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지진, 태풍 욜란다에 이어 찾아온 교민 경제 위기...

보홀 지진, 태풍 욜란다에 이어 찾아온 교민 경제 위기...

힘겨웠던 2013년

2013년 말 보홀 지진에 이어 태풍 욜란다가 할퀴고 간 필리핀 특히 세부섬에 각국의 구호 물자들의 인도적 지원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진과 태풍에 대한 구호 물자와 국가 간에 기부된 그 거대한 돈과 구호물품도 이 재난을 통해, 신이 난 누군가 뱃속으로 들어갈 기회도 어마어마 했던 것입니다. TV에서는 타클로반에 쌓인 막대한 구호물자가 원활히 배급되지 않고 있다고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 물품에 대해 딴 마음을 품고 있는 자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구호물자들의 보급로가 될 도로도 망가지고, 공항도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헬기로 필요한 물품을 어느 나라 어느 단체가 지원했다는 간단한 안내장만 넣어 낙하산으로 살포하는 방법이 교통도 두절되고 기름도 공급이 안되던 그 지역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었으니 말 그대로 혼란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공무원들의 행정지원이나 여러가지(?) 공작이나 사정으로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당시 구호물품이나 구호자금들이 정말 필요한 곳에 도달하지 않고, 그것을 노리는 사람들에 의해, 혹은 체계를 잡지 못한 전달, 배분 시스템의 부재로 적절히 쓰이지 못하는 상황들을 직, 간접적으로 보고 느끼면서 어떠한 재난의 상황에 국가적인 모금도 중요하지만, 그 도움을 보다 효과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달하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현지에서 사역하는 각 나라의 선교사 분들과 목사님들을 통해 여러 단체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이곳 사정에 가장 잘 맞으며 또 이곳의 문화와 정서 등을 이해하고 있기에 효과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하고 도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한국의 종교 단체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사역하고 계시는 분들을 통해 속속들이 자금과 물품과 인력이 지원하였습니다.

필리핀 관공서나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지방시청, 군청 앞에서는 물건이 쌓여져만 가고 있었지만, 이런 분들이 움직이는 곳에는 시기적절하게 마실 것과 먹을 것 입을 것들이 신속하게 필요한 피해주민들에게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현지 태풍 피해가 한국으로 전해진 후 한국의 한 중대형 교회에서 재난과 참사가 발생했을 때, 72시간 내에 도움이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하다는 것을 알고 이틀 만에 5,000만원의 성금과 목사님 네 명이 파견되어 오셨습니다. 현지 사정을 꿰뚫고 있기에 직접오신 것이지요. 이럴 때는 필리핀 현지 목사님이나 종교단체, 그리고 사역하시는 분들, 한인기관이나 단체 등을 잘 이용하셔야 합니다. 단지 돈만 내고 " 착한일 했네, 남을 도왔네..." 하고 뿌듯해 하던 당신의 돈들이 어떤 시커먼 분들의 배를 불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태풍 욜란다는 세부 북쪽 지역을 쓸고 갔기에 타클로반의 반대편에 있던 레이테 섬의 올목이란 도시와 세부 북쪽 지역, 그리고 반타얀 섬 등 북부의 많은 지역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에 대한 포커스가 타클로반에 집중 보도되면서 모든 구호 자금과 물자가 타클로반으로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의 대통령이었던 아키노의 최측근 오른팔이 타클로반 출신이라서 그쪽만 부각시켜서 방송하고 있다는 소문도 퍼졌습니다. 반타얀 섬은 90%이상의 가옥이 피해를 입었고, 세부 북쪽도 피해가 심했지만 타클로반에 가려졌습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 태풍피해 촬영차 방문한 SBS의 모닝 와이드팀들이 레이테 섬 올목에 취재 갔을 때 그곳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던 한국교민이 자신의 골프장도 큰 피해를 입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을 향해 “모든 숙식 경비를 다 제공하고 지원할 테니 부디 이 올목의 피해 상황을 많이 전달해, 주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을 하시더랍니다.

참고로 세부시티를 중심으로 한 세부 중심가는 태풍의 피해를 별로 받지 않았지만, 겨울방학을 앞두고 계획되었던 여행객들과 어학연수 예정이 많은 취소와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되었습니다. 그 당시 모닝와이드 팀이 저희가 운영하는 화상영어센타에서 전용선을 빌려 방송을 송출하기 전에 제 남편이 “태풍 피해에 대한 잘못된 한국의 인식으로 세부 현지 교민 경제가 지금 죽어나간다”고 “제발 세부시티는 피해가 없다”고 꼭 방송에서 언급해 달라고 요청했답니다. 방송팀은 감사하게도 그 내용을 두 번이나 언급해 주었습니다.

지진도 세부 옆 섬인 보홀에서 발생하였고 태풍도 세부 옆 섬인 레이떼 섬에서 큰 피해를 남긴 것이었지만, 한국에서는 그 모든 재해가 세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 까닭에 여행객들도 급감하고, 유학생의 수도 줄고, 방학 캠프도 줄줄이 취소되었습니다.

2013년 그때 교민들은 지진에 태풍에 그 뒤에 몰아친 재해피해지역이란 이미지로 인한 후 폭풍에 영향 받은 경제적인 고난까지... 정말로 그때는 모든 교민이 힘든 시기를 지냈답니다.