비해서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대개가 그렇듯이 대충 읽어보고 서명하는 한국인들로서는 단순한 임대계약서 하나라도 꼼꼼히 따져서 계약하는 습성을 몸에 익히며, 작은 계약이라도 항상 주의의무를 다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