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내 고향 한국을 되짚어봅니다, 한국이… 그랬었지!"
첫째 계절....
장점 :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살면 별반 그런 차이점들을 못느끼겠지만, 더운 나라에 와서 사니 한국의 사계절이 그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각 계절마다 나오는 과일이며 나물이며 곡식이며 그에 알맞게 치러지는 각종 명절이나 행사들.....
계절에 맞춰 멋부리며 옷도 입고 그 계절에 맞게 코디도 하고 가을에는 낙엽 밟고 그 낙엽에 밤이나 고구마도 구워먹고 겨울에는 눈장난도 하고 싶고 스키도 타고 싶고 군고구마랑 호떡도 그립고 그리고 크리스마스는 역쉬 추워야 제 맛입니다.
단점 : 사계절인 고로 옷값이 많이 듭니다. 이곳에서는 티셔츠에 반바지 슬리퍼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철마다 어른 옷 애들 옷 장만하랴 사서 입히랴 옷장도 옷장이려니와 그 비용도 만만치 않더군요. 또 각종 명절이면 인사치례며 선물해야지 친지 찾아뵈어야지 상차려야지 용돈 챙겨 드려야지 부대비용도 많이 들고....
지금은 이곳 기후에 적응이 되어 겨울은 생각만해도 뼈가 시립니다.
둘째 먹거리들....
장점: 계절별로 나오는 신선한 재료들과 과일들, 또 그에 못지않는 각종 조리법들.... 여름밖에 없는 이곳에서는 구할 수 있는 재료들도 한정되어있고 설사 구한다 해도 그 맛들이 안나오고... 철마다 나오는 과일들의 그 당도와 신선함이란. 이 나라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과일들이 달기만 하고 또 수박도 시들하기만 합니다. 한국처럼 속이 꽉 차고 알찬 과일들이 적습니다.
채소들도 향긋한 맛이 덜하고 역시 신토불이라고 한국사람 몸에는 한국 것이 좋은것이여~
애들 군것질거리나 과자도 요즘은 소비자 눈을 의식해 방부제 걱정 화학성분 걱정 덜해도 되고, 슈퍼에 가면 신선한 우유나 유제품도 가득하고 바로 뜯어서 먹기만 하는 간편한 재료들도 많고 각종 나물거리나 풍성한 쌈채소들.... 일회용으로 해 먹을 수 있는 반찬거리도 널려있고 유통기간도 짧고 각종 식 자재들이 깨끗이 손질되어있어 사기도 쉽고 조리시간도 단축되고.... 또 울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식코너도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도시락 반찬하기 좋게 너무나도 많은 품목들이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단점: 철마다 쏟아지는 먹거리들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한국은 과일값도 많이 올랐으므로 그렇다고 안먹을수도 없고, 곳감이나 굴비라도 사먹을라 치면 이건 한우는 저리가라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니 먹고싶고요. 또 농약 걱정해야하고 유기농도 100% 믿지 못하겠고,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의심도 가고.....
여기선 농약을 뿌려서 재배한 채소를 찾는 게 더 어렵죠. 배추벌레니 야채 속에 들어있는 벌레들 너무 흔해빠져서 놀랍지도 않습니다. 한국에선 구경도 못해본 바나나벌레나 가지 속에 들어있는 애벌레 등등 각 종류별로 구경도 해 봅니다.완전히 자연학습장입니다.
셋째 관공서, 은행, 정비소들의 일처리 속도.....
장점: 무지 빠릅니다. 하루에 두세 가지 일들이 처리가 됩니다. 하루 종일 가 있거나 줄서있을 필요 없고 뒷돈이 들어갈 이유도 없습니다. 게다가 어마어마 친절합니다. 안친절했다면 홈페이지에 항의하거나 현장에서 책임자를 불러 시정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하루 만에 찾아 나올때면 감격하여 눈물이 다 나옵디다.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차키를 안에 넣고 문이 잠겼다거나 해도 전화 한통이면 15분 내로 달려옵니다.
관공서도 다 전산처리가 되어있어 공무원 얼굴 안보고 나 혼자 기계에다 대고 띠똑거리면 웬만한 서류는 다 나오더군요. 우리나라가 다른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발달되어 있고 앞서가는 부분들이 이런 시스템들인 것 같습니다.
단점: 한국의 빠름에 길들어진 우리는 이 나라에서 열불터집니다. 이 나라에 적응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슨 서류 하나 뗄라치면 하루를 소비해야 하니 성질도 나고 목청도 높아집니다. 그러니 한국사람 성질 급하고 성깔 더럽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나중에는 성격이 느긋해지는 것이 아닌 걍 포기함으로써 내려놓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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