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30일 필리핀에서 18년 이상 선교사역을 하던 모 선교사가 불법총기소지 혐의로 체포가 되었고, 당사자는 셋업 범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여 한국과 필리핀 우리 교민 사이에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구금된지 126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이 되었습니다. 선교사의 주장대로 그것이 셋업 범죄라고 하면 억울한 구금을 당한 것이고, 아직 재판이 진행중임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셋업의 대상자가 필자나 평범한 우리 교민이 될 수 있고, 우리 관광객이 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필리핀에서 발생하고 있는 셋업 범죄에는 어떤 유형이 있고,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필리핀에서 발생하고 있는 셋업 범죄의 유형
셋업(Set-up 혹은 frame-up) 범죄란 의도적으로 거짓 증거나 증언으로 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필리핀에서 금품을 갈취하기 위한 셋업 범죄가 악명이 높으며 여기에는 경찰, 국가수사국(NBI), 이민청 등 법집행기관 공무원들의 낮은 임금, 부정부패, 과학수사의 부재 등으로 공무원들이 셋업 범죄에 같이 공모하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주요 셋업 범죄의 유형은 마약이나 총기 같은 금지 물건을 대상자의 가방이나 호주머니 혹은 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서랍 등에 의도적으로 집어 놓고 체포하는 하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로 지난해 7월 경 필리핀 북부 클락 공항에서 귀국하려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던 A씨 가방에서 권총 1정과 실탄 5발, 마약 2봉지가 발견되어 체포된 적이 있었는데 A씨에 따르면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지인과 함께 필리핀에 왔다가 먼저 귀국하는 과정에 이런 일을 당하였다고 셋업을 주장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미성년자 성매매 셋업이 있습니다.
필리핀에 관광이나 사업 목적으로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도적으로 성매매를 유도한 뒤 상대 여자가 미성년자임을 빌미로 거액의 금액을 갈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필리핀에서도 성매매는 불법이며, 특히 상대방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경우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는 상황을 악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가 수사국(NBI) 직원들이 해당 대상자가 범죄를 범하고 있지 않음에도 그 상황을 연출하도록 하여 사진을 찍고 컴퓨터 등을 증거품 으로 압수하고 체포한 후 다른 한국인이 나타나 석방 등을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갈취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지난 3월 경 세부시 모 콘도에 거주하던 한국인 관광객 2명은 NBI 직원들이 수색 영장을 들고 와 수색하던 중 자신들이 하지 않았던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접속하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고 인터넷 불법 도박으로 자신들을 체포하였다고 공관에 신고한 적이 있습니다.
◎ 셋업 범죄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일단 셋업에 걸렸을 경우 무죄를 선고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금전적 손실이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계획적으로 죄를 씌우려고 하는 상황을 모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먼저 관광객들은 주위에 접근하는 사람이나, 여행 가이드, 새로 알게 된 사람, 택시 이용 시 항시 경계를 해야 합니다.
특히 가방 관리 및 성매매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한편 필리핀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본인이 셋업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마약, 도박, 성매매에 관련되지 않도록 하고, 개인정보를 철저히 관리하며, 가정부나 운전기사를 친절하게 대하지만 본인이 약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셋업에서 증거물로 제시되는 총기나 마약 및 이를 싸고 있는 비닐봉지 등을 절대 만지지 않도록 해서 경찰의 허위 주장을 차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 셋업에 걸렸어요. 어떻게 해결하죠?
셋업 범죄에 걸릴 경우 이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셋업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해서 진행하고, 셋업이라고 입증될 경우 구금된 한국인은 석방되지만 반대로 셋업을 준비한 경찰 등은 구속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목숨 걸고 주장할 것이고 이를 반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관에서도 짧은 시일에 한국인을 셋업 범죄에서 풀려나게 하는 것은 주재국 법령을 존중하는 가운데 그 역량을 발휘해야 되는 상황임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선 셋업에 걸렸을 경우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울화통이 치밀겠지만 냉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업의 목적은 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 때문에 현장이나 경찰서 등에서 적당한 선에서 돈을 지불하고 풀려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고위층을 통한 속칭 ‘빽’을 사용하여 풀려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속히 변호인 선임 및 대사관 등에 정식 신고하여 처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셋업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변호인 등은 반박 자료를 준비해서 사건의 기각 혹은 보석으로 석방하게 할 수 있으며, 공관에서는 관련 상급 기관 면담이나 공문 등을 통해서 관련 공무원 처벌을 요구하고 신속히 석방 조치가 내려지도록 대응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심증만 있고 셋업관련 반박할 수 있는 물적 증거가 부족한 가운데 정식 대응을 하는 경우 많은 시간적 고통 및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업 범죄를 해결하기란 많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공관의 역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셋업에 걸리지 않도록 항시 주의하는 평상시 습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부공관은 교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서 24시간 대응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시면 영사조력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글: 오영훈(주세부분관 영사)
주세부분관 032-231-1516~9 / 야간・긴급 0917-808-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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