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go 생고기 4.15
세부는 돼지고기의 천국이다. 필리핀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 ‘레촌’도 세부섬에서 만든 레촌을 필리핀 최고로 친단다. 까닭에 막탄공항 부근에 수많은 레촌집이 즐비하고, 특히 필리핀 내국인이 다량의 레촌 꾸러미를 들고 선 모습을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세부 돼지의 품질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좋으니 삼겹살 등 한국식 돼지고기 구이도 세부 한식의 주류를 이룬다. 싸고 질 좋은 삼겹살을 푸짐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세부를 찾는 한국인들에게 주목받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한식당이라면 누구나 다 다루는 삼겹살, 목살 등 돼지고기를 어떻게 더 특화할 수 있을까?’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생고기 4.15’ 이영열 사장은 전략적 승부수를 ‘생고기 즉 신선도’에 올인했다.
“저희 고기는 최소 유통단계를 거쳐, 최단 시간 내에 손질된 가장 신선한 상태의 돈육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오늘 도착한 돈육은 하루 전 도축장에 직접 주문해 당일 1차 작업한 고기들입니다. 도축장과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다양한 특수부위를 선보일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주문한 고기를 다음날 새벽 6시 안팎 이영열 사장이 직접 도축장에서 꼼꼼히 살피고 구매해 온다. 새벽 장사에 고기 구입까지 밤부터 아침을 꼬박 센 이사장은 고기를 전용 냉장고에 쟁여놓고 나서야 하루 일과를 마친다. 오후 3시. 아침에 들여온 고기들을 손님상에 낼 수 있는 상태로 손질해, 4시부터 손님을 맞이한다.
당일 도축되어 한 점 한 점 주인장의 손길을 거친 생고기 4.15의 구이메뉴는 아구살(뽈살), 생 쪽갈비살, 갈매기살, 항정살, 삼겹살, 목살 등등 다양한 특수 부위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쫀쫀하게 씹히는 차진 육질에 특제 양념이 곁들여진 아구살은 하루 10인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진짜 생 쪽갈비살은 15인분만 한정 판매된다.
“아구살과 생 쪽갈비살은 돼지 한 마리에서 얼마 안나오는 고기라서, 일찍 오신 두어 팀의 손님들이 싹쓸이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늦게 오신 분께는 정말 죄송하죠. 하지만 4.15는 냉동하지 않은 생고기 판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대신 미리 예약주시면 빼놓을 수 있어요.” 이사장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정판 특수 부위를 맛볼 수 있는 팁을 살짝 알려준다.
즉석 김치구이와 계란찜이 조리되는 불판 위에 올라간 고기가 맛있게 익어가는 사이, 원통형 테이블이 널찍널찍 세팅된 생고기 4.15를 찾아온 한팀 두팀... 손님들로 내부는 맛있는 냄새와 왁자지껄한 즐거움으로 채워진다.
보통 고기보다 약간 색이 붉은 큼지막한 아구살 한 점이 맛있게 익기를 눈독 들이며 바라보다가 얼른 집었다. 상추에 풋풋한 파무침을 깔고, 소스를 찍은 고기 한 점을 올려 폭 싸서 입으로 직행... 쫄깃하면서도 차지게 씹히는 따뜻한 육질이 흡족해서 절로 배시시 웃어진다. ‘아구살, 너 오늘 임자 만났다!’ 말보다 젓가락질이 바빠지는 맛있는 저녁이 깊어진다.
생고기 4.15 : 0905-336-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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