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하고 신선한 커피와 생과일주스, 샌드위치로 차려 낸 멋진 브런치
아침 햇살이 순한 오전 10시 30분 카페 자스민 창가 바테이블에 앉아있던 중, 번뜩 머릿속에 떠오르는 씬이 있다.
진주가 가득 달린 검은 드레스, 풍성하게 올린 머리, 얼굴을 반은 가린 선글라스, 왼손에 커피를 들고, 오른손에 든 베이글을 무심히 씹으며 티파니 쇼윈도우를 바라보던 오드리헵번의 클로즈업 컷.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첫 장면 말이다. 거리에서 커피를 들고 창안을 바라보던 헵번의 모습이, 지금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나의 풍경과 오버랩 된다. '뭐야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의 믹스매치는?'
진주가 가득 달린 검은 드레스, 풍성하게 올린 머리, 얼굴을 반은 가린 선글라스, 왼손에 커피를 들고, 오른손에 든 베이글을 무심히 씹으며 티파니 쇼윈도우를 바라보던 오드리헵번의 클로즈업 컷.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첫 장면 말이다. 거리에서 커피를 들고 창안을 바라보던 헵번의 모습이, 지금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나의 풍경과 오버랩 된다. '뭐야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의 믹스매치는?'
지방시의 검은 드레스가 너무도 우아했던 '헵번'을 청바지에 헐렁한 셔츠를 걸친 '나'와 보석상 티파니가 소재한 맨하탄 5번가 거리를 마볼로 E-zone 2차선 진입로에 겹쳐 연상한다는 게, 조금 민망스러워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헵번! 마른 방조각과 식은 커피 따위는 던져비리고 이리로 와요.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햄앤치즈 샌드위치와 향이 그윽한 자스민 아메리카노를 곁들인다면 지금 무표정한 당신의 얼굴을 미소로 가득 채울 수 있어요."라고... 그녀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겠다.
마볼로 소재 카페자스민은 '예쁘고 착하고 건강한' 작은 커피숍이다. 1층 발코니에 2인용 테이블 2개, 1층 실내에는 창가로 4명이 앉을 수 있는 바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15명 정도 안증면 꽉 들어찰 것 같은 2층은 조용하고 고즈넉해 독립적인 소모임을 갖기 좋을 공간이다. 공간이 작은 덕분(?)에 구석구석 카페 주인장의 눈길과 손길이 닿아있어 카페 내부 곳곳을 채워주고 있는 소품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면, 아기자기하고 손재주 좋아 예쁘게 꾸민 친구집에 놀러간 기분이 드는 까닭에 카페자스민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도 금세 그 공간과 분위기가 정겹고 친숙해진다.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등 4개 종류의 아라비카 품종을 믹스해 일명 '자스민블렌딩'으로 선보이는 커피는 쎈맛없이 부드럽고 그윽한데, 한 시간이 지나도 커피의 온도만 식을 뿐이지 부드럽고 묵직한 향과 질감을 유지하는 게 '자스민블렌딩'의 자랑이다.
예쁘고 단아한 분위기에 음식 솜씨까지 좋은 케페주인장 모니카 씨를 닮은 자스민 샌드위치도 꼭 맛보아야 할 아이템이다. 참치, 햄 그리고 치즈 베이스로 촉촉하게 속을 채운 뒤 따뜻하고 바삭하게 구워낸 샌드위치를 자스민 커피와 곁들인다면 너무도 풍부하고 흡족한 브런치의 조화를 이뤄낸다.
카페자스민의 주인공은 '자스민 브렌딩'으로 내린 커피이지만, 사실 한두번만 경험해 본다면 커피보다 더 건강하고 달콤 파릇한 자스민의 씬스틸러들에게 더 매혹된다. 오렌지, 사과, 바나나, 키위, 딸기 등 과일주스들이 그것이다.
"착즙하거나 갈아서 금세 뽑아낸 신선한 과일주스 맛있잖아요. 신선한 오렌지가 내는 맛이라 사실 다른 비법은 없지만, 싱싱한 과일 열심히 찾아와 깨끗이 씻고, 껍질을 까서 바로 착즙해드리는 덕분인지 과일주스 중에서도 신선한 오렌지 주스는 카페자스민의 또다른 대표얼굴이 되었어요."
설명을 듣다가 '가만! 오렌지 껍질을 까서 주스를 내는데, 껍질 씻는 걸 무척 중요하게 설명하네, 왜 그렇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혹시 껍질에 불순물이 있으면 오렌지 껍질 손질할 때 손을 통해 과육에 묻을 수 있잖아요. (웃음) 내가 좋아하는 메뉴니까... 자신있게 깨끗이 만들어야죠." 환하게 웃는 주인장의 얼굴이 선하고 건강하다. 샌드위치와 커피 콤보, 그리고 주인장이 직접 갈아준 건강주스로 흡족하고 두둑하게 배를 채우며 그날의 인터뷰를 끝냈다.
며칠 뒤, 마볼로를 지나다 갑자기 그날 마셨던 건강주스가 생각나 카페 자스민에 들렸다. 그때 마신 음료는 바나나와 사과를 통째로 갈은 쉐이크였는데 메뉴판에서 그 메뉴를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비슷한 다른 음료를 물고 나왔다.
이후 카페 자스민 주인장과 통화를 하던 중 아직도 생각가는 '바나나 사과' 주스에 대해 물었다. "메뉴에 없어서 못시켜 먹었는데 자꾸 생각이나요."
기자의 투정에 그녀는 시원하게 대꾸했다. "아이고~ 메뉴에 없어도 다음에는 만들어 달라고 하세요! 작은 카페의 장점이 뭐겠어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손님이 먹고 싶은 거 해드릴 수 있는 '고객 입맛 맞춤 서비스' 그게 자스민의 장점인데... 그걸 아직 모르렸구나!"
다음번에 '고객 입맛 맞춤서비스'를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하니, 햇살 좋은 오전을 택해, 마볼로로 향하고 싶다. 물론 공복으로 말이다.
카페자스민 : 0995-518-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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