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를 세부에서 겪은 체험담

홍콩 사태를 세부에서 겪은 체험담

홍콩사태가 개인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중국 당국의 무력 투입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번 시위 기간 시위 참가자 748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지난 6월 9일 처음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시위대 748명이 체포됐고, 이 중 115명이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또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홍콩 경찰 17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통신은 체포된 시위대의 연령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고, 홍콩 공항에서 경찰의 진입을 막은 사람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홍콩 시위대가 공항 점거 시위를 지속하면서 중국 당국의 무력 투입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략>

뉴스를 읽다보면, 홍콩사태가 심각하긴 한 것 같습니다.

최근 필자는 개인적인 사례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몸소 실감했습니다.

뉴스로만 듣고 나하고는 상관없다 생각했던 홍콩 사태가 어제(8월 14일) 유럽의 학교로 돌아가는 큰딸에게 직격탄이 되어 날아오더군요.

어제 저녁 캐세이퍼시픽 항공으로 홍콩으로 가서 연계된 다음 비행기로 유럽으로 가야 하는데 어제 아침에 확인해 보니 비행기가 캔슬됐다는 메일을 확인하고 패닉상태였습니다.

어제 13일 출발하여 14일 도착. 15일부터 인턴 시작인데 우짜라고...

항공사 사무실에 열심히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전화불통.

아얄라에 있는 캐세이퍼시픽 사무실은 사람이 넘쳐날 것 같아 공항으로 달려갔지만 공항에 가니 사무실에 사람없었습니다. ‘이런 비상사태엔 좀 나와야 되는거 아녀???’

다시 아얄라에 있는 항공사 사무실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출발시간은 다가오는데 비행기표를 다시사야 하나...'

'그럼 재구매비용과 환불에 대한 내용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어떡해야 하나...'

여차하면 비행기표 구해 바로 출국할 생각에 차 뒤엔 트렁크로 가득.. 채우고 전전긍긍하면서 찾아간 캐세이퍼시픽 사무실은 우리 마음과는 다르게 한가했습니다.

확인 결과 딸내미 비행 여정은 홍콩 내에서 1시간의 짧은 연계시간으로 공항폐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갈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 안도했답니다.

다시 공항으로... 공항과 무슨 원수가 졌는지 오늘만 세 번째 공항행이었습니다. 항공편에 대한 걱정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쌩하니 가버리는 딸내미 뒷모습을 바라보고 돌아온 지 3시간 후. 홍콩 도착후 전 비행기가 캔슬 됐다는 딸의 패닉에 찬 카톡 전화...

15일부터 시작하는 인턴 자리는 어렵게 채용된 곳인데 제 시간에 출근 못해 첫날 짤리면 어떡하냐는 딸내미를 진정시키고 이건 천재지변에 가까운 상황이미 미리 현 상황을 이메일로 알려놓으면 회사 측도 이해해 줄거라고 다독였습니다.

십여분 뒤 딸아이가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전체 항공편이 캔슬되었다는 것은... 홍콩 공항 시스템이 해킹으로 전산 오작동 되는 것이며 다행히 연계시간이 짧은 딸의 항공편은 예정대로 비행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홍콩공항에서는 당일 100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었다고 하네요.

딸내미는 다행히 예상했던 시간에 스위스에 도착했습니다. 또 혼란스러운 홍콩 공항 덕(?)인지 비행을 취소한 사례가 많아서 텅텅 빈 기내에서 두 다리 쭉 뻗고 누워서 목적지로 날아갔다고 하니 전화위복이라 해야 할까요?

홍콩 사태의 영향권에 허우적거리면서 또 하나 배운 게 있습니다.

제 기준에 괜찮은 항공사다 싶으면 항공 보험을 들지 않고 항공티켓을 구매하던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온몸으로 겪으며 앞으로는 무조건 항공권 구매시 몇 푼 아끼려 하지 않고 항공보험에 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항공보험을 가입하면 항공편 연계시 연착으로 인해 연계편을 놓치는 손해나 화물 분실 혹은 훼손에 대한 비용도 보상된답니다.

시의적절한 보험가입은 유비무환의 실천이란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